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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역대급 방출생 신화 쓰이나… 탱크에 넘치는 기름, 역대 최초 기록까지 풀악셀 밟는다

작성일: 2025.09.08 06:43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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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잠실 LG전에서 시즌 29번째 홀드를 수확한 노경은 ⓒ곽혜미 기자
▲ 7일 잠실 LG전에서 시즌 29번째 홀드를 수확한 노경은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1년 시즌이 끝난 뒤 강화SSG퓨처스필드에는 한 선수가 많은 관계자들의 관심 속에 공을 던지고 있었다. 당시 김원형 감독까지 직접 찾아 이 선수의 투구를 지켜봤다. 얼마간의 테스트가 끝났을 때, SSG는 연봉 1억 원이 적힌 계약서를 내밀었다. 선수는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롯데에서 방출된 뒤 새 팀을 찾고 있었던 노경은은 SSG의 급한 연락을 받았고, 테스트 끝에 결국 프로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2022년 시즌을 앞두고 제주도에서 캠프를 할 당시 노경은은 “아픈 곳이 하나도 없다. 원래 구위를 보여줄 수 있다”고 자신만만했다. 당시 “방출된 선수에게 연봉 1억 원을 주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일부의 비판도 있었지만, 노경은은 이제 그 기억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신화가 되기 일보직전이다.

노경은은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경기에 팀이 5-3으로 앞선 6회 등판, 1이닝을 지우고 홀드를 수확했다. 팀이 노경은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얼마나 믿고 있는지는 등판 시점에서 잘 드러났다. 김민이나 이로운과 같은 다른 좋은 필승조도 있었지만, 문보경 김현수 오지환 박동원으로 이어지는 가장 ‘빡센 타순’에 노경은을 넣었다.

기대에 부응했다. 1사 후 김현수에게 우전 안타를 맞기는 했지만 오지환을 우익수 뜬공으로, 박동원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1이닝을 지웠다. 그렇게 시즌 29번째 홀드가 올라갔다. 이제 30홀드까지 딱 하나가 남았다. 이변이 없는 이상 남은 기간 달성이 유력하다.

▲ 노경은은 홀드 하나를 더 추가할 경우 역대 최초 3년 연속 30홀드를 달성하고, 3개를 추가할 경우 역대 최초 3시즌 100홀드를 달성한다 ⓒ곽혜미 기자
▲ 노경은은 홀드 하나를 더 추가할 경우 역대 최초 3년 연속 30홀드를 달성하고, 3개를 추가할 경우 역대 최초 3시즌 100홀드를 달성한다 ⓒ곽혜미 기자

노경은은 2022년 선발과 불펜을 오갔고, 2023년부터는 전업 불펜으로 활약하고 있다. 나이가 마흔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구위와 미친 듯한 스태미너로 팀 불펜을 지탱하고 있다. 2023년 76경기에서 83이닝을 던지며 30홀드, 그리고 지난해에는 77경기에서 83⅔이닝을 던지며 38홀드(홀드왕), 그리고 올해는 7일 현재 69경기에서 70⅓이닝을 던지며 29홀드를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은 지난 2년보다 더 낮은 2.05에 불과하다. 에이징 커브 이론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선수다.

나이가 많은 것은 분명하고, 불펜으로 2년 연속 80이닝 이상을 던졌기에 체력 부문에 의구심이 드는 것은 당연했다. 노경은의 비시즌 훈련을 보면서 걱정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노경은의 야구에 사실상 휴식기는 없다. 시즌이 끝난 뒤에도 잘 쉬지 않는다. 오히려 어깨를 계속 예열한다는 게 노경은의 설명이다. 보통은 푹 쉬면서 회복하고 다시 몸을 만들지만, 노경은은 직전 시즌 마지막 컨디션을 그대로 가져가며 오프시즌을 보낸다. 그러니 캠프 시작부터 시속 145㎞를 던지며 모두를 놀라게 한다.

그런 노경은은 올해도 안정적인 활약으로 SSG 최강 불펜을 지탱하고 있다. 올해도 70이닝을 넘겼지만, 정작 자신은 “감독님과 코치님이 이닝 관리를 너무 잘해주셔서 힘이 떨어지는 느낌은 없다”고 자신할 정도다. 철저한 자기 관리는 모두의 교본이 된다. 노경은은 “특별히 새로운 걸 하기보다, 늘 하던 루틴을 꾸준히 지키는 게 가장 큰 힘이다. 몸 상태나 구속 모두 큰 변화 없이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 건재한 구위와 체력으로 방출생 신화를 완성하고 있는 노경은 ⓒ곽혜미 기자
▲ 건재한 구위와 체력으로 방출생 신화를 완성하고 있는 노경은 ⓒ곽혜미 기자

이제 홀드 하나만 더 챙기면 KBO리그 역사상 누구도 달성하지 못했던 대업을 쓴다. 바로 3년 연속 30홀드다. 불펜 필승조는 아무래도 소모가 많아 3년 연속 좋은 활약을 이어 가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도 노경은은 끄떡 없이 이 기록을 향해 가고 있다. KBO리그 역사상 세 시즌 사이에 100홀드를 달성한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이것까지도 홀드 3개가 남았다. 노경은은 개인 기록을 의식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홀드가 쌓이는 속도는 매우 순조롭다.

최근 활약 속에 평균자책점도 알게 모르게 크게 내려갔다. 7월 22일 당시 노경은의 평균자책점은 2.74였다. 이도 뛰어난 성적이었지만 ‘1점대’를 바라볼 성적은 아니었다. 그런데 노경은은 7월 마지막 4경기, 8월 12경기, 그리고 9월 4경기에서 20경기에서 단 1점의 자책점만 허용했다. 이 기간 평균자책점 0.47의 호조에 힘입어 이제 시즌 평균자책점을 2.05까지 깎았다. 1점대 평균자책점도 눈앞이다.

KBO리그 역사상 ‘30홀드 이상·평균자책점 2.00 미만’이라는 조건을 모두 충족시킨 선수는 단 세 명이었다. 2006년 삼성 권오준(32홀드·평균자책점 1.69), 2012년 SK 박희수(34홀드·평균자책점 1.32), 2022년 KT 김민수(30홀드·평균자책점 1.90)가 전부다. 노경은이 조금 더 힘을 낸다면, 역대 최초 3년 연속 30홀드와 함께 보너스 타이틀도 모조리 가져갈 수 있다. “탱크에 기름이 남아 있느냐”는 질문에 항상 자신 있게 “그렇다”라고 대답한 노경은이 넘치는 기름을 앞세워 대업을 향한 마지막 풀악셀을 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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