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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년 만에 WS 우승 노리는 컵스, 저주와 싸워야

작성일: 2016.09.17 08:24 문상열 특파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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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카고 컵스 선수들이 17일(한국 시간) 라커룸에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우승 확정 후 샴페인 세례로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로스앤젤레스, 문상열 특파원] 시카고 컵스는 17(한국 시간) 리글리 필드에서 홈 팬들과 지구 우승의 기쁨을 마음껏 누렸다. 지구 우승은 2008년 이후 8년 만이다. 

컵스의 올 시즌 지구 우승은 이변이 아니다. 지난해 9765패를 기록해 와일드카드로 가을 야구에 진출해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전까지 나서며 올 시즌 전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챔피언 결정전에서 뉴욕 메츠의 선발진에 허무하게 4패로 월드시리즈 진출이 좌절된 컵스는 오프 시즌 큰 경기에 강한 우완 존 랙키와 우익수 제이슨 헤이워드를 영입했다. 둘은 라이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소속이었다.

톱타자 중견수 덱스터 파울러가 프리 에이전트 시장에서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3년 계약에 합의한 뒤 옵트 아웃으로 결렬돼 컵스로 유턴 하면서 공격력과 투수력은 배가됐다. 시즌 도중에는 불펜을 보강하면서 마무리 아롤디스 채프먼을 영입했다. 역대 최강의 전력이다.

컵스는 시즌 전부터 도박사들에 의해 강력한 월드시리즈 우승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컵스의 저주 역사와 최고 승률 팀이 우승을 보장하지 못하는 야구의 특성 때문에 매우 조심스러웠다. 지구 우승이 거의 확정된 상태에서 자주 등장한 컵스 기사는 저주(curse)와 징크스다.

컵스의 마지막 월드시리즈 우승이 1908년이다. 이후 1910, 1918, 1929, 1932, 1935, 1938, 1945년 등 7차례나 우승 문턱에서 미역국을 마셨다1945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치른 월드시리즈 때 염소(빌리 고트 태번)와 함께 입장하려던 빌리 사이아니스를 제지하면서 발생한 빌리 고트의 저주는 컵스를 107년이나 괴롭혔다. 컵스 구단에서는 저주가 금기어다.

빌리 고트의 저주2003년 플로리다 말린스와 겨룬 챔피언 결정전이 하이라이트다. 32패로 시리즈를 앞섰고 월드시리즈 진출 5아웃을 남겨 뒀다. 그러나 컵스는 8회초 좌익수 모이세스 알루가 잡을 수 있는 파울플라이를 컵스 팬 스티브 바트맨이 방해하면서 순식간에 무너졌다. 컵스는 8회초 3-0으로 앞서 있다가 8실점하고 패했다. 7차전에서는 초반부터 무너져 6-9로 져 말린스가 월드시리즈에 진출했고, 여세를 몰아 우승을 거머쥐었다. 컵스는 107년 동안 월드시리즈 정상을 탈환하지 못했지만 신생팀 말린스는 두 번이나 우승해 대조를 이뤘다.

컵스의 우승 프로젝트 첫 단추는 베이스볼 오퍼레이션 사장 테오 엡스타인 영입이다. 그는 보스턴 레드삭스의 86년 이어졌던 밤비노의 저주를 허문 베이스볼 설계자다. 밤비노의 저주는 1918년 보스턴 레드삭스가 투타의 아이콘 베이브 루스를 뉴욕 양키스에 현금으로 트레이드한 후 월드시리즈 우승이 죄절됐다는 징크스다. 올해 컵스가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르면 엡스타인은 명예의 전당 회원이 되는 길이 활짝 열린다. 86년과 107년 동안 이어진 두 개의 징크스를 깬 것만으로도 엡스타인의 평가는 달라져야 한다.

두 번째 단추가 조 매든 감독이다. 매든은 약체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팀을 월드시리즈로 이끌어 능력을 인정받았다메이저리그 최고 감독 가운데 한 명이다. 지도력과 전술 전략을 두루 갖추고 있다. 2014년 탬파베이와 맺은 옵트 아웃으로 프리 에이전트가 돼 컵스와 장기 계약을 맞앴다. 

컵스가 월드시리즈 정상으로 가기 위해서는 선수들이 부담 없이 플레이오프를 치는 것이다. 컵스 선수들은 우승을 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감이 다른 팀 선수들보다 훨씬 크다. 심리적 압박감이 따르면 정상적인 플레이가 어렵다농구와 아이스하키는 전력으로 우승이 결정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미식축구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멘탈 게임인 야구는 최상의 전력을 갖춰도 승운이 따르지 않으면 우승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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