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종목이 이런 것"…'美 꽈당 대형사고' 최민정 불타올랐다 "우리가 못했어, 더 잘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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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빙판 위에서 펼쳐지는 속도전에는 늘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스타 최민정(28, 성남시청)도 이를 받아들였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의 금메달 서막을 알릴 것이라던 쇼트트랙 첫날 마주한 현실은 가혹했다. 메달권 진입을 노렸던 혼성계주 2000m에서 발생한 충돌 사고로 결승행 티켓을 품지 못했다.
이럴수록 대표팀의 기둥 최민정은 담담하게 다음을 기약하며 전열을 가다듬었다. 혼성계주 결과에 대한 진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남은 일정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날 한국은 레이스 중반 김길리가 미국 선수와 부딪히며 중심을 잃고 넘어지는 불운을 겪었다. 최민정이 즉각 바통을 이어받아 추격의 불씨를 지폈으나, 이미 벌어진 상위권과의 간격을 좁히기에는 남은 바퀴 수가 부족했다. 결국 한국은 조 3위에 그치며 결승 진출이 무산됐다.
사고 직후 대표팀 김민정 코치는 심판진에게 어드밴스 부여 여부를 강력히 타진했다. 도저히 피할 수 없는 눈깜짝할 새 벌어진 사고였으니 구제 가능성이 엿보였다.
그런데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심판진은 접촉 사고가 일어난 시점에 한국의 순위가 이미 3위였다는 점을 근거로 어드밴스 대상에서 제외했다. 억울한 충돌로 메달 색깔이 아닌 탈락이라는 결과로 이어진 셈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 종료 후 믹스트존에 모습을 드러낸 최민정은 굳은 표정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태도를 유지했다. 사고 장면에 대해 냉정한 진단을 내놓았다. 최민정은 이를 두고 쇼트트랙이라는 종목이 지닌 특유의 불확실성을 언급하며 실력만큼이나 중요한 변수가 작용했음을 인정했다.
더불어 최민정은 종목의 특성을 고려해 운이 따르지 않았던 오늘을 발판 삼아 다가올 경기에서는 반대의 행운이 찾아올 수 있다는 긍정적인 해석을 덧붙였다. 첫 단추를 완벽하게 끼우지 못한 점은 뼈아프지만, 올림픽이 이제 막 시작된 만큼 침체된 분위기에 매몰되지 않겠다는 계산이다.
최민정은 또한 팀워크를 강조하며 패배의 책임을 공동의 몫으로 돌렸다. 만약 사고 당시 순위가 2위였다면 판정의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라는 가정을 언급하면서도 모든 결과는 팀 전체의 역량에서 기인한다는 성숙한 답변을 내놓았다. 동료들을 탓하기보다는 우리 모두가 더 완벽했어야 한다는 자기반성을 통해 팀의 결속력을 다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비록 혼성계주에서는 고배를 마셨으나 최민정의 도전은 멈추지 않는다. 같은 날 진행된 여자 500m 예선을 무난히 통과하며 개인전에서의 메달 사냥을 예고했다. 첫 경기라는 압박감 탓에 긴장도가 높았음에도 준준결승 진출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면서 본격적인 경쟁 궤도에 진입했다.
최민정은 "계주는 잘하면 다 같이 잘한 것이고, 못하면 다 같이 못한 것이다. 오늘은 우리가 잘못했다"며 "어려운 상황일수록 선수들이 힘을 합쳐 더 좋은 성과를 내기로 약속했다. 남은 종목에서 국민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할 수 있도록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겠다"라고 다짐했다.
그동안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와 은메달 2개를 보유한 최민정은 밀라노 대회 성적에 따라 한국 선수 올림픽 메달 획득 관련 기록을 새로 쓸 수 있다.
금메달을 획득할 경우 최민정은 전이경(쇼트트랙)과 한국 동계 올림픽 최다 금메달 타이를 이룬다. 색깔에 관계 없이 메달 2개를 따면 통산 메달을 7개로 늘려 동·하계 올림픽 한국인 최다 메달 단독 1위가 된다. 현재는 진종오(사격)와 김수녕(양궁), 이승훈(스피드 스케이팅)이 6개로 공동 1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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