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기억하던 KIA ‘AG 좌완’이 돌아왔다? 150㎞ 강속구의 쾌감, KIA 불펜 더 강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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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KIA는 지난 4월 10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포수 주효상을 급히 콜업했다. 분명 예정에 있던 콜업은 아니었다. 팀의 베테랑 포수인 김태군의 어깨에 갑자기 문제가 생겼다.
자고 일어나니 통증이 생겼다고 했다. 10일 경기 출전을 타진했으나 상황이 어려울 것 같았다. 그렇다고 부상자 명단에 올리거나 2군으로 내리기에는 또 상태가 그렇게 심각하지 않은 것 같았다. 한 번 내리면 열흘을 못 쓴다. 그래서 일단 하루 이틀 더 지켜보기로 했다. 다만 그 사이 백업 포수가 필요했다.
엔트리에 누군가 올라오면 누군가는 내려가야 한다. 좌완 최지민(23)이 2군으로 내려갔다. 경기력에 큰 문제가 있는 건 아니었다. 이범호 KIA 감독도 그런 문제는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다만 포수를 급히 올리는 과정에서 최지민이 내려갔다고 아쉬워했다. 김태군이 결국 2군에 내려갔다는 것을 생각하면 최지민으로서는 불운에 가까웠다.
불운이라면 불운이지만, 쪼그라든 팀 내 입지를 상징하는 일이기도 했다. 이전의 위상과 입지라면 투수 마지막 순번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2022년 KIA의 2차 1라운드(전체 5순위)로 입단한 최지민은 2023년 구단도 깜짝 놀란 히트를 쳤다. 제구도 안 되고, 생각보다 구속도 올라오지 않아 고전했던 2022년 모습이 전혀 없었다. 시속 150㎞를 던질 수 있는 좌완 파이어볼러로 변신했다.
2023년 58경기에서 59⅓이닝을 던지며 6승3패3세이브12홀드 평균자책점 2.12의 화려한 성적을 거뒀다. 150㎞에 이르는 패스트볼을 앞세워 거침없는 승부를 했다. 시즌 전까지만 해도 항저우 아시안게임 후보군에도 없었던 선수지만, 2023년 맹활약에 힘입어 대표팀에도 승선해 금메달을 따내고 병역 혜택까지 받았다. 거칠 것이 없어 보이는 행보였다.
KIA는 10년을 책임질 좌완 투수를 얻었다고 흥분했다. 군 문제까지 해결했으니 장애물도 없었다. 하지만 정작 2024년과 2025년 부진해 실망을 안겼다. 2024년 56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5.09, 2025년 66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6.58로 추락했다.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는 데도 어려움을 겪는 날이 많았다. ‘1타자 0이닝 강판’ 경기가 속출했다.
그 결과 올 시즌 최지민을 주목하는 시선은 별로 없었다. 기대치가 많이 낮아져 있었다. 팀 좌완진에는 3년 20억 원의 FA 계약을 한 김범수가 추가됐다. 최지민은 필승조로 분류되지도 않았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흘린 땀이 있었다. 그 성과가 점차 드러나고 있다. 아직 지켜봐야 하지만, 희망적인 대목이 더러 있다. 이범호 감독이 2군행 지시 당시 아까워 한 이유가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21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경기에서 그 대목이 빛났다. 최지민은 이날 1⅔이닝 동안 무피안타 무4사구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활약했다. 비록 홀드 상황은 아니었고, 팀이 연장 11회 끝내기 패배로 져 빛이 바랬으나 최지민의 반등을 보여주기에는 충분한 하루였다.
이날 최지민은 최고 시속 150.1㎞의 강력한 패스트볼을 던지며 뚜렷한 구속 상승세를 확인했다. 최고 구속만 150㎞를 넘긴 것이 아닌, 패스트볼 평균 구속 또한 148.7㎞를 기록하며 호조를 보였다. 공이 날리는 게 아닌, 존에 들어가거나 존에서 비슷한 쪽에 형성되며 타자들을 상대했다. 타자들은 최지민의 공에 존을 잘 설정하지 못하면서 고전했다.
당초 좌타자만 상대하고 내려갈 것으로 보였으나 구위와 경기력을 확인한 KIA 벤치는 한 이닝을 더 맡겼다. 벤치가 볼 때도 분명히 매력적인 공을 던졌다는 의미다. 최지민은 이날까지 5경기에서 4이닝을 던지며 아직 실점하지 않았고, 피안타율은 0.154에 불과하다. 작은 표본이지만 때로는 그 작은 표본에서 희망을 찾을 때도 있는 법이다.
물론 경기력의 일관성 측면은 더 지켜봐야 한다. 한 경기 잘 던지고, 그 다음 경기를 망치는 패턴이 근래 이어진 까닭이다. 더 중요한 상황에서의 제구력도 확인해야 하는 등 2023년 수준의 경기력을 찾았는지는 조금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뚜렷한 반등 가능성이 보인다는 점에서 어떤 의미든 나쁠 것은 없다. 최지민까지 정상을 찾는다면 KIA 불펜은 정말 막강한 위용을 자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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