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숨겨서 키웠던 SSG 신인들, 얼마나 성장했나 봤더니… 가보지 않았던 길에서 희망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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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추신수 SSG 구단주 특별보좌역 및 육성총괄은 2005년부터 2020년까지 전 세계 최고 리그라는 메이저리그에서만 16년을 뛰며 화려한 경력을 쌓았다. 그러나 추 육성총괄은 ‘마이너리그’에서의 5년 시간이 그 토대를 닦았다고 믿는다. 당시 추억을 아직도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이야기하는 이유다.
5년이라는 시간은 힘들고 인내의 연속이었지만, 그 시간을 알차게 보내며 자신의 기량을 채우고 현지 문화에 적응한 것이 결국 메이저리그에서 16년을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는 확신이다. 반면 KBO리그의 경우는 신인 선수들이 체계적인 육성과 기술적 완성도 없이 곧바로 실전에 나가는 경우가 많다. 1군이 메이저리그, 2군이 마이너리그라고 한다면 속성으로 메이저리그 진입이 이뤄지는 셈이다. “KBO리그는 루키 레벨 선수부터 메이저리그 레벨 선수까지 모든 레벨의 선수들이 다 모여 있다”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말도 이런 측면에서 나온다.
당장 선수들도 1군 진입을 목표로 하고, 선수 풀이 좁은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다. 미국에서 오래 뛰었지만 KBO리그에서도 활약하며 한국의 현실 또한 잘 알고 있는 추 육성총괄 또한 이것이 딜레마였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는 결단을 내렸다. 집중 육성 신인 선수들을 정해두고, 퓨처스리그(2군) 경기 출전 없이 신체적·기술적 토대를 만드는 시간을 갖도록 했다.
비록 미국처럼 단계별로 긴 시간을 가지지는 못하지만, 최소한 프로에서 뛸 수 있는 몸과 마음가짐을 갖출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고자 했다. 당장 6개월에서 1년 정도를 실전에서 쓰지 못하는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더 먼 미래를 바라본 것이다. 육성팀의 독단이 아니라 이숭용 1군 감독과도 충분히 플랜을 공유하고 합의를 이뤘다. 이 감독도 “장기적으로 그런 방향이 맞는다고 생각한다”며 추 육성총괄의 방향성에 힘을 실어줬다.
대신 그 시간이 헛되지 않도록 제대로 준비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도 있었다. 시즌을 앞두고 육성 시스템을 크게 개편하면서 많이 신경을 쓴 부분이다. 장비와 인력 모두 확충하며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 강화에도 힘을 썼다. 연봉을 반납하기로 한 추 육성총괄이 사비로 억대의 장비를 구매했고, 선진 야구를 경험한 코치들을 영입하는 등 이른바 ‘휴먼웨이’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추 육성총괄은 시스템 구축도 구축이지만, 이를 실행하는 사람의 중요성에 초점을 맞추고 이번 육성 체제 개편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아직 미완이라고 할 수 있지만 선수별 특성과 성장 단계에 맞춘 맞춤형 훈련과 육성군부터 2군까지 이어지는 일관적인 코칭 관리 체계 구축에 공을 들였다. 기술·체력·멘탈·루틴 등 성장 요소를 세분화해 체계적인 육성 구조를 구축하자는 데 뜻이 모였다.
올해가 시스템 가동 첫 해라 피드백 속에 여전히 수정이 진행되고 있기는 하지만, 신인 선수들의 체력적인 측면은 괄목할 정도로 향상됐다. 아무래도 2군에서의 경기 출전이 주가 되다 보면 체력 및 기술 훈련 시간이 줄어든다. 신체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가장 성장할 여지가 큰 나이에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일단 그릇을 키우자는 의도였고, 발드(VALD), 지면 반력기(ForceDecks), 등척성 근력 테스트 장비(ForceFrame), 휴대용 근력 측정기(Dynamo), 기능성 움직임 검사(FMS) 등 최첨단 스포츠 과학 장비로 측정한 선수들의 발전 양상은 SSG 육성 시스템에 더 큰 확신을 주고 있다.
실제 신인 집중 육성 선수 6명의 측정 결과 몸, 그리고 그 몸에서 나오는 힘이 입단 당시와 비교했을 때 확실히 좋아졌다. 최대 근력(체중 대비 절대 근력)은 6명 평균 22.4%가 향상됐고,햄스트링 근력(좌·우 측정값 합산)은 평균 26%, 악력(좌·우 측정값 합산)은 24.6%가 강해졌다. 그 외 체중 대비 절대 파워를 표시하는 방식인 스쿼트점프(3.5% 향상), 반동점프(1.65% 향상)도 수치가 좋아졌고, 30야드 스프린트 속도는 입단 당시 평균 4초에서 3.85초 0.15초나 단축됐다. 불과 6개월 사이 생긴 유의미한 차이다.
개인별로 각자의 기준선을 뒀고, 그 기준선을 통과한 선수들은 이제 실전에도 나서는 중이다. 야수 쪽에서는 이승빈, 투수 쪽에서는 신상연이 6월부터 실전에 나갔고 신상연은 1군에도 올라와 공을 던지며 1군 코칭스태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성현 1군 수비코치가 팀 원정 때마다 직접 강화에 와 수비 기본기를 가르친 신인 2라운더이자 기대주인 김요셉도 기준점을 통과해 조만간 2군 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경기에 나서지 못해 다소 지루한 일상을 이어질 수밖에 없었던 선수들도 효과를 느낀 만큼 더 확신을 가지고 구단의 방향성을 따르고 있다. SSG도 더 많은 선수들이 한꺼번에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웨이트트레이닝 시설의 공간부터 크게 확장했다. 또한 전신 근력과 파워를 키우는 데 최적화된 핵심 기구인 파워렉, 피칭이나 스윙처럼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힘을 내야 하는 야구 특화 퍼포먼스 훈련에 안성맞춤인 카이저 등 첨단 장비를 도입하면서 훈련을 돕고 있다.
물론 이 방향성의 성과가 제대로 나오려면, 혹은 그 방향성을 판단하려면 아직 더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하고 그 시간 속에 더 많은 노력도 필요하다. SSG도 아직 시스템 도입 초기인 만큼 시행착오를 거치며 여러 가지를 보완해야 할지 모른다. 하지만 남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것을 진지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모두에게 조금의 인내가 필요한 것도 분명하다. 성과가 있다면 리그 트렌드를 주도하고 앞서 나갈 수 있다는 큰 효과도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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