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하면 축구계 떠나야죠" 백승호 선택 옳았다…'코리안 더비'서 9분 만에 헤더 결승골 폭발!→韓 최초 챔피언십-EPL '연속 승격' 신화 이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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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백승호(28, 버밍엄 시티)가 자신의 선택을 피치에서 증명하고 있다.
버밍엄은 2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 세인트앤드루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5-2026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포츠머스와 홈 13라운드에서 4-0으로 낙승했다.
경기 시작 9분 만에 홈팬들을 자리에서 일으킨 건 백승호였다.
알렉스 코크레인이 차올린 코너킥을 과감히 몸을 날려 헤더로 연결했다. 백승호 머리를 떠난 공은 포츠머스 골문을 깨끗이 갈랐다.
스코어 리드뿐 아니라 경기 흐름까지 완벽히 거머쥐게 한 선제골이었다. 이후 포츠머스는 수비 라인을 끌어올리지 못했고 버밍엄은 리듬을 천천히 장악했다.
버밍엄은 후반 11분 이와타 도모키, 16분 크리스토프 클라러, 43분 케시 앤더슨 연속골을 묶어 안방에서 4점 차 완승을 거뒀다. 백승호 결승골은 결과적으로 두 팀 ‘게임 플랜'을 흔든 영양가 만점의 한 방 노릇을 했다.
이날 경기는 한국 팬들에게 특별했다. 챔피언십 전장에서 활약하는 두 명의 한국인이 동시에 선발 출장했기 때문이다.
버밍엄의 백승호는 중앙 미드필더, 포츠머스 양민혁은 왼쪽 공격수로 배치됐다. 다만 경기가 끝난 뒤 둘 표정은 극명히 엇갈렸다.
백승호는 풀타임을 소화하며 93번의 볼 터치, 88%의 패스 성공률, 키패스 2개, 태클 성공 1회를 쌓아 중원을 장악했다.
반면 양민혁은 상대 압박에 고전하며 후반 8분 교체 아웃됐다. ‘한국인 맞대결’은 임팩트에서 큰 격차를 보이며 마무리됐다.
영국 지역지 '버밍엄 메일'은 “백승호는 중원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여줬다. 포츠머스 빌드업은 그를 넘어서지 못했다”며 홍명보호 핵심 3선 요원 경기력을 칭찬했다.
백승호 이름은 잉글랜드 축구계서 더는 낯설지 않다. 지난 시즌 리그원(3부)에서 활약을 바탕으로 잉글랜드축구선수협회(PFA) 올해의 팀에 선정돼 조명받았다.
41경기에 출전해 버밍엄 리그 우승과 승격을 이끈 주역으로 인정받았다. 수비형 미드필더임에도 경기당 평균 1.8개의 찬스 메이킹을 기록해 빼어난 전진 패스 능력까지 입증했다.
PFA가 선정하는 올해의 팀은 단순히 기록만으로 뽑히지 않는다. 같은 리그 선수가 직접 투표해 뽑는, 말 그대로 ‘동료가 인정한 선수’다.
백승호는 이 같은 리그원 베스트 11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PFA는 “백승호는 이와타와 환상의 조합을 이뤘다. 둘은 버밍엄 리그원 제패를 가능하게 한 눈부신 중원 듀오”라고 평가했다.
버밍엄은 지난 시즌 승점 111점으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2006년 레딩이 세운 잉글랜드 프로축구 최다 승점 기록을 재작성했다.
백승호는 버밍엄 심장이자 전술 출발점이었다. 크리스 데이비스 감독은 “백승호는 경기 리듬을 만들어내는 지휘자다. 그가 공을 쥐는 순간 팀 움직임이 살아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놀라운 건 백승호가 버밍엄에 남았다는 사실이다. 리그원 우승 직후 그는 복수의 유럽 구단 러브콜을 받았다. 프랑스 리그앙과 네덜란드 에레디비시 구단이 특히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백승호는 이적 대신 ‘동행’을 택했다. “버밍엄이 구상한 프로젝트 결과를 보고 싶었다"는 이유에서였다. 버밍엄은 리그원 강등 뒤에도 백승호를 ‘절대 이적 불가’로 지정했다. 팀의 빠른 재승격을 위해선 그의 존재가 필수적이라 판단했다.
지난해 10월 백승호는 소속팀과 2028년까지 장기 재계약을 체결했다. 구단 신뢰와 팬들 지지, 본인의 도전 의식이 어우러진 선택이었다.
백승호는 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3부리그로 강등된 뒤에도 팀을 떠나지 않은 배경을 구체적으로 귀띔했다.
“강등된 뒤 다른 팀을 알아본 건 사실이다. 하나 데이비스 감독님과 함께 더 좋은 축구를 배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면서 "과거 바르셀로나에 있을 땐 전술적으로 많이 배워 일지도 쓰고 했는데 얼마 전까지는 ‘감독은 안 해야겠다’, 축구 선수를 은퇴하면 축구계에서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데이비스 감독을 만나고 축구에 대한 열정이 다시 살아났다. 축구에 다시 불이 붙었고 첫날부터 지금까지 다 일지에 쓰면서 배우고 있다”며 새 은사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백승호 플레이는 숫자보다 깊다. 수비와 빌드업, 전진 패스를 모두 수행하는 ‘하이브리드 8번’으로 평가받는다. 테크닉 완성도는 물론 피치 온도를 조절하는 감각이 탁월하다. 유럽 축구계에서 가장 안정적인 아시아 미드필더로 꼽히는 이유다.
백승호는 올 시즌 챔피언십 13경기(선발 12경기)에 나서 2골을 기록 중이다. 패스 성공률 87%, 롱패스 정확도 76%로 수비 가담부터 전방 압박까지 전천후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의 다음 목표는 분명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승격이다. 버밍엄은 현재 승점 18로 11위를 달리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으로 선두 코번트리와 승점 차는 10이다. 1위부터 17위까지 승점 차가 11에 불과할 만큼 순위표 간격이 촘촘하다.
만일 버밍엄이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한다면 백승호는 한국인 최초로 3부→2부→1부 연속 승격을 이끈 미드필더가 된다. 잉글랜드 축구 연감에서도 특별한 서사로 남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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