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축구 슬픈 현실…'옐로카드 마스터'가 국민 스타 됐다→"북중미 그라운드 누비는 유일한 중국인 인기 폭발" 6회 연속 월드컵 탈락국의 씁쓸한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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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중국 축구대표팀은 6회 연속 월드컵 무대를 밟지 못했다. 북중미 대회 역시 남의 나라 축구 잔치다.
하나 중국 팬들은 월드컵 피치에서 응원할 '새 얼굴'을 찾았다. 감독이나 선수가 아닌 '심판'인 것이 타국과 조금 다를 뿐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21일(한국시간) "중국은 올해도 월드컵 본선행에 실패했지만 축구 팬들은 그라운드 위 한 명의 중국인을 응원하고 있다. 바로 마닝 주심"이라고 보도했다.
"46살 베테랑 심판인 마닝은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주목받는 중국 참가자다. 강렬한 판정 스타일과 소셜미디어 활용으로 자국 내에서 예상 밖 스타가 됐다"고 전했다.
마닝은 중국 심판 역사에 선명한 발자취를 남겼다.
월드컵에 두 차례 참가한 최초의 중국 심판에 이름을 올렸다.
4년 전 카타르 월드컵에선 대기심으로 참가했고 이번 대회에서는 직접 휘슬을 부는 주심으로 나선다.
한국시간으로 21일 오전 9시에 열린 에콰도르와 퀴라소의 조별리그 E조 2차전(0-0 무)이 첫 배정 경기였다.
일반적으로 축구계에서 좋은 심판 기준은 '눈에 띄지 않는 것'이다.
팬들은 선수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고 심판들은 최대한 존재감을 줄이는 경우가 많다.
하나 마닝은 다른 길을 걸었다.
워싱턴 포스트는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마닝은 중국 소셜미디어인 '레드노트' 계정을 개설했고 자신의 훈련 과정과 대회 준비 과정을 공개했다.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한 결과 팔로워는 빠르게 31만 명을 넘어섰다"고 귀띔했다.
다만 마닝을 향한 자국 팬들 시선이 항상 긍정적이던 것은 아니다.
중국 슈퍼리그에서 활동하는 그는 '카드 마스터'란 별명으로 유명했다.
2015년 상하이 더비(상하이 하이강 vs 상하이 선화)가 결정적이었다.
당시 마닝은 이 한 경기에서 옐로카드 9장과 레드카드 3장을 꺼냈다.
상하이 선화는 그라운드에 단 8명만 남은 채 경기를 마쳐야 했다.
이를 두고 한 중국 팬은 "마닝은 여행 갈 때 카드 가방 2개를 가져간다고 한다. 하나는 옐로카드, 하나는 레드카드로 가득 차 있다" 농담했다.
일부에선 그가 지나치게 관심을 즐긴다 비판하지만 마닝은 오해라고 반박했다.
그는 중국 신화통신과 인터뷰에서 "나는 경기장 위에서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일 뿐이다. 대중은 내 성격 가운데 강한 부문만 좋아하거나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월드컵에선 마닝을 향한 중국 팬들 '시선'이 묘하게 달라졌다.
자국 대표팀이 부재한 상황에서 팬들은 마닝을 응원 대상으로 삼았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한 팬은 "우리에겐 상대를 떨게 만드는 대표팀은 없지만, 상대를 떨게 만드는 '심판'은 있다"고 농을 쳐 누리꾼을 웃음짓게 했다.
마닝 인기는 광고 시장으로까지 이어졌다.
1980년생 중견 레퍼리는 현재 전자제품 기업 '레노버'와 '하이센스', 유제품 기업인 '멍뉴' 등 중국 유수의 대기업 후원을 받고 있다.
한때 중국축구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 무대 도약을 꿈꿨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했다.
남자 대표팀의 월드컵 출정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이 유일하다. 당시에도 3전 전패, 무득점 무승점으로 조별리그에서 쓴잔을 마셨다.
올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91위까지 추락했다.
2005년과 2010년 동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는 등 2000년대 들어 괄목할 성장세를 보였지만 이후 유소년 투자보다 외국인 스타플레이어 영입에 치중한 슈퍼리그 기조와 중국축구협회의 고착화된 부패 등으로 오름세가 급격히 꺾였다.
그 결과의 부산물 중 하나가 '마닝의 스타 등극'이란 자조 섞인 분석이 힘을 얻는 실정이다.
마닝은 과거 체육 교사로 일하다 2011년 국제심판이 됐다. 현재는 난징체육대학 부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이제 국제심판 은퇴를 고민해야 할 시기에 접어들었다.
실제 마닝은 CCTV와 인터뷰에서 북중미 월드컵 이후 자신의 미래를 결정하겠다고 귀띔했다.
마닝은 이를 축구 선수의 은퇴 과정과 비교하면서 "나는 빛나는 젊음과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심판이란 일에 바쳤다"며 호루라기를 내려놓더라도 후회와 아쉬움보단 뿌듯한 감정이 더 클 것 같다 설명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중국 팬들에게 이번 월드컵은 조금 특별하다. 한 팬은 이런 씁쓸한 농담을 남겼다. '다른 나라 사람들은 월드컵에서 자기 대표팀을 본다. 중국은 다르다. 우린 우리의 심판을 본다.' 월드컵 본선행에 6회 연속 실패한 국가의 쌉싸름한 단면"이라며 애초 카드 마스터로 비판받다 하루아침에 '국민 스타'로 입지가 바뀐 마닝을 둘러싼 현실을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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