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ABS에 화내고 떠났는데… 알고 보니 그냥 실력 부족, 이대로 미국서 실업자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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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해 시즌을 앞두고 SSG와 계약한 로버트 더거(30)는 메이저리그 경력은 화려하지 않지만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는 선수로 기대를 모았다. 특히 스트라이크 존의 양 코너를 잘 활용하는 싱커의 움직임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더거의 싱커는 그렇게 나쁜 구종이 아니었다. 수평적인 움직임이 나쁘지 않고, 구속도 최고 시속 140㎞대 후반까지 나왔다. 그러나 한 가지 변수를 간과했다. 2024년 시즌부터 KBO리그에 도입된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이었다. ABS는 더거의 싱커와 궁합이 잘 맞지 않았다. 좌우 타자 몸쪽 공에 유독 반응하지 않았다.
150㎞ 이상의 강속구로 타자를 압도하는 수준은 아니다보니 보더라인 싱커가 걸치지 않으면 난감한 일이었다. 결국 한가운데 넣어서 상대 타자를 잡아내야 했는데 통할 리가 없었다. 제구가 안 되는 날은 몰아서 맞기 일쑤였다. 더거의 심리도 크게 흔들렸다. 마이너리그에서 뛰던 당시에는 스트라이크였는데, 볼 판정을 받으니 짜증이 솟구쳤다. 크게 낙담하고 멘탈을 잘 제어하지 못했다. ABS에 대한 불만은 경기 중 늘상 있었다.
결국 6경기에서 3패 평균자책점 12.71이라는 최악의 성적을 남기고 퇴출됐다. ABS 문제, 기량 문제도 있었지만 결국 멘탈도 잘 다스리지 못했다는 최종적인 결론을 내렸다. SSG는 이후 ABS와 관계없이 힘으로 찍어 누를 수 있는 드류 앤더슨의 영입이 가능해지자 더거를 그대로 포기했다. 그렇게 일찌감치 한국을 떠났다.
그렇다면 ABS가 없는, 적어도 전면 ABS가 아니라 챌린지 방식의 ABS인 미국에서는 성공했을까. 꼭 그런 것도 아니었다. 더거는 한국을 떠난 뒤 일찌감치 새 직장을 찾았다. 지난해 5월 오클랜드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성적은 그럭저럭이었다. 타고투저의 리그에서 20경기(선발 16경기)에 나가 5승2패 평균자책점 4.79를 기록했다.
트리플A는 대개 KBO리그보다는 수준이 높다고 평가받는데, KBO리그에서 1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던 선수가 트리플A에서는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피안타율도 0.236으로 안정감이 있었다. 다만 아쉽게도 메이저리그 무대에는 승격하지 못한 채 시즌을 마쳤다. 2022년 이후 첫 메이저리그 무대 등판에 대한 기대감을 충족하지는 못했다. 시즌 뒤 더거는 팀을 떠났다.
겨울 리그에서 뛰면서 새 직장을 찾아봤지만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5월 10일에야 텍사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고 기회를 잡았지만 ABS와 별개로 실력이 망가진 상태였다. 더거는 올해 트리플A에서 10경기(선발 4경기)에 나갔지만 1승4패 평균자책점 14.40이라는 처참한 성적을 남긴 끝에 결국 6월 말 방출됐다. 이후 보름이 넘었지만 아직 새 소속팀을 찾지 못하는 상태다.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은 90마일(약 145㎞) 수준으로 오히려 한국에 올 때보다 못했다. 구위가 많이 떨어졌고, 숫자로 봤을 때는 싱커의 움직임 또한 밋밋해졌다. 텍사스가 더거를 일찌감치 포기한 이유로 풀이된다. 올해 성적이 너무 좋지 않았기에 올 시즌 내 구직에 성공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더거는 2019년 마이애미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022년까지 네 시즌 동안 통산 27경기(선발 13경기)에 나갔다. 통산 1승도 없이 7패 평균자책점 7.17을 기록했다. 다시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 미지수인 가운데, 결국 ABS 활용은 하나의 이유일 뿐, 실력이 있어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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