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는 롯데전이어야 했다…25년 커리어 마무리한 고효준 "후회없이 내려놓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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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울산, 신원철 기자] 승부처에서 마운드에 섰던 투수가 경기를 마치고 은퇴를 선언했다. 갑작스러운 은퇴는 아니었다. 이미 커리어를 마무리할 때가 됐다고 생각해 은퇴 의사를 구단에 전달한 상태였다. 롯데 자이언츠에서 시작해 SK 와이번스를 거쳐 KIA 타이거즈, 다시 롯데를 지나 LG 트윈스와 SSG 랜더스, 두산 베어스에서 활약했던 '울산 최고령' 고효준이 자신의 출발지였던 롯데전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는다.
울산 웨일즈 구단은 27일 롯데전이 끝난 뒤 고효준의 은퇴를 발표했다. 27일 경기 전 인터뷰에서 한 번도 은퇴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말을 하지 않았을 뿐 마음은 굳어진 상태였다. 그는 28일 구단을 통해 "갑작스럽게 결정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구단에는 제 의사를 전달해 놓은 상태였다. 많은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선수로서 보여드릴 수 있는 것은 충분히 다 보여드렸다고 생각했고, 이제는 후회 없이 내려놓을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프로 생활을 롯데에서 시작했다. 선수 생활의 시작이었던 팀을 상대로 마무리하는 것이 가장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 구단과도 충분히 상의했고 좋은 마음으로 결정하게 됐다"며 28일 경기에서 은퇴식을 치르는 배경을 설명했다.
가족 중에서는 딸이 가장 서운해 했다고. 고효준은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은 딸이었다. 은퇴 이야기를 했더니 일곱 살 딸이 많이 서운해했다. 항상 응원하는 팀도 정해져 있었고, 아빠가 뛰는 팀이 모두 내 팀이라고 해 왔는데 그런 모습을 보면서 가족들에게도 참 특별한 시간이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얘기했다.
셀 수 없을 만큼 수많은 일들이 벌어졌을 25년 커리어. 고효준은 "SK 시절 첫 우승을 했던 순간과 KIA에서 우승했던 기억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무엇보다 야구장에서 동료들과 웃고 떠들며 보냈던 평범한 하루하루가 가장 소중한 추억이었다. 돌아보니 나는 정말 야구를 사랑했던 사람이었던 것 같다. 마지막까지 재미있게 즐기면서 선수 생활을 마칠 수 있어 행복했다"고 말했다.
울산에서의 시간은 조금은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고 했다. 고효준은 "울산 웨일즈에 합류하기 전부터 신인 같은 마음으로 시작했다. 오랜 선수 생활을 했지만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 것 같은 긴장감과 설렘이 있었다. 울산웨일즈가 퓨처스리그에 참가하면서도 '이기는 야구'를 추구하는 분위기여서 정말 즐겁게 야구할 수 있었다. 감독님께도 '정말 재미있게 야구했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가장 기억에 남는 지도자로는 SK 시절 함께한 김성근 감독을 꼽았다. 고효준은 "어릴 때부터 야구를 하면서 질책도 많이 받았지만, 끝까지 응원해주신 팬 여러분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기회를 주신 감독님과 코치님, 심적으로 힘들었던 시기에 붙잡아 주신 모든 지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가장 감사한 분은 김성근 감독님이었다. 제 야구 인생을 완전히 바꿔주신 분이었다. 야구인으로서도 정말 존경하는 분이었고, 제 선수 생활을 통틀어 가장 큰 영향을 주신 분이었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인천에서 SSG 출신 김태훈과 아카데미에서 코치로 새출발할 계획이다. 그는 "인천에서 야구 아카데미 지도자로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전 SSG 김태훈 코치와 함께 선수들을 지도할 계획이다. 방송 활동에도 관심이 있다. 야구인으로서 야구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라면 어떤 자리든 기쁜 마음으로 함께하겠다"고 했다.
팬들에게는 "25년 동안 야구만 바라보며 달려왔다. 특히 마지막을 함께한 울산웨일즈 관계자분들과 울산팬들에게 특히 감사드린다. 좋은 순간도,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팬 여러분 덕분에 끝까지 행복한 선수였다. 늘 응원해주시고 함께해주신 모든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야구인 고효준으로서 한국 야구 발전에 도움이 되는 삶을 살아가겠다.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고효준의 마지막 다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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