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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기'로 버티고 성장한 박건우, "7년 기다린 게 아까웠다"

작성일: 2016.10.05 05:50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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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먹 불끈 쥔 박건우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어렵게 잡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독기로 버텼다. 그리고 주전 외야수로 당당하게 자리 잡았다. 

박건우(26, 두산 베어스)가 치열했던 한 시즌을 돌아봤다. 박건우는 올 시즌 131경기에 출전해 478타수 160안타(타율 0.335) 20홈런 81타점 17도루를 기록했다. 20홈런-20도루에 가까운 활약을 펼쳤고, 지난 6월 1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KBO 리그 역대 20번째 히트 포 더 사이클의 주인공이 됐다.

김현수(28,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공백을 지웠다는 평가에 고개를 저었다. 박건우는 "(김)현수 형이 한 해 잘해서 명성을 얻은 게 아니다. 꾸준히 잘해서 김현수란 소리를 들은 거다. 지금 한 시즌 잘했다고 그런 평가를 하는 건 아닌 거 같다. 앞으로 잘해야지 한 시즌 성적으로 현수 형이랑 비교하는 건 이르다"고 잘라 말했다.

탄탄대로는 아니었다. 박건우는 시즌 초반 김재환과 좌익수 경쟁을 펼칠 때 타격감을 찾지 못해 애를 먹었다. 2009년 입단 이래 처음 찾아온 주전 기회를 놓칠까 봐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 예민한 성격 탓에 시즌 시작할 때 95kg였던 몸무게는 77kg까지 줄어들었다가 최근 81kg까지 돌아왔다.

부상도 참으면서 이 악물고 버텼다. 박건우는 시즌 중반 옆구리 근육이 찢어져 고생했다. 그는 "아플 때 누구나 조금은 쉬고 싶다는 생각은 한다. 저는 7년 동안 준비한 게 아까웠다. 이 자리에서 뛰고 싶고 두산의 1번 타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버텼는데 조금 아프다고 빠지고 싶지 않았다"고 힘줘 말했다.

▲ 홈런 치고 홈으로 달려가고 있는 박건우(오른쪽) ⓒ 한희재 기자
위험 부담은 감수했다. 박건우는 "옆구리 다치면 보통 엔트리에서 다들 빠진다. 저도 정말 아팠지만, 제가 빠지면 다른 선수가 뛰게 될 텐데 다른 선수가 잘하는 거 보는 게 불안했다. 근육이 더 찢어져도 제가 나가서 못하는 게 낫다. '2군 가서 쉬자'는 말이 나왔는데, 감독님과 코치님이 정말 안 된다고 할 때 빠지는 게 낫다는 생각에 버티고 뛰었다"고 털어놨다. 

계속 경기에 나서는 상황에서도 찢어진 옆구리 근육은 다행히 잘 붙었다. 박건우는 "좋은 쪽으로 많이 생각했다. 아파서 힘을 못 주니까 오히려 방망이가 짧게 나오더라"고 말하며 껄껄 웃었다.

시즌 초반 세운 목표는 다 이뤘다. "이 정도까지 할 줄 몰랐다"고 입을 뗀 박건우는 "타율은 2할8푼만 쳐도 성공한 거고, 100안타랑 타점 70개, 두 자릿수 홈런을 목표로 세웠는데 모두 목표 이상을 이뤄서 기분 좋다. 솔직히 어느 누가 이렇게 한다고 예상했겠나. 저도 생각 못 했는데"라고 솔직하게 답했다.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지만 보완할 점은 있다. 박건우는 "며칠 전에 타격감이 안 좋아서 한번에 밸런스가 무너졌다. 그걸 어떻게 찾는지 연구할 생각이다. 정규 시즌 끝나면 잘 쳤을 때 영상을 보면서 보완하겠다. 지금은 막 치는 스타일이라 공도 많이 봐야 한다"고 했다.

20홈런 20도루 욕심은 일찍이 비웠다. 박건우는 "이루면 정말 좋겠지만 하고 싶다고 되는 게 아니다. 홈런 20개 친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130경기 뛰면서 도루 17개 했는데, 남은 경기에서 3개를 채우는 게 말이 안 된다. 제가 이대형, 박해민 선배처럼 잘 뛰는 선수도 아니고"라며 최선을 다해 남은 시즌을 치르면서 팀 승리에만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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