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대한민국 수원입니다..."경기 내내 속상했다" 숙소 잃고, 응원까지 뺏긴 수원FC 위민 박길영 감독 '울먹 울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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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수원, 조용운 기자] 이보다 더 억울하고 분통 터지는 안방 경기가 있을까.
대한민국 여자 축구의 자존심 수원FC 위민이 사상 첫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결승 진출을 노리는 길목에서 홈 이점을 잃고 쓰러졌다.
박길영 감독이 이끈 수원FC는 20일 오후 7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북한의 내고향여자축구단과 펼친 준결승에서 1-2로 졌다.
조별리그에서 내고향에 0-3으로 크게 패한 바 있는 수원FC라 객관적인 전력에서 열세가 점쳐졌다. 그럼에도 후반 4분 하루히의 선제골로 앞서가며 선전했는데 끝내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결승 티켓을 내고향에 내줬다.
장대비를 흠뻑 맞아가며 벤치 밖에서 목소리를 크게 냈던 박길영 감독은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나 울먹거리는 목소리라 한마디 한마디 마음속 응어리를 토해냈다.
90분을 돌아본 박길영 감독은 "궂은 날씨에도 우리들을 응원하러 온 팬들과 많은 취재진에 죄송하고 감사드린다. 아쉬운 경기였지만 잘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정말 속상했다"라는 감정도 숨기지 않았다. 박길영 감독은 "수원FC는 한국의 축구팀이다. 경기 중에도 내고향을 위한 응원이 나왔는데 속상하고 마음이 안 좋았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수원FC는 원정보다 못한 홈경기를 치러야 했다. 결전을 앞두고 통일부를 비롯한 정부 부처와 민간단체들은 수원FC 팬들과 어떤 사전 협의나 양해도 없이 7천여 석을 '공동응원단'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으로 통째 선점해 버렸다. 그나마 장대비가 내린 날씨로 실제 경기장을 찾은 이들은 그보다 적었다.
그래도 공동응원단은 축구라는 냉정한 승부의 세계에서 양팀을 한 공간에서 동시에 응원한다는 해괴한 발상을 했다. 이를 위해 통일부는 해당 응원 단체들에 남북교류협력기금에서 3억 원이라는 거액의 지원금을 덥석 쥐여주었다.
우려는 잔인한 현실이 되어 수원FC의 안방을 뒤덮었다. 킥오프 휘슬이 울리자마자 혈세를 지원받아 공동 응원을 하겠다던 단체들은 가면을 벗어 던졌다. 이들은 수원FC의 공격 기회는 철저히 외면한 채 오직 내고향축구단에만 감정을 이입해 목이 터지라 외쳤다. 우리 국민의 돈으로 북한 팀의 조직적인 원정 서포터즈를 자청해 키워준 꼴이 됐다.
안방의 권리를 잃은 사례는 또 있다. 애초 수원FC와 내고향은 수원 시내 한 호텔을 함께 사용하기로 했다. 그런데 경기를 앞두고 갑자기 수원FC에 숙소 변경이 지시가 떨어지면서 시작부터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박길영 감독의 불만도 이러한 연장선에 있다. 그는 "많은 스태프들과 선수 모두 고생했다. 수원FC 서포터스인 포트리스에게도 죄송하다"면서 "여자축구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이렇게 많은 관중과 기자가 온 것이 처음이다. 이 계기로 여자축구에 많은 관중이 들었으면 한다"라고 바람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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