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억 유격수는 힘들어했지만, 어린왕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돈도 많이 받고 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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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박승환 기자] "노력한 부분이 나타났다"
김원형 감독은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6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11차전 홈 맞대결에 앞서 박찬호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2025시즌이 끝난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박찬호는 많은 구단들의 관심을 받으며 4년 총액 80억원의 계약을 통해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 박찬호는 홈런으로 경기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선수는 아니지만, 유격수 수비는 국내 최상위권에 공격에서도 매년 3할에 가까운 정교함을 보여줄 수 있고, 폭발적인 스피드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선수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박찬호는 지난 4월 한 달 동안 30개의 안타를 치는 등 월간 타율 0.309를 기록하며 이적 첫 시즌부터 두산의 투자가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했다. 그런데 5월부터 타격 페이스가 떨어지기 시작했고, 6월이 된 후에도 타격의 흐름이 오락가락하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전날(30일) 박찬호가 오랜만에 존재감을 폭발시켰다.
박찬호는 2회 첫 번째 타석에서 롯데 선발 박세웅에게 선취점을 뽑아내는 적시타를 쳐냈고, 6회에는 승기를 잡는 스리런홈런까지 터뜨리면서, 2안타(1홈런) 4타점 1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그러나 박찬호는 경기 후 활짝 웃지 못했다. 그동안의 부진에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털어놨다. 특히 박찬호는 방송사 인터뷰에서 아내의 이야기에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와이프 이야기만 하면 감정이 올라오는 것 같다. 나 딴에는 집에 갈 때 모든 걸 털어놓고 들어간다고 생각하는데, 와이프도 야구를 챙겨보지 않나. 눈치도 많이 보고 그러는 것들이 느껴졌다. 내가 못하면 와이프도 같이 주눅이 들기 때문에 그게 미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도 FA 계약을 하기 전, FA를 하면 마음 편하게 야구를 할 줄 알았다. 정말 즐기면서 행복하게 내가 좋아하는 야구를 할 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라. 오히려 스트레스가 더 심한 것 같다. 어느 정도 사람처럼 치기 시작한 이후로 이렇게 길게 힘들었던 적은 없었다. 아무리 안 좋아도 운 좋은 안타가 나오면서 방어가 됐었는데, 지금 겪고 있는 부진은 거의 공짜 아웃카운트다. 많이 당황스러운 부진"이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김원형 감독의 반응은 달랐다. 공격에서 큰 힘을 쓰지 못하더라도 수비에서 너무나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설명. 사령탑은 "리그 야수 중에서 이닝도 가장 많다. 그만큼 팀에 필요한 선수다. 수비에서 너무나 잘해주고 있지만, 본인은 타격적으로도 팀에 도움이 되고 싶었던 것 같다. 마음의 짐을 어제 경기로 털어냈으면 한다. 수비에서 너무 잘해주고 있기에 힘듦을 공감하지만, 나는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특히 두 번째 타석에서 범타로 물러났지만, 박세웅과 10구까지 가는 승부를 보면서 타이밍이 맞아나간다는 것을 느꼈다고. 김원형 감독은 "범타로 끝났지만 파울을 치는 모습을 보고 타격코치에게 '타이밍이 조금 맞는 것 같다'고 했었다. 내부적으로 이야기를 들어보면 끝나고도 남아서 타격에 대해 신경을 쓰고, 고민하고 노력했다. 그 노력한 부분이 어제 경기로 나타나지 않았나 생각한다. 많은 돈을 받고 왔지만 남아서도 훈련하는 모습은 칭찬하고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박찬호와 농담을 주고 받은 비하인드까지 풀었다. 취재진과 인터뷰에 앞서 김원형 감독은 박찬호와 만났는데 "'누구 때문에 힘든 거야?'라고 물어봤더니 '감독님이요'라고 하더라. 그래서 '어… 그래' 정도로 장난스럽게 대화를 하기도 했다. 그동안 찬스를 놓치는 것에서 스트레스가 조금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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