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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영 포인트'로 본 AL 사이영상 경쟁

작성일: 2016.08.28 05:47 오상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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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영상에 도전하는 텍사스 레인저스의 에이스 콜 해멀스

[스포티비뉴스=오상진 객원기자] 지난해 이맘때 쯤 양대 리그 사이영상 후보는 2~3명으로 압축됐다. 내셔널리그(NL)는 제이크 아리에타, 잭 그레인키, 클레이튼 커쇼 3인 경쟁 체제를 구축했다. 아메리칸리그(AL)는 댈러스 카이클, 데이비드 프라이스 양자 구도로 경쟁이 펼쳐졌으며,  수상의 영광은 아리에타와 카이클에게 돌아갔다.

2015년과 달리 올해는 팀당 33~36경기밖에 남지 않은 현재까지도 확실한 윤곽이 드러나지 않았다. NL의 경우 메디슨 범가너가 사이영 포인트 선두에 나서고 있지만 언제든지 상황이 뒤집힐 수 있는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 '사이영 포인트'로 본 NL 사이영상 경쟁

AL 경우는 NL보다 더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다. 다승, 평균자책점, 이닝 등 부문에서 하나가 뛰어나면 다른 하나가 부족한 후보들이 여럿이며 1위 없이 골고루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후보 또한 여러 명이다. 여기에 사이영 포인트로는 낮은 순위가 나올 수밖에 없는 마무리 투수까지 후보로 꼽히면서 한 치 앞을 알 수 없다.

※ 톰 탱고 버전 사이영 포인트 계산법: (이닝/2 - 자책점) + (탈삼진/10) + 승

(사이영 포인트는 '세이버메트릭스의 대부' 빌 제임스가 고안한 버전이 아닌, 시대에 흐름에 맞게 단순화한 2013년 톰 탱고가 고안한 버전을 사용)

▷ 아메리칸리그(NL) 사이영 포인트 TOP 7 (27일 현재 기록)

AL 사이영 포인트 순위의 가장 높은 자리는 콜 해멀스가 차지하고 있다. 해멀스는 지난해 7월 26일(이하 한국 시간) 시카고 컵스를 상대로 노히트노런을 기록한 경기를 마지막으로 10시즌 동안 정들었던 필라델피아 필리스 유니폼을 벗고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했다. 필라델피아 시절 6년 연속(2007~2012년) 두 자릿수 승리, 200이닝 6시즌 등 꾸준하게 활약했고 NL 올스타 3회, 2008년 월드시리즈 MVP 등 화려한 경력이 있는데도 '판타스틱4의 4번째 선발투수', '암흑기의 에이스' 이미지 때문에 그리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2016년에는 텍사스의 에이스로서 AL 평균자책점 2위, 다승 공동 5위, 탈삼진과 최다이닝 6위 등 여러 부문에서 상위권에 올라 있다. 2011년 NL 사이영상 투표 5위에 오른 것이 가장 높은 순위였던 해멀스는 텍사스의 지구 우승과 함께 첫 번째 사이영상에 도전하고 있다.

해멀스에 이어 시카고 화이트삭스 에이스 크리스 세일이 2위에 올라 있다. 3년 연속 200탈삼진(2013~2015년)을 기록했던 세일은 지난해에 비해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한 탈삼진 능력으로 올 시즌 AL 탈삼진 공동 3위를 달리고 있다. 25경기 가운데 5이닝 미만으로 던진 경기가 한 경기 뿐이며 AL에서 가장 많은 5번의 완투를 기록하며 최다 이닝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개막 후 9연승(평균자책점 1.58)을 달리며 시즌 초반 가장 강력한 사이영상 후보로 거론됐지만 6월(평균차잭점 3.93)과 7월(평균자책점 4.85) 페이스가 떨어졌다. 전반기에만 14승을 거두며 20승 전망이 밝았지만 후반기에 1승밖에 추가하지 못하며 다승 1위를 내줬다. 다른 후보들에 비해 팀 성적이 받쳐 주지 않는다는 점도 세일에게는 불리하다.

