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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TN 취재석] 2020년 도쿄 올림픽 목표, ‘모두가 최선을 다한다’였으면

작성일: 2016.08.22 11:07 신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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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스포츠맨십을 발휘하며 값진 동메달을 차지한 선수들이 많았다. 레슬링 김현우(왼쪽)와 태권도 이대훈.
[스포티비뉴스=신명철 편집국장] 적지 않은 올림픽을 직접 또는 간접 취재한 글쓴이에게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은 특별한 대회로 남게 됐다. 동메달리스트를 기억하는 대회가 됐기 때문이다.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75kg급 김현우, 태권도 남자 68kg급 이대훈과 58kg급 김태훈, 역도 여자 53kg급 윤진희를 비롯한 9명의 동메달리스트 가운데 여러 이름이 오랜 기간 기억에 남아 있을 것 같다. 수많은 올림픽 메달리스트 가운데 글쓴이도 금메달리스트가 가장 많이 머릿속에 남아 있다. 금메달 외 메달리스트로는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장은경(작고),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 김재엽과 황정오,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윤현, 2008년 베이징 대회 김재범 등이 얼른 생각난다. 이들은 유도 선수이고 은메달리스트다. 야구 기자이면서 유도를 좋아했기에 이 선수들의 이름을 잊지 않고 있다. 동메달리스트는 종목을 막론하고 기억나는 이름이 그리 많지 않다. 

다만, 이런 일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마치고 돌아오는 전세기 안은 축제 분위기였다. 4년 전 서울 대회에 버금가는 성적을 올려 한국의 서울 올림픽 호성적이 홈그라운드의 이점 때문이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한 게 가장 기쁜 일이었다. 좋은 성적을 축하하는 샴페인이 돌고 축하 떡도 나왔다. 서울에서 싣고 오면서 상하지 말라고 냉장 보관해 돌처럼 딱딱해 도저히 먹기 힘들었던 걸 빼곤 전세기 안에 있는 모든 이들이 서울로 오는 내내 즐거워했다. 

그런데, 어느 종목 지도자의 푸념 같은 말이 귓가를 맴맴 돌았다. “서울에서는 모두가 잘했다고 칭찬하고 모든 매스컴이 떠들썩했는데…(메달을 못 따니) 누구 하나 아는 척하는 사람이 없네.” 또 다른 종목의 지도자는 “우리는 동메달만 5개네요”라고 혼잣말처럼 얘기했다. 금메달을 따지 못해 미안하다는 뜻인 거 같기도 하고, 아무튼 그 지도자의 속마음이 무엇이었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시간을 좀 거슬러 올라가면 바르셀로나 올림픽 유도 남자 60kg급 결승에서 윤현은 독립국가연합(옛 소련의 후신)의 나짐 후세이노프에게 유효로 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동메달은 독일의 리카르드 트라우트만과 일본의 고시노 다다노리가 차지했다. 기자회견장에는 프랑스 독일 일본 등 여러 나라 취재진이 북적였다. 한국 기자는 글쓴이 혼자였다. 그 무렵 이건 이상한 장면이 아니었다. 글쓴이는 유도가 좋아서 기자회견장에 갔지 여러 국제 대회에서 은, 동메달리스트 기자회견장에 참석한 일이 거의 기억나지 않는다.  

2000년대 이전, 올림픽을 비롯한 국제 대회에서 한국 은메달리스트와 동메달리스트가 시상대에서 심각한 얼굴을 하고 있는 장면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스포츠 분야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일등 지상주의’가 팽배해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 2등도 기억하고 3등도 축하하며, 꼴찌가 있어야 1등이 있다는 평범한 사실을 인정하는. 글쓴이는 이제 다시 은메달리스트와 동메달리스트에게 시상대에서 고개를 숙이지 말라고 기사를 쓸 일이 없게 됐다. 

글쓴이는 2020년 도쿄 여름철 올림픽 선수단 목표로 숫자 ‘**-**’이 아닌, ‘모두가 최선을 다한다’를 제안한다. 올림픽에 출전한 모든 선수들에게는 ‘올림피안’이라는 운동선수로서 가장  빛나는 칭호가 붙는다. 체육계 어른들에게는 “금메달 1개가 목표였던 때를 기억하자”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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