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죽이기’ 현실화되나…BWF 15점제 강행에 세계 최정상 랭커들 “이건 역차별” 반기→"교향곡을 단거리 질주로 바꾸는 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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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이 추진하는 '3게임 15점제' 도입에 세계 최정상 랭커들이 잇달아 반대 뜻을 밝혔다.
"배드민턴의 패스트푸드화(化)를 가속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안세영(삼성생명)에게도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적지 않단 분석이 힘을 얻는다.
BWF는 지난 12일(한국시간) "오는 4월 25일 덴마크 호르센스에서 15점제 도입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토마스-우버컵 결승이 열리는 이날 연례 총회를 열고 이사회 전원 투표를 통해 최종 결론을 도출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3게임 15점제를 기본으로 하되 필요 시 최대 21점까지 설정 가능한 새로운 채점 방식이다. 경기 흥미와 경쟁의 공정성, 선수 복지, 대회 연출 측면에서 가장 균형 잡힌 시스템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채점 포맷은 이미 2025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와 BWF 레벨3 국제대회에서 시험 적용되었다. 그 결과 "경기 시간이 단축되면서 더 박진감 있고 경쟁적인 매치가 만들어진다는 점이 확인됐다"는 게 BWF 측 설명이다.
"경기가 더 빠르게 주요 승부처에 도달해 경기 시간이 (매력적으로) 줄어들고 일정 예측 가능성도 높아졌다. 게임 포인트 감소는 대회 운영과 경기 흐름, 중계 일관성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며 동시에 선수 회복을 지원하고 피로도를 줄이는 효과 역시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귀띔했다.
다만 현장 의견은 조금 '결'이 다르다. 도입 초기부터 반대 의견이 만만찮았다.
남자단식 세계랭킹 1위 스위치(중국)는 "새로운 제도는 연령대가 높은 선수에게 더 유리할 수 있다" 우려를 표했고 세계 2위인 덴마크의 안데르스 안톤센 또한 "신체적으로 더 약한 선수에게 이점을 주는 역차별성이 적지 않은 제도"라 강하게 비판했다.
인도네시아 '리가 올라르가'는 14일 "숨 막히는 랠리와 긴장감 넘치는 승부가 묘미인 배드민턴이 2006년 현재의 21점제 도입에 이어 20년 만에 다시 한 번 득점 시스템의 대대적인 변화를 앞두고 있다"면서 "이번 변화는 세계 배드민턴계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변곡점"이라고 전했다.
"집중 시간이 점점 짧아지고 오락거리를 찾는 경쟁이 치열한 요즘 시대에 배드민턴은 (경기 시간 단축을 통해) 변함없는 존재감을 유지하고자 한다. 하나 바로 여기에 모순이 있다. 현재 BWF는 선수 복지를 위해 경기 시간 단축을 적극 추진하면서도 '대회 일정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는 야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지적했다.
매체에 따르면 BWF는 2027년부터 2030년까지 5개의 슈퍼 1000급 최상위 대회를 모두 '11일짜리 장기 이벤트'로 확장해 치른다.
총상금은 200만 달러(약 28억9000만 원)로 증액되고 단식 본선 참가 인원도 48명으로 확대된다.
세계선수권대회 또한 조별리그를 포함해 '무려' 12일간 일정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리가 올라르가는 "경기는 짧아지는데 대회는 더 길어지고 (대진 규모도) 더 커진다. 이것이 정말 선수 복지를 위한 것일까. '상품 포장지' 교체에 더 가깝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꼬집었다.
"15점제를 지지하는 측은 베테랑 랭커가 체력을 아끼고 선수 생명도 연장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어느 정도 사실일 수 있다. 다만 '짧아진 시간'은 예기치 못한 방식으로 판도를 뒤바꿀 것이다. 이변 가능성이 치솟고 정상급 스타는 더는 '경기를 탐색할 시간'이 없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매체는 배드민턴의 미묘한 매력 역시 사라질 수 있다 경고했다.
"배드민턴은 오랫동안 다채로운 기술과 전술적 깊이로 사랑받아왔다. 네트 앞의 섬세한 터치, 교묘한 슬라이스, 탄성을 자아내는 대각 공격, 절묘한 랠리와 운영을 통해 쌓아 올리는 체스 같은 수싸움이 바로 그 매력이었다"면서 "하나 15점제에서는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나서 리드를 잡고 경기를 끝내려는 유인이 강해질 수 있다. 오히려 경기가 단조로워질 확률이 높은 것이다. 각 점수의 무게감이 커질수록 선수는 실험을 감행하기보단 보수적인 선택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드민턴의 패스트푸드화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 이유다. 여러 엘리트 선수 사이에서도 반대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국에선 해당 포맷이 여자단식 세계 1위 안세영의 지배력을 흔들 수 있단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상업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라켓 스포츠라 할 수 있는 테니스는 채점 방식에 대한 급진적 변화를 거부해왔다. 5시간을 넘기는 5세트 대결도 있지만 야닉 시너와 카를로스 알카라스가 맞붙는 빅매치가 열릴 때면 여전히 관중석은 차득 찬다"며 BWF의 15점제 강행이 '교향곡을 단거리 질주로 바꾸는' 실책으로 귀결될 가능성을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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