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 유럽 국가들, 이제 월드컵에서 못 볼 수도...UEFA, FIFA 주관 대회 불참 보이콧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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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장하준 기자] 세계 축구의 두 축인 국제축구연맹(FIFA)과 유럽축구연맹(UEFA)의 갈등이 결국 정면충돌로 번졌다. UEFA가 FIFA의 대회 상업화와 민간 자본 유치 계획에 반발해 소속 국가들의 FIFA 주관 대회 불참을 선언했다.
UEFA는 30일(한국시간) 긴급회의를 마친 뒤 공식 성명을 통해 "UEFA와 회원 협회들은 FIFA가 주관하는 대회에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단순한 항의 수준을 넘어 사실상 전면 보이콧을 예고한 것이다. FIFA가 계획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월드컵을 비롯한 국제대회 운영 자체가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생겼다.
양측의 갈등을 촉발한 것은 FIFA가 추진하고 있는 새로운 자회사 'FIFA 포워드 엔터프라이즈(FFE)'다.
FIFA는 이 법인을 통해 월드컵과 주요 대회의 중계권, 스폰서십 등 상업 사업을 별도로 운영하고 외부 자본을 유치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설 법인의 기업 가치는 약 200억 달러(약 29조 원)로 평가되고 있으며, FIFA는 민간 투자자로부터 최대 42억 달러(약 6조 원)를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월드컵을 포함한 주요 FIFA 대회 관련 지분 20% 이상이 외부 투자자에게 넘어갈 가능성도 제기됐다.
FIFA는 해당 계획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회원 협회에 재분배한다는 구상이다.
전 세계 211개 회원 협회의 축구 인프라 확충과 유소년 육성, 여자축구 발전 등에 투입하겠다는 설명이다.
회원국들을 향한 구체적인 지원 조건도 제시했다. FIFA는 각 협회에 오는 9월 19일까지 계획 참여 여부를 결정해 달라는 공문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여하는 협회에는 최대 2000만 달러(약 285억 원)의 일시 지원금을 제공하고, 2027년부터 2030년까지 추가로 최대 4000만 달러(약 571억 원)를 지원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하지만 UEFA는 돈의 규모보다 절차와 방향 자체를 문제 삼았다. 세계 축구의 근간과도 같은 월드컵 및 FIFA 대회의 상업적 권리를 민간에 넘기는 중대한 계획을 대륙 연맹이나 회원국 협회들과 충분히 논의하지 않은 채 추진했다는 것이다.
UEFA는 "55개 회원국 협회가 하나의 뜻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대회 소유권의 일부를 민간 투자자에게 양도하려는 FIFA의 제안을 만장일치로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어 월드컵의 성격을 단순한 사업 자산으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UEFA는 "월드컵은 투자 상품이 아니다. 여러 세대에 걸쳐 각 대륙의 선수와 국가대표팀, 팬들이 함께 만들어 온 축구의 가장 위대한 유산 중 하나"라며 "그 어떤 부분도 민간 투자자에게 넘겨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월드컵은 판매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축구의 정신과 거버넌스 역시 사고팔 수 있는 자산이 아니다. 누구도 축구를 소유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FIFA의 의사결정 과정 역시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UEFA는 "세계 축구에 이 정도로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계획이 비공개로 만들어졌고, 축구를 보호할 책임이 있는 기관들과 제대로 된 협의도 없이 승인 직전까지 진행됐다는 사실은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지도력의 문제를 넘어 FIFA가 세계 축구를 관리하는 기관으로서 져야 할 책임을 저버린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UEFA가 제시한 보이콧 철회 조건도 명확하다. FIFA가 현재 추진 중인 계획을 완전히 철회하고, 앞으로 FIFA의 대회 운영권이나 거버넌스를 민간 자본에 개방하지 않겠다는 법적·제도적으로 구속력 있는 약속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UEFA는 "이러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한 UEFA 소속 어떠한 국가대표팀도 FIFA 주관 대회에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실제로 보이콧이 시행될 경우 파장은 엄청나다.
당장 오는 9월 폴란드에서 열리는 FIFA U-20 여자 월드컵부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어 10월 예정된 여자 월드컵 유럽예선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갈등이 장기화된다면 내년 브라질에서 열리는 여자 월드컵은 물론이고,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개최국으로 참여하는 2030 남자 월드컵까지 정상적인 운영을 장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특히 유럽 국가들이 빠진 남자 월드컵의 상품성과 경쟁력은 급격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최근 막을 내린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유럽의 영향력은 압도적이었다. 8강 진출국 가운데 6개 팀이 UEFA 소속이었고, 준결승에서도 4개 팀 중 3개 팀이 유럽 국가였다.
결국 FIFA의 대규모 민간 자본 유치 계획이 세계 축구의 권력 구조 자체를 뒤흔들고 있다.
UEFA가 실제 불참이라는 초강수를 실행에 옮길 경우 이번 사태는 단순한 행정 갈등을 넘어 월드컵의 존립과 세계 축구 체제 자체를 흔드는 사상 초유의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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