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졌던 제2의 추신수, 올해 MLB행 길 닦나… “조만간 더블A에서 뛸 수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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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서울컨벤션고 재학 시절 다재다능한 외야수로 좋은 평가를 받았던 조원빈(23·세인트루이스)은 2022년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하는 대신 미국 도전을 하기로 최종적으로 결정했다. 결국 2022년 1월, 세인트루이스와 계약금 50만 달러에 사인했다.
세인트루이스 구단 역사상 국제 아마추어 유망주 계약을 한 최초의 아시아 선수로 기록된 조원빈은 공·수·주에도 모두 좋은 툴을 가진 선수로 큰 기대를 모았다. 콘택트, 파워, 어깨, 선구안 등 야수의 성공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는 호평이 나왔다. 세인트루이스 또한 조원빈에게 큰 기대를 걸었다. 2022년 국제 아마추어 계약을 한 16명 중 세 번째로 높은 계약금이기도 했다.
2022년부터 미국 생활을 시작한 조원빈은 2022년 루키리그를 거쳐 2023년 싱글A 무대에 안착했다. 이어 2024년에는 상위 싱글A까지 올라갔다. 여기까지는 나쁘지 않은 흐름이었다. 하지만 더블A 무대를 뚫는 게 쉽지 않았다. 2024년 상위 싱글A에서 OPS(출루율+장타율) 0.612에 그쳤고, 2025년에도 더블A 승격에 실패했다.
상위 유망주 신분은 잃은 지 꽤 됐고, 2026년 시즌도 상위 싱글A에서 출발했다. 아직 23세의 선수지만, 만약 이대로 발이 묶이면 메이저리그 도전의 기회도 날아갈 판이었다. 싱글A~상위 싱글A 무대에서 4년간 정체된 선수가 추후 메이저리그까지 올라가는 경우도 생각보다 많지 않기 때문이다. 유망주들의 마이너리그 체류 기간이 예전보다 짧아진 지금은 더 그렇다.
이 때문에 조원빈을 주목하는 시선도 줄어들었고, 국내의 관심도 뜸해졌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조원빈이 반등을 만들어가고 있다. 조원빈은 2026년 5월 세인트루이스 마이너리그 상위 싱글A 이달의 타자로 선정되는 등 올 시즌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더블A 승격을 재촉하고 있다. 연내 더블A 승격을 기대할 수 있을 정도의 페이스다.
구단 산하 상위 싱글A팀인 피오리아에서 뛰고 있는 조원빈은 19일(한국시간) 현재 올해 54경기에 나가 타율 0.276, 출루율 0.402, 장타율 0.497, OPS 0.899를 기록 중이다. 주로 중견수로 나간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수준의 공격력이다. 올 시즌 벌써 8개의 홈런을 터뜨렸고 54경기에서 37타점과 36개의 볼넷을 기록할 정도로 스탯이 잘 잡혀 있다. 구단들이 좋아할 만한 기록의 밸런스다.
특히나 4할 이상의 출루율을 기록하면서 그간의 기록과는 차별화된 숫자를 남기고 있다. 조원빈의 2024년 상위 싱글A 출루율은 0.307에 불과했고, 지난해에도 0.346이었다. 하지만 올해 볼넷 비율이 늘어나면서 눈야구에도 장점을 보여주고 있다.
현지에서는 조원빈이 연내 더블A 승격이 가능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팬사이디드’의 세인트루이스 칼럼니스트 샌디 맥밀란은 “피오리아가 이달의 타자로 조원빈을 선정했는데 그럴 만한 이유가 충분하다. 조원빈은 작년 시즌 막판에 좋은 활약을 펼쳤고, 이번 시즌에는 그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그는 상위 싱글A 레벨을 완전히 장악한 것으로 보이며 비교적 조만간 스프링필드(구단 산하 더블A팀)에서 뛸 수 있을지 모른다. 그는 여전히 탄탄한 수비를 펼치고 있고, (더블A에서는) 아마도 코너 외야수로 기용될 전망도 있다”고 점쳤다.
당초 기대보다는 1년 정도 늦은 페이스지만, 일단 더블A에 올라가면 메이저리그로 갈 수 있는 다리를 놓을 수 있다. 메이저리그 유망주들은 최근 트리플A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기 보다는, 가능성 있는 유망주라면 더블A에서 판단을 한 뒤 트리플A 체류 기간을 짧게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예전에는 각 레벨마다 1년을 거쳤다면, 지금은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조원빈의 롤모델로 뽑히는 추신수의 경우 2001년 루키리그를 거쳐 시즌 막판 싱글A로 올라갔다. 2002년에는 상위 싱글A로 승격했고, 2004년에는 더블A로, 2005년에는 트리플A로 승격한 끝에 결국 2005년 메이저리그 데뷔를 이뤘다. 2003년 당시 추신수의 상위 싱글A 성적은 타율 0.286, 출루율 0.365, 9홈런, 55타점, 18도루, OPS 0.823이었다. 조원빈은 당시 추신수보다 두 살이 더 많은 상황이기는 하지만, 아직 메이저리그를 포기할 단계는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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