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이후 첫 대업 도전… 절정의 출루 야구, 골든글러브→‘100억 이상’ 잭팟 쐐기 박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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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유격수는 포수와 더불어 수비 부담이 가장 큰 포지션이다. 단순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것뿐만 아니라, 2루수와 연계 플레이를 하다가도 파울 라인까지 뛰어가야 한다. 커트맨이 될 때는 또 자신의 자리를 박차고 나가야 한다. 이리저리 움직임이 많다.
그래서 유격수는 체력 관리가 쉽지 않은 포지션이고, 한 시즌을 풀로 뛰는 것도 엄청난 경기력과 정신력이 요구된다. 그런 상황에서 수비만 잘해도 성공인데 공격까지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엄청난 가치를 인정받는다. 올 시즌 바야흐로 최전성기를 열어젖힌 모습인 박성한(28·SSG) 또한 이제는 그런 유격수 대열에 들어섰다고 해도 손색이 없다.
올 시즌 초반 엄청난 연속 안타 행진과 고타율을 기록해 화제를 모은 박성한은 6월까지 타율이 점차 떨어지는 양상이었다. 4월 종료 시점의 시즌 타율이 0.441이었고, 애당초 유격수가 이 타율을 시즌 내내 유지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5월 들어서는 하체의 피로도가 쌓이면서 타율이 점차 하락세였다. 5월 타율은 0.258에 그쳤다.
하지만 6월부터 서서히 타격감이 다시 올라오기 시작했다. 계속 떨어지는 듯한 그래프였는데 늦지 않게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박성한은 6월 타율 0.319를 기록하며 반등했다. 7월 초·중반 타격 성적이 좋지 않았으나 최근 10경기에서는 타율 0.462의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팀 타선을 이끌고 있다. 10경기에서 18안타와 12타점을 기록했고, 볼넷 5개를 더 추가해 출루율도 끌어올렸다.
최근 10경기에서는 모두 안타를 터뜨렸고, 멀티히트 경기가 6경기, 3안타 이상 경기도 2번이었다. 지난 7월 31일부터 8월 2일까지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3연전에서는 합계 8안타 2볼넷 4타점으로 맹활약하며 고군분투했다. 올 시즌 초반의 타격감이 단순히 운이나 반짝이 아님을 증명하는 상승세다. 0.322까지 떨어졌던 시즌 타율도 다시 0.338까지 올라와 리그 4위를 기록 중이다. 유격수 중에서는 단연 1위다.
박성한은 선구안이 좋은 선수다. 공을 잘 본다. 올해 총 64개의 볼넷을 골라 요나단 페라자(한화·66개)에 이어 리그 2위를 기록 중이다. 안타도 많이 때리고 볼넷도 많이 고른 결과 출루율은 0.433을 기록해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올 시즌 내내 1번 혹은 2번으로 출전해 타석 수가 많은 와중에서도 타율 방어가 되는 것은 이런 볼넷 덕이 크다.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유격수로 출루율 1위를 기록한다는 것은 사실 잘 떠올려지지 않는 이야기다. 실제 KBO리그 역사상 그런 사례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딱 한 번 있었으니 1994년 이종범(당시 해태)이 그 대업을 썼다. 당시 공·수·주 모두에서 절정의 활약을 펼쳤던 이종범은 0.452의 출루율로 김기태(.430)를 제치고 출루율 1위에 올랐다.
유격수 역사상 가장 폭발적인 시즌 중 하나로 기억되는 2014년 강정호(당시 넥센)도 117경기에서 타율 0.356, 40홈런, 117타점, 출루율 0.459의 엄청난 활약을 선보였지만 출루율 타이틀은 당대 최고 타자 중 하나인 김태균(당시 한화·0.463)에게 내줬다. 4리 차이로 아깝게 타이틀을 놓쳤다. 이후 출루율 1위에는 도전할 만한 유격수조차 없었는데 박성한이 현재 출루율 1위를 탈환하면서 그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체력 부담이 심하기는 하지만 볼넷을 잘 고르는 유형으로 타율 방어와 관리를 잘 할 수 있는 유형이라는 측면에서 대업에 기대감이 걸린다. 뒤에서 쫓아오는 쟁쟁한 경쟁자들이 있기는 하지만 현재 90볼넷 이상 페이스이기도 하고, 타격감이 다시 올라와 꾸준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못하라는 법은 없다.
현재 각종 사이트에서 집계한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에서 유격수 1위를 질주하고 있는 박성한이다. 타이틀 획득은 이 질주를 뒤에서 더 밀어줄 수 있는 좋은 연료가 된다. 근래 계속 2인자 신분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1인자가 될 절호의 기회다. 2027년 시즌 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을 예정이기도 해 연말 다년 계약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누구도 기본 100억 원을 의심하지 않을 선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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