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클 원인 제공→결국 고개 숙였다, 그런데 사과 이유가 '인종차별' 문제였다니 "잠도 못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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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승환 기자] 보스턴 레드삭스 윌슨 콘트레라스와 워싱턴 내셔널스의 케이드 카발리 둘 사이에서 시작된 벤치클리어링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바로 인종 차별이다.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보스턴과 워싱턴의 맞대결에서 4회말 벤치클리어링이 발발했다. 콘트레라스가 카발리에게 루킹 삼진을 당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는데, 당시 카발리가 "앉아 있어, 꼬마(Sit down, boy!)"라고 외치며 콘트레라스를 도발한 것이다.
콘트레라스는 매우 감정적인 선수로 잘 알려져 있는데, 최근 모국 베네수엘라 강진으로 인해 멘탈적으로 불안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때문에라도 콘트레라스는 더욱 참지 않았다. "나한테 하는 말이냐?(Are you talking to me?)"고 되물은 콘트레라스는 그대로 카발리를 향해 돌진했고, 자신이 쓰고 있던 헬멧을 카발리에게 집어던졌고, 양 팀 선수들이 모두 쏟아져 나왔다.
이를 두고 보스턴의 중계진은 "카발리가 삼진을 잡은 뒤 일부러 콘트레라스를 자극하려고 했다. 그런 일을 당하고도 반응하지 않을 선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모두 알다시피 콘트레라스는 감정적으로 매우 예민한 상태다. 베네수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 때문에 그동안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냈고, 이후에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콘트레라스를 감쌌다.
그러면서도 "카발리가 그런 말을 한 건 정말 품격없는 행동이었다. 그렇다고 콘트레라스가 한 행동을 정당화하려는 건 절대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하루가 지난 뒤 이 벤치클리어링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렀다. 바로 인종 차별이다. 미국에서는 백인이 흑인 남성을 '보이(boy)'라고 부르는 것이 상대를 깔보고 비하하는 인종차별적인 표현으로 사용됐던 역사적 배경이 있다. 때문에 이를 지켜본 팬들이 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카발리는 베네수엘라 강진으로 힘들어 하고 있는 콘트레라스가 아닌, 자신의 인종차별적인 발언에 대해서 고개를 숙였다.
미국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카발리는 "내 발언이 그렇게 받아들여졌다는 사실에 정말 괴롭다. 분명 악의는 전혀 없었다. 워싱턴 D.C.에 사는 13살 흑인 아이가 그 장면을 보고, 야구에 대해 동경하는 마음을 잃게 됐다면 정말 가슴이 아프다. 내 의도와 다르게 받아들여졌고, 그 아이가 더 이상 나를 우러러보지 않는다면 그것은 정말 마음 아픈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발리는 "호텔로 돌아와서야 SNS 반응을 처음 알게 됐다. 아내도 큰 상처를 받았고, 나 역시 한숨도 자지 못했다. 나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 모습이 진짜 내 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레이크 부테라 워싱턴 감독은 "카발리는 정말 훌륭한 인성을 가진 사람이다. 우리는 카발리를 믿고, 인간 카발리는 믿는다. 이번 일은 그에게 배우는 계기가 됐다. 그는 이번 일 때문에 정말 괴로워하고 있다. 자신의 말이 그렇게 받아들여졌다는 사실 때문에 잠도 이루지 못했다"고 두둔했다.
"만날 기회가 생긴다면 내 의도에는 악의가 없었다는 점을 직접 말하고 싶다"고 했지만 콘트레라스를 향한 사과는 없었고, 콘트레라스는 '인종차별적인 의도가 있었다고 생각하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메이저리그 사무국에게 맡기겠다"고 답했다.
이로 인해 카발리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벌금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디 애슬레틱'도 "카발리가 '앉아 있어, 꼬마(Sit down, boy!)'라고 외친 행동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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