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히 내려오고 싶다" 마지막 글이 유언 됐다…6개월 6일 만에 '14좌 최단 완등' 산악 영웅, 브로드피크 눈사태로 사망→원정대도 전원 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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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역대 최단 기간' 14좌 완등에 빛나는 세계적인 산악인 니르말 푸르자(영국·네팔)가 파키스탄 브로드피크에서 발생한 눈사태로 숨을 거뒀다. 향년 43.
실종 상태였던 푸르자의 사망은 그가 이끄는 원정 전문업체 '엘리트 익스페디션'이 1일(한국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식 발표하면서 확인됐다.
영국 '가디언', 프랑스 'RMC 스포츠' 등 복수 언론에 따르면 엘리트 익스페디션은 "깊은 슬픔 속에 푸르자가 브로드피크에서 발생한 눈사태로 비극적으로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을 전한다"며 "원정대에 동행한 다른 대원들 역시 안타깝게 생존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푸르자는 세계 산악계에서 가장 독보적인 '레코드 브레이커'로 꼽힌다.
반년 만에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완등과 사상 최초의 K2 겨울 등정, 춘하계 8000m 최다 등정 등 다시는 깨지기 힘든 숱한 대기록을 거푸 쏟아냈다.
네팔 남부의 작은 마을에서 평범한 가정환경 속에 성장한 그는 산악 지역과는 거리가 먼 곳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
이후 영국 육군 구르카 부대와 영국 해군 특수부대(SBS)에서 복무한 뒤 전문 산악인과 고산 가이드로 제2의 삶을 시작했다.
생전 그는 세계 등반사에 길이 남을 여러 굵직한 이정표를 남겼다.
2019년이 정점이었다.
해발 8000m가 넘는 세계 14개 봉우리를 단 6개월 6일 만에 모두 오르며 역대 최단 완등 기록을 새로 썼다.
이 도전은 국제 산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고, 그의 이름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2021년에는 네팔인 산악인 9명과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인 K2의 인류 최초 겨울 등정에 성공하며 또 한 기(基)의 눈부신 금자탑을 세웠다.
푸르자는 사고 직전까지도 '새로운 과녁'을 마련해 조준하고 있었다.
이주 초 자신의 X(옛 트위터)를 통해 "보조 산소 없이 14좌를 두 차례 모두 완등하는 사상 최초의 산악인이 되기 위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때 그는 파키스탄 브로드피크를 앞두고 산에 대한 경외심을 아울러 드러내 눈길을 모았다.
"브로드피크여, 내가 바라는 건 오직 안전하게 오르고 무사히 내려오는 것뿐이다. 나는 어떤 산도 결코 만만히 여기지 않는다. 베이스캠프를 떠나는 순간부터 언제나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 늘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어 푸르자는 자신의 도전이 개인 영예를 넘어선 '더 넓은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나의 목표는 결코 나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내가 상징하는 가치를 위한 것이다. 그리고 여러분에게 보여주고 싶다. 여러분 앞에 놓인 어떤 산이든 결국은 오를 수 있다는 사실을."
브로드피크는 해발 8051m로 세계에서 12번째로 높은 산이다.
8000m급 봉우리 가운데서도 특히 난도가 높고 고도의 등정 테크닉을 요구하는 코스로 유명하다. 1957년에 오스트리아 원정대가 처음 정상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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