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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승부수였나 모험수였나, 왜 투수 교체가 없었을까… 이게 LG의 현실, 3위도 위태롭다

작성일: 2026.08.04 22:2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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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경엽 LG 감독 ⓒ곽혜미 기자
▲ 염경엽 LG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염경엽 LG 감독은 후반기 들어 팀 부진의 가장 큰 지분이 있는 것은 선발진이라고 냉정하게 분석했다. 선발이 오래 버텨주지 못하면서 마무리 손주영까지 가는 길이 험난해졌다는 것이다.

믿을 만한 불펜 카드들이 예년보다 부족한 가운데, 선발이 6이닝 정도를 먹어주지 못하면 그 사이를 불펜으로 버티기 쉽지 않다는 계산이다. 타격이라도 활발하게 터지면 맞불이 가능한데 올 시즌은 그렇지도 않다. 그 가운데 1위 싸움을 하던 팀이 4일 인천 SSG전을 앞두고 선두 KT에 6경기 뒤진 3위까지 처져 있었다.

선발이 일단 잘 던져주며 반등의 기운을 만들길 바랐지만, 4일에는 운도 안 따랐다. 이날 선발로 나선 아시아쿼터 좌완 라클란 웰스는 1-2로 뒤진 3회 2사 후 박성한의 투구 강습 타구에 오른쪽 장딴지 부위를 맞아 교체됐다. 1회 전의산에게 홈런 하나를 맞은 뒤 그래도 투구의 안정을 찾아가고 있던 과정이라 더 아쉬운 부상이었다.

하지만 그런 LG에도 보물 같은 선수가 하나 찾아왔으니 바로 2년 차 우완 박시원(20)이었다. 근래 들어 투구에 힘이 붙으며 LG 불펜에서 요긴하게 활용되고 있었던 박시원은 웰스의 부상 직후 마운드에 올라 혼신투를 펼쳤다. 몸도 제대로 안 풀렸을 경기, 이런 상황에서 나선 경험이 별로 없는 어린 투수가 대견한 피칭을 했다.

▲ 웰스의 갑작스러운 강판에 급히 마운드에 올라 역투했으나 7회 마지막 마무리가 아쉬웠던 박시원 ⓒLG트윈스
▲ 웰스의 갑작스러운 강판에 급히 마운드에 올라 역투했으나 7회 마지막 마무리가 아쉬웠던 박시원 ⓒLG트윈스

몸이 덜 풀린 등판 직후만 잠시 흔들렸을 뿐, 4회부터 6회까지는 거의 완벽한 투구를 했다. 시속 150㎞를 상회하는 빠른 공에 140㎞에 이른 슬라이더가 존 곳곳을 찌르면서 SSG 타자들의 타이밍을 흔들었다. 자신에게 걸린 임무를 100% 이상 수행하고 있었다. LG도 1-2로 뒤진 5회 천성호가 동점 우월 솔로포를 터뜨리며 승부를 대등하게 끌고 나갔다.

그런데 박시원의 투구 수가 불어나는 상황에서도 그 다음 투수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교체 타이밍이 됐다 싶은데도 LG 벤치는 움직이지 않았다. 박시원은 불과 이틀 전인 2일 두산과 경기에서 1이닝을 던진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날 60구 이상을 소화했음에도 교체 신호는 없었다.

결국 2-2로 맞선 7회 고개를 숙였다. 선두 최지훈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준 게 화근이었다. 풀카운트에서 커브가 빠지면서 다소 허탈하게 주자를 내보냈다. 이어 안상현의 희생번트로 1사 2루가 됐다.

SSG는 여기서 경험 많은 좌타자인 한유섬을 대타로 투입했다. 일단 여기서 한 번 교체 타이밍이 있었다. 이미 투구 수는 개인 한 경기 최다 투구 수인 63구(2026년 7월 26일 대전 한화전)를 향해 가고 있었다. 표본이 많지는 않지만, 박시원의 올해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364로 높은 편이었다. 

▲ 박시원은 개인 경력에서 처음으로 70구 이상을 던지며 분전했지만 LG 벤치는 적극적으로 투수를 교체하지 못했다 ⓒLG트윈스
▲ 박시원은 개인 경력에서 처음으로 70구 이상을 던지며 분전했지만 LG 벤치는 적극적으로 투수를 교체하지 못했다 ⓒLG트윈스

하지만 LG는 박시원을 신뢰했다. 박시원은 한유섬을 3루수 땅볼로 잡고 힘을 냈다. 그런데 정준재 박성한 김재환 전의산으로 이어지는 좌타 라인이 등장했음에도 여전히 교체는 없었다. 

자신의 개인 한 경기 최다 투구 수를 넘어선 데다 날까지 더워 얼굴이 벌겋게 익은 박시원은 결정적인 실책을 했다. 2사 2루에서 2루 주자 최지훈을 견제하려다 아무도 없는 2루에 공을 던진 것이다. 2사 3루가 됐다. 김광삼 코치가 올라 박시원과 이야기를 나눴지만 교체하지는 휴식 시간만 벌어주고 내려갔다. 

결국 박시원은 정준재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고 통한의 실점을 했다. 하지만 여기서도 LG 벤치는 움직이지 않았다. “여기서는 바꾸겠지”라고 모두가 생각했을 법했지만 그대로 갔다. 결국 박성한에게 볼넷을 내주고, 71구를 던진 후에야 교체됐다. 그리고 뒤이어 나온 김진수가 김재환에게 3점 홈런을 맞으면서 경기가 넘어갔다. 박시원의 최종 기록은 4이닝 3실점. 이날 역투에 비하면 남은 기록이 너무 보잘 것 없었다.

7회 아웃카운트 하나가 모자랐던 LG의 현실이었다. LG는 좌타자를 잡을 좌완이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불펜에 좌완 자체가 부족하다. 이우찬이 있지만 이우찬의 올해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359로 높다. 그렇다고 마무리 손주영을 7회에 쓸 수는 없었다. 그나마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낮은(0.233) 우완 김진수를 두 번째 투수로 올린 것도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그런 김진수마저 김재환에게 3점 홈런, 그리고 조형우에게 3점 홈런을 맞고 무너지면서 LG는 7회에만 7실점했다.

투수 교체는 결과론이지만, 결과적으로 투수 교체에 실패한 대가는 쓰라렸다. 데이터적으로 봤을 때 LG 벤치의 움직임은 일견 이해할 만한 대목이 있었으나, 결국 어린 투수가 70구를 던져야 하는 불펜 상황을 만든 것에 벤치의 책임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LG가 8회 반격에서 이재원의 3점 홈런, 문보경의 대타 2타점 적시타로 6점을 쫓아갔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 7회의 투구 교체가 너무 아쉬웠다. 최소 실점으로 막았다면 경기는 어떻게 됐을지 몰랐지만 LG는 결국 8-10으로 졌고 4위 두산과 경기 차도 1.5경기로 줄었다. 

▲ 전의산 조형우에게 연이어 3점 홈런을 맞고 고개를 숙인 김진수 ⓒLG트윈스
▲ 전의산 조형우에게 연이어 3점 홈런을 맞고 고개를 숙인 김진수 ⓒLG트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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