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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스페셜 다큐] 마이클 비스핑, 챔피언이 될 운명이었다?

작성일: 2016.10.08 05:37 이교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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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마이클 비스핑(37, 영국)은 UFC 챔피언이 될 운명이었다? 

글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을 것 같다. 대부분 UFC 팬들은 비스핑이 실력이 뒤처지고 권위가 떨어지는 챔피언이라고 혹평한다. 아직 증명해야 할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인정해야 한다. 2006년 UFC에 들어온 후 챔피언이 되겠다는 목표 하나로 10년을 달려온 그의 노력을.

비스핑은 말썽꾸러기였다. 친구들과 말싸움에서 지지 않으려고 하다 보니 자주 주먹질로 번졌다. 아버지 잰 비스핑은 "교장 선생님보다 내가 교장실에 더 자주 들락날락했다"며 "아들은 주먹으로도, 말로도 사람을 울릴 수 있는 아이였다"며 웃었다.

아버지는 비스핑이 공부에 소질이 없다는 걸 진작 눈치챘다. 7살 때부터 주짓수 도장에 보냈다. 거기서 비스핑은 재능을 발견했다. 자연스럽게 파이터의 삶을 살게 됐다.

2004년 데뷔해 2005년까지 영국에서 10승 무패를 달렸다. 케이지 워리어스라는 단체의 압도적인 라이트헤비급 챔피언이었다. 영국에는 그의 상대가 없었다. 그는 큰물에서 놀 준비가 돼 있었다.

2006년 6월 25일 TUF 시즌 3에서 우승하면서 새 인생이 열렸다. 그는 영국을 대표하는 파이터로 우뚝 섰다. 박지성이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에 진출하면서 한국 축구가 주목 받은 것처럼 비스핑의 등장으로 영국 종합격투기가 국제 무대에서 인정 받기 시작했다.

가난했던 파이터의 성공 스토리가 시작됐다. 2006년 12월 에릭 샤퍼를 KO로 이기고 9,000만 원 보너스를 받았다. 아내 레베카에게 달려가 "이봐, 내가 해낼 거라고 했잖아"라면서 기쁨을 함께했다.

"지금까지 버텨 준 아내에게 너무 미안했다. 그래서 얼른 달려가 기쁜 소식을 알렸다. 돈 때문에 기뻤던 게 아니다. 그동안 여정이 결실을 맺어 기뻤던 것이다." 

라샤드 에반스에게 판정패했다. 프로 첫 패배를 전화위복으로 삼았다. 라이트헤비급에서 미들급으로 체급을 내려 속도를 올렸다. 미들급에서 3연승 하니 타이틀 도전권이 눈앞에 왔다. 2009년 7월 12일, UFC 100에서 한 번만 더 이기면 당시 챔피언 앤더슨 실바와 상대할 수 있었다.

여기서 만난 파이터가 댄 헨더슨(46, 미국)이었다. 비스핑은 수소폭탄 펀치에 확인 사살 파운딩까지 맞고 KO로 졌다. 처음으로 정신을 잃고 차가운 바닥에 누웠다. 평생 잊지 못할 날로 남았다. 

강자는 위기에서 빛나는 법이다. 비스핑은 전열을 가다듬고 다시 옥타곤으로 향했다.

데이나 화이트 대표는 "그렇게 처참하게 졌어도 비스핑은 바로 자신을 추슬러서 다시 정상을 노렸다. 내가 비스핑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다. 그의 강인한 정신력을 볼 수 있다"고 칭찬했다. 

2013년 1월 더 큰 위기가 찾아왔다. 선수 생명을 위협할 만했다. 비토 벨포트와 경기에서 하이킥을 맞았는데, 오른쪽 눈의 망막이 떨어져 나갔다. 같은 해 4월 앨런 벨처에게 판정승한 뒤, 수술대에 올랐다.

수술을 잘 마쳤고 치료도 잘 됐다. 이때부터 오른쪽 눈이 사시가 됐지만 챔피언벨트를 차지하겠다는 의지는 그대로였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패(차엘 소넨)-승(브라이언 스탠)-패(비토 벨포트)-승(앨런 벨처)-패(팀 케네디)-승(쿵 리)-패(루크 락홀드)를 반복하면서도 "내가 할 수 있는 한 계속 도전할 것"이라고 부르짖었다.

"뼈아픈 패배였다는 것은 누구보다 내가 잘 알고 있다. 그래도 난 포기하지 않고 노력할 것이다. 언젠가 챔피언이 될 것이다."

비스핑을 지도하고 있는 복싱 코치 제이슨 파릴로는 "전 세계가 비스핑을 욕하고 있는데 그는 타이틀을 차지할 때까지 계속 싸우겠다고 했다. 챔피언이 되는 것은 비스핑의 마음속에서 반드시 해야 하는 일로 자리 잡고 있었던 거다. 그것이 내가 아는 비스핑다운 자세였다"고 말했다.

지난해 CB 달러웨이와 탈레스 레이테스를 꺾었다. 지난 2월엔 레전드 파이터 앤더슨 실바에게 판정승했다.

그리고 UFC에서 활동한 지 10년 만에 타이틀전 기회가 왔다. 지난 5월 영화 '트리플 엑스' 촬영을 위해 캐나다에 있었을 때 UFC에서 연락이 왔다. 챔피언 락홀드와 싸울 예정이던 크리스 와이드먼이 다쳤으니 대체 출전할 수 있겠냐는 제안이었다. UFC 199까지 남은 기간은 정확히 17일. 비스핑은 "예스"라고 말했다.

지난 6월 5일 비스핑은 락홀드를 1라운드 3분 36초 만에 KO로 이겼다. 락홀드가 거리를 좁혀 깊게 들어온 실수를 놓치지 않고 왼손 훅을 정확하게 터트렸다. 드디어 바라고 바라던 챔피언벨트를 허리에 감았다.

비스핑은 말한다.

"모두 날 과소평가했지만 난 단 한번도 나 자신을 믿지 않은 적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내가 망상이 심하다고 하고 자기주장만 내세운다고 했지만 난 할 수 있다고 믿었다. 내 아버지도 내가 어렸을 때부터 아셨을 것이다. 내 코치들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아내도 내가 일을 그만두고 훈련만 할 때부터 알고 있었을 것이다. 2주 훈련으로 챔피언이 된 게 아니다. 평생의 노력과 의지로 이뤄 낸 승리다."

10년 동안 비스핑은 포기하지 않았다.

9일 UFC 204에서 챔피언이 된 비스핑은 7년 3개월 만에 헨더슨을 다시 만난다. "챔피언이 되는 것이 내 운명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는 그가 헨더슨에게 설욕하는 것도 자신의 운명이라는 걸 보여 줄 수 있을까. 아직은 알 수 없는 그의 운명을 따라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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