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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퍼트 20승 키워드 "꿈·교감·건강·마지막"

작성일: 2016.09.14 06:00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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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호(왼쪽)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는 더스틴 니퍼트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마운드 위에서 누구보다 강한 남자. 더스틴 니퍼트(35, 두산 베어스)가 눈물을 흘렸다. 

니퍼트는 1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SK 와이번스와 시즌 15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9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20승(3패)째를 챙겼다. KBO 리그 역대 17번째, 선발 승만 따지면 8번째 기록이다. 두산은 5-2로 이기면서 매직 넘버를 10으로 줄였다.

늘 그렇듯 가장 먼저 함께 뛴 동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니퍼트는 "팀이 정말 좋은 경기를 했다. SK에 먼저 점수를 내준 상황에서 김재환이 홈런을 치면서 역전하고, 야수, 불펜 모두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물고 늘어지면서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꿈

니퍼트는 미국 오하이오주에 있는 작은 마을에서 자랐다. 야구 선수로 성장하면서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꿈을 꿨지만, 주변에서 "현실적으로 생각하라"며 만류했다. 

빅리그 무대를 밟았지만, 성공적이지 못했다. 2005년부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6시즌을 뛰면서 119경기 14승 16패 평균자책점 5.31을 기록하고 2011년 한국 땅을 밟았다. 두산에서 꾸준히 에이스로 활약했고, 데뷔 6년 만인 올해 구단 역대 3번째 20승 투수가 됐다. 1982년 박철순이 구원 승을 포함해 24승, 2007년 다니엘 리오스가 22승을 챙겼다.

덤덤하게 소감을 말하던 니퍼트는 야구 선수로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며 눈물을 훔쳤다. 그는 "성공한 야구 선수로 생활하고 있어서 스스로 자랑스럽고 뿌듯해서 울컥했다. 주변에서 안 될 거라고 했지만, 저를 믿었다.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꿈이 있다면 남들이 뭐라고 하든 신경 쓰지 말고,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쫓길 바란다"고 힘줘 말했다.

#교감

니퍼트는 개인 성적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선수로 유명하다. 20승 대기록을 세운 순간도 다르지 않았다. 최고령, 최소 경기 등 20승 앞에 여러 수식어가 붙었지만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숫자보다 동료들과 어떻게 교감하며 경기했는지가 더 중요했다.

"20년 뒤에 지금을 돌아봤을 때 내가 20승을 챙긴 사실보다 그 순간 팀 동료들과 어떤 감정을 나눴고, 얼마나 최선을 다했는지 이런 걸 느끼고 싶다. 동료들과 그라운드에서 얼마나 즐겼는지 떠올리고 싶다."

투수에게 포수와 교감은 더욱 중요하다. 안방마님 양의지에게 늘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는 이유다. 니퍼트는 "올해 양의지와 박세혁, 최재훈과 다 호흡을 맞춘 거 같다. 양의지는 처음 왔을 때부터 함께했다. 6년을 지내면서 서로 고쳐 나갔고 지금은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다. 제가 안 좋은 게 있으면 진정시켜 주고 바로 고쳐 줘서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 아들 케이든(왼쪽)과 함께 마운드에 오른 더스틴 니퍼트 ⓒ 곽혜미 기자
#건강

지난 시즌 잦은 부상에 시달렸다. 어깨 부상과 골반 통증 등으로 공백기가 길었다. 20경기 6승 5패 평균자책점 5.10에 그쳤다. 그래도 니퍼트는 니퍼트였다. 포스트시즌 5경기에 등판해 3승 평균자책점 0.56 완벽투를 펼치며 두산을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지난해 부상 때문에 마음이 힘들었다. 빨리 나아서 동료들을 돕고 싶었다. 포스트시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돼서 감사하다. 올해는 운이 좋게도 몸이 건강해서 시즌을 무사히 치를 수 있었다. 야구 선수는 한번 다치면 선수 생명이 끝날 수도 있는데, 저는 정말 운이 좋다. 건강하게 야구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마지막

어느덧 6년이 흘렀다. 니퍼트는 "늘 그라운드에 나가면 즐기고 팀 동료들과 좋은 교감을 하자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시간이 흐른 줄 몰랐다"고 했다.

니퍼트는 두산 유니폼을 입고 은퇴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팀 동료들은 형제나 마찬가지고 가족이다. 함께할 수 있을 때까지 하고 싶고, 여기(두산)서 끝낼 수 있으면 끝내고 싶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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