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KIA 행복회로가 또 돌아간다… ‘평균 152㎞ 좌완’을 어떻게 포기하나, 튼튼하게만 자라다오

작성일: 2026.07.18 10:20 김태우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일본 단기 연수 조정 이후 한결 나아진 투구 내용을 보여주며 다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의리 ⓒKIA타이거즈
▲ 일본 단기 연수 조정 이후 한결 나아진 투구 내용을 보여주며 다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의리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KIA 차세대 좌완 에이스 이의리(24·KIA)의 경력은 기대와 실망, 그리고 다시 피어나는 기대의 연속이었다고 해도 지나침은 없다. 기대대로라면 ‘차세대’라는 타이틀은 이미 뗐어야 했지만 아직 그 정도는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차세대’라는 타이틀을 포기하는 사람도 없다. 실망도 많이 줬지만, 기대도 그만큼 큰 선수다.

지난해와 올해를 관통하는 흐름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2024년 시즌 중반 팔꿈치 수술을 받았던 이의리는 2025년 복귀 후 정상적인 투구를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아팠던 부위를 깔끔하게 정리했으니 구위가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결코 비합리적이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복귀 후 부진했고, 위기감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밸런스 조정 훈련을 하며 또 다시 기대를 모았지만, 이번에도 실망은 컸다. 구속 자체는 정상적으로 나왔지만 제구 문제가 계속 발목을 잡았고, 구속과 별개로 피안타율이 높아지면서 결국 1군 선발 보직을 내놨다. 개인적으로는 충격적인 일이었지만 팀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결단이었다. 그렇게 시즌 중 일본으로 단기 유학도 다녀왔다.

그런 이의리가 다시 팬들과 구단의 기대감을 자아내고 있다. 일본에서 투구 밸런스를 가다듬는 데 집중한 이의리가 낮은 곳부터 서서히 일어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선발이 아닌 불펜에서 후반기를 시작한 이의리는 16일 인천 SSG전에서 0-6으로 뒤진 9회 등판에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것에 이어, 17일 인천 SSG전에서는 4회 시라카와 케이쇼를 구원해 1⅓이닝 3탈삼진 퍼펙트 피칭으로 구원승을 따냈다.

▲ 올 시즌 기대 이하의 투구로 선발 자리를 내놓은 이의리는 후반기 첫 두 번의 등판에서 인상적인 투구를 했다 ⓒ곽혜미 기자
▲ 올 시즌 기대 이하의 투구로 선발 자리를 내놓은 이의리는 후반기 첫 두 번의 등판에서 인상적인 투구를 했다 ⓒ곽혜미 기자

16일 등판은 팀이 큰 점수차로 뒤지고 있는 상황이라 이의리의 현재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쉽지 않았다. 구속이 최고 154㎞까지 나왔지만 이 정도 구속은 이전에도 봤던 수치였다. 하지만 이범호 KIA 감독은 구위와 제구 모두에 만족감을 드러냈고, 불펜 피칭에서는 변화구의 각도 좋았다면서 짧게 한 번을 더 써 볼 뜻을 드러냈다. 17일은 그 구상의 연장선상이었다.

팀이 5-3으로 앞선 4회 2사 후 등판한 이의리는 첫 타자 박성한을 3구 삼진으로 처리하고 불을 껐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콤보가 좋았다. 몸이 풀린 이의리는 5회에도 고명준과 전의산을 연속으로 삼진 처리했고, 김재환을 3루수 뜬공으로 정리하며 가볍게 이닝을 마쳤다. 이날 이의리는 총 21개의 공을 던졌는데 이중 스트라이크는 13개(62%)였고, 연속으로 볼을 던진 것은 한 번에 불과했다.

구위 자체는 여전히 어마어마했다. 연투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최고 구속은 최고 153.6㎞가 나왔고, 평균 구속도 151.7㎞가 찍혔다. 상당한 구위였다. 그러나 이 또한 예전에 없었던 구속은 아니다. 트래킹 데이터상으로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었다. 회전수·수직무브먼트·릴리스포인트·익스텐션 모두 이전과 비슷했다. 하지만 와인드업시 키킹 동작에 약간의 변화를 주며 밸런스를 잡으려는 노력을 했고, 변화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주기에는 충분했다.

앞으로 이닝이 길어지고, 또 세트포지션에서의 투구도 살펴봐야겠지만 일단 기대감이 터져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범호 KIA 감독도 이의리의 구위에 만족감을 드러내면서, 서서히 강도를 높여 쓰겠다는 구상이다. 좋다고 해서 갑자기 확 비중이 커지면 흔들릴 수도 있다. 아직 시간이 있으니 더 튼튼하게 키우겠다는 생각이다. 이의리와 면담도 하면서 이의리가 가장 편하고 자신이 있는 상황에 당분간은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 17일 인천 SSG전에서 최고 154km, 평균 152km의 강속구를 던지며 1.1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이의리 ⓒKIA타이거즈
▲ 17일 인천 SSG전에서 최고 154km, 평균 152km의 강속구를 던지며 1.1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이의리 ⓒKIA타이거즈

이 감독은 “투수 코치와 이야기를 했지만 본인도 선발할 때 길게 던지는 것보다는 짧게 던질 때 볼넷을 주는 이런 것에 대한 두려움이 덜하다고 하더라”면서 지금 당장은 1이닝이나 짦은 이닝을 전력 투구하는 게 선수의 심리와 적응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김태형이 올라오면 길게 던질 수 있는 릴리프가 있기에 이의리는 당분간 짧고 굵게 던질 보직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 이의리도 17일 경기 후 “코스를 신경 쓰지 않고 강하게 던지려고만 노력했다”면서 불펜에서는 마음가짐이 조금은 달라졌음을 시사했다.

다만 그렇다고 이의리가 불펜으로 완전히 전향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어디까지나 KIA, 그리고 KIA 팬들이 바라는 것은 이의리가 선발로 정착을 하는 것이다. 지금은 그 길을 조금 더 수월하게 닦을 수 있는 과정을 찾아가는 단계다. 아직 어린 나이고,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해 봐도 늦지 않다. 한 번 정착하면 10년을 책임질 에이스 포텐셜이다.

당분간 불펜부터 시작, 롱릴리프와 대체 선발 등 유동성 있게 이의리를 활용하겠다고 이 감독도 “아무래도 선발로 아깝지 않나. 다른 팀에 없는 좌완 155㎞를 던질 수 있는 선수다. 그것도 공 개수도 100개까지 아무 무리 없이 던지는 그런 능력을 가진 친구”라면서 “옛날에 못 던졌으면 모르겠는데 10승씩 했던 선수다. 감만 딱 잡히면 좋아질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기대했다. 이 감독의 기대가, 곧 KIA 모두의 기대라는 데 의심의 여지는 없다.

▲ KIA는 이의리가 차세대 에이스라는 타이틀을 다시 달 수 있도록 그 과정을 신중하게 살피겠다는 구상이다 ⓒ곽혜미 기자
▲ KIA는 이의리가 차세대 에이스라는 타이틀을 다시 달 수 있도록 그 과정을 신중하게 살피겠다는 구상이다 ⓒ곽혜미 기자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