2014년 AL 사이영상 수상자 코리 클루버는 두 번째 수상에 도전하고 있다. 클루버는 2014년 강력한 경쟁자였던 펠릭스 에르난데스와 세일을 제치고 사이영상을 차지하며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그러나 다승 1위에서 지난해 최다 패 1위(16패)로 추락하며 롤러코스터 같은 2시즌을 보냈다. 2016년 시즌도 5월까지 4승 6패 평균자책점 4.15로 부진하며 지난해의 악몽을 되풀이 하는 듯했으나 6월 4승(1패) 평균자책점 2.19로 반등에 성공했다. 클루버는 올스타전 이후 8경기에서 5승 무패 1.84의 상승세로 전반기 AL 11위에 그쳤던 사이영 포인트 순위를 3위까지 끌어올렸다.

부상과 부진의 늪에 빠졌던 저스틴 벌렌더는 화려하게 부활에 성공하며 두 번째 사이영상에 도전하고 있다. 벌렌더는 2011년 역대 10번째로 MVP와 함께 사이영상을 받으며 전성기를 누렸지만 이후 포심 패스트볼의 위력이 떨어지면서 내리막을 걸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삼두근 부상으로 20경기(133⅓이닝) 출전에 그치면서 9년 연속 30경기, 8년 연속 200이닝 기록이 끊어졌다. 하지만 후반기 5승(6패) 평균자책점 2.80으로 2016년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고 올해 기대에 부응하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벌렌더는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가장 많은 21번의 퀄리티 스타트를 바탕으로 AL 최다 이닝 1위에 올라 있다. 탈삼진은 크리스 아처(192개)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7월에는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69의 활약으로 2012년 9월 이후 약 4년 만에 AL 이달의 투수에 선정됐다.

5위에 오른 릭 포셀로는 메이저리그 다승 공동 1위를 달리며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포셀로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시절 6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했지만 4점대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15패로 AL 최다 패 2위에 올랐고 9승으로 두 자릿수 승리에도 실패했으며 평균자책점은 4.92로 규정 이닝 36명의 투수 가운데 33위에 오르는 등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2016년 팀의 기대가 데이비드 프라이스와 스티브 라이트에게 집중된 사이, 포셀로는 조용하고 꾸준하게 승리를 쌓으며 어느새 개인 한 시즌 최다인 17승을 기록하고 있다. 포셀로는 특히 홈구장 펜웨이 파크에서 12승 무패 평균자책점 2.96으로 압도적인 투구력을 보이며 메이저리그 홈경기 다승 1위에도 올라 있다.

▲ 13년 만의 마무리 투수 사이영상에 도전하는 잭 브리튼

호세 퀸타나(6위)와 다니엘 더피(7위)의 경우 사이영 포인트는 높지만 실제로 더 낮은 순위의 후보들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편이다. 두 선수 모두 적은 자책점으로 사이영 포인트에서 이득을 봤지만 퀸타나는 지난 22일에야 시즌 10승째를 거둬 다른 후보들에 비해 승리가 많이 부족하다. 더피는 AL 평균자책점 1위를 달리고 있으며 11승 1패로 승률도 좋아 퀸타나보다 경쟁력이 있지만 5월 16일 선발로 전환해 이닝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7위 안에 들지 못했지만 J.A. 햅(토론토 블루제이스)은 사이영상 후보로 손색없다. 18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올 시즌 최초로 17승 고지를 밟은 햅은 포셀로와 함께 메이저리그 다승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포셀로보다 좋은 3.19로 AL 9위에 올라 있지만 이닝(155⅓이닝, 17위)과 탈삼진(139개, 공동 16위)이 적다. 

사이영 포인트 계산법이 이닝, 탈삼진, 승리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순위권에서 많이 밀려나 있지만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철벽 마무리 잭 브리튼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복병이다. 브리튼은 AL에서 가장 많은 38세이브를 올리는 동안 단 한 차례도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지 않았다. 55경기(52이닝)에 출전해 자책점은 4점에 불과하며, 25일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 실점하기 전까지 42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종전 크레이그 킴브렐(보스턴), 브렛 세실(토론토)이 갖고 있던 38경기 연속 무자책점 기록을 경신했으며 43경기까지 기록을 늘렸다. 브리튼이 마지막까지 블론 세이브 없이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하는 사이 다른 경쟁자들이 확실하게 치고 나가지 못한다면 2003년 에릭 가니에 이후 13년 만에 마무리 투수 사이영상 수상을 기대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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