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세 베테랑의 관록이 이런 거구나…'13구 승부' 황성빈에게 던진 도박수, 제대로 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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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사직, 박승환 기자] "기록은 영원하니까요"
SSG 랜더스 노경은은 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2차전 원정 맞대결에 구원 등판해 1⅓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SSG와 롯데는 경기 시작부터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주고 받았고, 경기 중반까지 6-6으로 팽팽하게 맞섰다. 여기서 노경은이 완전히 분위기를 가져오는 투구를 선보였다. 노경은은 6회말 2사 1, 2루의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랐고, 롯데 황성빈과 맞대결을 가졌다.
노경은은 황성빈과 무려 13구까지 가는 승부를 펼쳤다. 이 과정에서 폭투가 나오면서 상황은 2, 3루로 악화되기도 했는데, 13구째 149km 하이 패스트볼로 황성빈의 배트를 끌어내며 결정적인 삼진을 솎아냈다. 흐름을 가져온 SSG는 7회초 득점권 찬스에서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정철원을 상대로 천금같은 적시타를 쳐내며 다시 주도권을 쥐었다.
노경은은 7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고, 한동희에게 2루타를 맞고, 윤동희에게 자동 고의4구를 내주면서 또 한 번의 위기 상황에 봉착했으나, 가장 중요한 순간 유강남을 3루수 땅볼로 잠재우며 승기를 드높였다. 그리고 SSG는 8회 이로운, 9회 조병현이 차례로 등판해 실점 없이 경기를 매듭지었다.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노경은은 먼저 황성빈과의 승부를 돌아봤다. 그는 "처음에는 맞춰 잡으려고 했다. 생각보다 공이 잘 가서, 쳐라고 던졌는데, 계속 파울이 나오더라. 그때 느린 볼을 딱 하나 던졌는데, 커브였다"고 설명했다.
노경은은 황성빈에게 직구, 포크볼로 승부를 펼치던 11구째에 118km 커브를 하나 구사했다. 그리고 다시 직구 두 개를 연달아 던지면서 삼진을 뽑아냈다. 노경은은 "사실 그 상황에서 커브를 던지는 것이 굉장히 위험한 것이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커브를 하나 보여주고, 다시 갔어야 했다. 그리고 타자의 생각이 조금 많아졌을 때 직구에 헛스윙이 나왔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노경은은 "(황성빈과 승부) 때문에 힘이 조금 많이 빠졌다"고 웃으며 "승부처라고 생각을 하진 않았고, 멘탈을 편안하게 가져가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 노경은은 승리 투수가 되면서, 개인 통산 90번째 승리를 손에 쥐었다. 그는 "개인적으로 아홉수가 깨졌다. 오늘 딱 90승을 하는 날인데, 그래서 더 뜻깊은 것 같다. 주워 먹은 것이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다"며 "(조)병현이가 무조건 막을 것이라 생각했다. 노아웃 1, 2루 위기에서 스리번트 실패를 하는 순간 '아,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그래도 마지막까지 안심할 순 없었던 것은 분명하다. 노경은은 "아까 선수들끼리도 이야기를 했는데, 내가 던지는 게 낫지, 보는 것이 더 떨린다. 모든 선수들이 똑같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선발 투수들의 승리가 많이 나와야 하는데, 중간 투수로 승리를 해서 조금 창피하지만, 기록은 영원하지 않나. 나중에 과정은 알아주지 않는다. 기록은 영원히 남는다. 이제는 홀드를 많이 쌓고 싶다. 4년 연속 20홀드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호탕하게 웃었다.
노경은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차출로 인해 남들보다 조금 일찍 시즌을 준비했다. 하지만 정규시즌이 시작된 후 팀 타선이 불을 뿜고 있고, 자연스럽게 마운드에 오르는 빈도도 줄어들면서, 컨디션을 잘 유지하고 있다. "너무 안 나가서 잘 쉬고 있다. 팔이 낭창낭창하고 컨디션이 좋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40세가 훌쩍 넘었지만, 노경은의 전성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국제대회에서 통한다는 것을 보여줬고, 정규시즌에서도 좋은 흐름을 이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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