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뒤에서 몰래 촬영’ 인턴에게 정규직 제안...사우샘프턴의 황당한 스파이게이트 후속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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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인섭 기자] 상대 팀 훈련을 몰래 촬영하다 적발돼 구단의 승격 기회를 날린 인턴 직원이 오히려 정규직 전환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더 선'은 13일(한국시간) "솔트는 최근 사우샘프턴 아카데미에서 정규직으로 일하는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보도했다.
솔트는 지난 시즌 사우샘프턴 분석팀에서 인턴으로 근무했다. 그는 챔피언십 플레이오프 준결승을 앞두고 미들즈브러 훈련장 인근에서 나무 뒤에 숨어 상대 팀 훈련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다가 적발됐다.
단순한 개인의 돌발 행동은 아니었다. 잉글랜드풋볼리그(EFL) 조사 결과, 톤다 에케르트 사우샘프턴 감독을 비롯해 구단 운영 책임자와 분석팀 고위 관계자들이 계획에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우샘프턴은 미들즈브러뿐 아니라 옥스퍼드 유나이티드와 입스위치 타운의 훈련 정보도 불법적으로 수집한 것으로 조사됐다.
구단 내부에서 오간 왓츠앱 메시지는 사건의 조직적인 성격을 더욱 분명하게 보여줬다. 솔트가 옥스퍼드의 훈련을 염탐한 뒤 한 관계자는 그에게 “너는 전설이야. 감독이 아주 좋아했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다.
에케르트 감독은 미들즈브러에서 솔트가 촬영해 보낸 영상에 만족하지 않았고, 더 충분한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하루 일찍 현지에 도착했어야 한다는 반응까지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위원회는 사우샘프턴이 스포츠상 이익을 얻기 위해 구단 수뇌부에서부터 계획된 방식으로 상대 팀 훈련 정보를 수집했다고 판단했다.
솔트는 EFL 심리 과정에서 상부의 지시를 거절하기 어려웠다고 진술했다. 인턴 신분이었던 그는 지시를 따르지 않을 경우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극심한 압박을 느꼈으며, 사실상 선택권이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어설픈 흔적도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 계기가 됐다. 솔트가 미들즈브러 훈련장 인근 카페에서 개인 은행카드로 커피를 구매한 기록이 발견됐고, 휴대전화 위치 정보에서도 그가 다른 챔피언십 구단 경기장 주변에 머문 정황이 확인됐다.
사우샘프턴은 처음에는 고위 관계자들이 염탐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필 파슨스 최고경영자는 미들즈브러 측에 보낸 최초 답변에서 구단 수뇌부의 개입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후 증거가 잇따라 공개되자 에케르트 감독이 세 차례에 걸쳐 상대 팀 감시를 승인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대가는 컸다. 사우샘프턴은 미들즈브러를 꺾고 챔피언십 플레이오프 결승 진출권을 확보했지만, 스파이게이트 징계로 웸블리 결승 출전 자격을 박탈당했다. 프리미어리그 승격에 따르는 수익 규모를 고려하면 최대 2억 파운드, 약 3,700억 원에 달하는 기회를 날린 셈이다.
사우샘프턴은 다음 시즌 승점 4점 감점 징계까지 받았다. 항소에도 나섰지만 기각됐다. EFL 징계위원회는 “공공의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사우샘프턴의 행동을 조직적이고 의도적인 계획으로 규정했다.
그럼에도 사건을 지시한 에케르트 감독은 자리를 지켰다. 구단주 드라간 솔락은 에케르트 감독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고, 에케르트 감독은 약 8분 분량의 사과 영상을 통해 책임을 인정했다.
에케르트 감독은 “감독으로서 내가 책임자다. 이 축구단과 코칭스태프 안에서 벌어진 모든 일은 내 책임”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그가 사과 과정에서 자신의 행동을 해명하거나 정당화하려 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여기에 직접 훈련장을 촬영했던 솔트까지 정규직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솔트가 사건을 주도한 인물이 아니라, 고용이 불안정한 인턴 신분으로 상부의 부당한 지시를 수행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시선이 있다. 사우샘프턴의 이번 결정은 솔트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않겠다는 조치로 해석될 수도 있다.
반대로 구단에 막대한 손실과 명예 훼손을 안긴 사건에 연루된 직원을 곧바로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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