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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연재-마문 "은퇴? 천천히 생각"…말 아끼는 이유는?

작성일: 2016.09.14 05:30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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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세계 리듬체조 초청갈라쇼2016 기자회견에 참석한 손연재(오른쪽)와 마르가리타 마문 ⓒ 스포티비뉴스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리듬체조 선수에게 황금기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이다. 이 종목은 짧은 시간 화려하게 꽃을 피우고 꽃잎이 하나둘 씩 떨어지는 특징이 있다.

1994년에 태어난 손연재(22, 연세대)는 리듬체조 선수로 적지 않은 나이다. 6살 때 리듬체조를 시작한 그는 세종초등학교 6학년 때 최연소로 태극 마크를 달았다. 호기심 많고 친구들과 뛰어놀고 싶은 시기에 손연재는 대부분 시간을 매트 위에서 보냈다.

18살에 출전한 런던 올림픽에서는 5위에 올랐고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첫 금메달을 땄다. 이듬해 열린 광주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는 개인종합을 비롯해 3관왕이 됐다. 그리고 지난달 열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4위에 올랐다.

메달을 놓쳤지만 4년 전 자신이 세운 한국 리듬체조 올림픽 역대 최고 성적 5위를 넘어섰다. 손연재가 걸어온 길은 한국 리듬체조의 역사다. 또한 아시아 선수들도 리듬체조에서 선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했다.

올해 상반기, 손연재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밝혔다. 주위에서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손연재가 출전하는 마지막 대회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손연재는 13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서울 컨벤션센터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세계 리듬체조 올스타 초청갈라쇼2016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리듬체조 금메달리스트인 마르가리타 마문(21, 러시아)과 함께 참석한 그는 예상대로 은퇴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마치고 귀국한 손연재 ⓒ 한희재 기자

올림픽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손연재에게는 다소 버거운 질문일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이의 관심은 그의 은퇴 여부에 쏠려 있다.

손연재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금방 마치고 돌아왔는데 곧바로 다음 도쿄 올림픽 출전을 물어보더라. 런던 올림픽 이후에도 4년이라는 시간이 길었고 그때도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했고 모든 힘과 열정을 쏟았다. 재충전하는 시간 동안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고 말을 아꼈다.

평생의 업이었던 선수 생활을 정리하기는 쉽지 않다. 신체의 일부로 여긴 수구(手具)를 놓으려면 고민할 시간이 필요하다. 은퇴를 고민하는 손연재의 현실은 어떨까.

개인 종목 선수 상당수는 기업의 후원을 받으며 운동한다. 가능성이 있는 유망주가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하려면 주변의 도움과 지원이 절실하다. 어린 시절 특별한 재능이 있었던 손연재는 스폰서의 도움으로 러시아 노보고르스크에서 훈련했다.

손연재는 운동에 전념할 수 있는 쾌적한 환경 속에서 훈련에 집중했다. 그리고 명성 있는 코치들의 지도를 받으며 무럭무럭 성장했다. 이에 자극을 받은 일본은 유망주인 미나가와 가호(19)와 하야카와 사쿠라(19)를 러시아 노보고르스크로 보냈다. 이런 지원을 받은 미나가와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국내 선수는 물론 외국 선수들도 스폰서의 지원을 받은 선수는 여러 의견을 고려해야 한다. '피겨 여왕' 김연아(26)도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을 마친 뒤 쉽게 은퇴를 결정하지 못했다. 당시 한 관계자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어도 중요한 것은 선수 본인의 의지다"고 밝혔다.

아사다 마오(26, 일본)도 은퇴와 현역 유지에 대한 결정을 번복하다 결국 빙판에 남겠다고 밝혔다. 일본 일간지 겐다이는 "아사다가 빙판을 떠나면 그를 후원하는 스폰서들은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리듬체조 결선에서 리본 경기를 하고 있는 손연재 ⓒ GettyImages

선수 생활을 계속하고 싶은 선수의 의지와 몸 상태도 고려해야 한다. 선수 본인의 의견이 중요하지만 협회와 소속사 그리고 지도자 등 주변 관계자들의 견해도 들어야 한다. 

마문도 은퇴에 대한 질문을 받았지만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그는 "일본에서는 벌써 2020년 도쿄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냐는 질문을 한다. 올림픽이 끝난지 얼마 되지 않았고 갈라쇼도 있다. 이 상황에서 그런 내용(은퇴)은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리듬체조 선수 가운데 올림픽에서 2회 연속 우승한 이는 에브게니아 카나예바(26, 러시아, 2008년 베이징·2012년 런던 대회)가 유일하다. 리듬체조 최강국인 러시아는 한국의 양궁처럼 올림픽 대표로 선발되기 어렵다. 치열하게 러시아 선발전을 마친 뒤 올림픽을 준비하는 것은 쉽지 않다.

또한 러시아 리듬체조의 대모 이리나 비네르 러시아리듬체조협회장의 허락도 받아야 한다. 러시아 리듬체조의 중요한 사항은 비네르가 모두 결정한다.

손연재와 마문은 "은퇴는 쉬면서 천천히 생각하고 갈라쇼에서 즐기고 싶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한편 손연재와 마문 그리고 알렉산드라 솔다토바(17, 러시아) 멜리티나 스타니우타(23, 벨라루스) 카차리나 할키나(19, 벨라루스)가 출연하는 세계 리듬체조 올스타 초청 갈라쇼2016은 추석 연휴 기간인 16일과 17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체육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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