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人 인터뷰 영상] '12살 韓 챔피언' 유영, "6년 뒤 올림픽 때는 연아 언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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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6년 뒤,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 때는 (지금보다) 팔다리도 길어져서 동작도 멋있어지고 점프도 (김)연아 언니처럼 높고 멀리 뛰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스핀과 스텝도 더 잘하면 좋겠고요. 그때 최고의 경기를 펼쳐서 금메달 따는 것이 목표입니다."
올해 한국 피겨스케이팅은 물론 한국 스포츠에서 탄생한 유망주들 가운데 유영(12, 문원초)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1월 열린 KB금융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전국종합선수권대회)에서 그는 만 11살의 나이에 정상에 올랐다. 2004년 5월 27일 태어난 유영은 김연아(26)가 2003년 이 대회에서 세운 역대 최연소 우승(만 12세 6개월) 기록을 갈아 치웠다.
그동안 '제 2의 김연아'를 꿈꾸는 꿈나무들이 종종 등장했다. 이들 가운데 유영의 등장은 단연 돋보였다. 김연아의 최연소 종합선수권대회 우승 기록을 깬 것은 물론 그가 링크에서 펼친 경기력은 많은 이들을 흥분하게 했다. 탄탄한 기술과 어린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끼까지 갖춘 재능에 많은 이들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유영은 지난 2월 전국동계체육대회 여자 초등부 A조에서 3위에 그쳤다. 종합선수권대회가 끝난 뒤 수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어린 선수는 "좀 붕 떠 있었다"며 아쉬워했다. 동계체전이 끝난 뒤 유영의 상승세는 계속됐다. 3월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티롤 ADVANCED(고급) 노비스(만 13살 이하) 부문에서 우승했다. 8월에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된 2016년 아시안 트로피 피겨스케이팅대회 어드밴스드 노비스에서 정상에 올랐다.
지난 16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막을 내린 2016년 전국남녀피겨스케이팅회장배랭킹대회에서는 쟁쟁한 언니들을 따돌리며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종합선수권대회에 이어 랭킹전까지 휩쓴 유영은 한국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정상을 지켰다.
유영은 다음 달 3일부터 6일까지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 실내빙상장에서 열리는 제 18회 전국남녀피겨스케이팅꿈나무대회에 나선다.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가 됐지만 어린 나이 때문에 많은 국제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유영은 "다시 국가 대표가 된 다음에 주니어 그랑프리 선발전을 거쳐 국제 대회에 많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스케이트를 신을 수밖에 없었던 운명, 싱가포르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사연
올해 초, 유영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은 이유 가운데 하나는 그가 피겨스케이팅 선수의 길을 걷게 된 사연이다. 이전에 등장한 '연아 키즈' 대부분은 김연아의 경기를 보고 가까운 아이스링크를 찾거나 부모의 권유로 선수 생활을 시작한 경우가 많았다.
위로 두 명의 오빠를 둔 유영은 늦둥이다. 집안에서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랄 환경이지만 3년 넘게 아버지, 오빠와 떨어져 살고 있다. 유영과 어머니 이숙희(46) 씨는 경기도 안양시에서 살고 있다. 이 씨와 유영은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 김연아가 금메달을 따는 경기를 인상 깊게 봤다. 유영은 이 종목이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고 이 씨는 싱가포르에서 아이스링크를 찾았다. 빙상 종목의 불모지인 싱가포르에는 아이스링크가 하나 뿐이었다. 이곳에서 취미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특별한 재능이 보였다.

이 씨는 "처음에는 싱가포르가 더운 곳이다 보니 시원한 곳에서 놀아 보라고 아이스링크에 보냈다. 그런데 아이가 땀을 뻘뻘 흘리며 스케이트를 탔고 이 종목을 매우 좋아했다"고 밝혔다.
유영의 피겨스케이팅 사랑은 아이스링크 밖에서도 멈추지 않았다. 김연아의 경기 동영상을 보면서 혼자 이너바우어 같은 동작을 따라 했다. 김연아도 어린 시절 우상인 미셸 콴(36, 미국)의 영상을 보며 동작을 따라 하던 때가 있었다.
싱가포르에서 피겨스케이팅 선수의 길을 걷기는 쉽지 않았다. 처음에는 1년에 세 번 정도 한국에 들어와 강습을 받았지만 아예 귀국하자는 생각이 점점 커졌다. 이 씨는 어린 딸을 데리고 2013년 5월 한국에 들어와 '피겨 맘'이 됐다.
이 씨는 "(유)영이는 어릴 때 링크장에서 어떤 음악이 나오면 거기에 제법 맞춰 춤을 추고 여러 동작을 하며 움직였다. 끼가 어릴 때부터 있었던거 같고 이 종목을 계속 시켜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피겨스케이팅 선수의 꿈을 위해 한국으로 돌아온 유영은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쳤다. 2015년 전국종합선수권대회에서 6위에 오른 그는 1년 뒤 이 대회 정상에 오르며 원대한 꿈에 첫걸음을 내딛었다.
모든 피겨 맘들이 그렇듯 이 씨의 걱정은 딸이 사춘기에 접어든 점과 앞으로 극복해야 할 체형 변화다. 유영과 이 씨는 몸이 더 자라기 전에 하고 싶은 몇몇 점프를 익히는 것이다. 이 씨는 "앞으로 닥쳐올 힘든 시기를 딸과 도우며 잘 이겨 냈으면 한다"는 말을 남겼다.

다시 눈앞에 보이는 태극 마크, 그리고 국제 대회
지난해까지 국가 대표였던 그는 올해 전국종합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지만 태극 마크를 반환했다. 새로운 규정에 나이가 한 살 어렸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많은 논란이 됐고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유망주 육성 지원 정책'에 따른 특별 규정으로 유영이 태릉에서 훈련할 수 있게 했다. 국가 대표는 랭킹전과 종합선수권대회 성적으로 결정된다. 랭킹전 우승을 차지한 그는 국가 대표를 눈앞에 두고 있다.
"다시 국가 대표가 되면 기쁘죠. 나라를 대표하니까요. 나이가 어려서 국가 대표가 안 됐는데 남은 종합선수권대회도 잘해서 태극 마크를 달았으면 좋겠어요."
나이 때문에 국가 대표가 되지 못했던 유영과 이 씨는 힘든 시기를 보냈다. 큰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훈련할 장소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유영과 이 씨는 '1년만 참자'는 각오로 스케이트 끈을 단단히 묶었다. 그리고 '유영 특별법'으로 큰 짐을 덜었다.
이번 랭킹전에서 유영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를 경험한 언니들과 경쟁했다. 임은수(13, 한강중)와 김예림(13, 도장중)은 유영과 더불어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미래를 책임질 인재로 꼽힌다.
임은수와 김예림은 쇼트프로그램에서 흔들렸지만 유영은 처음부터 끝까지 큰 실수를 피했다. 올해 가장 큰 국내 대회를 휩쓸었다. 이번 랭킹전에는 내년 강원도 강릉시에서 열리는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프레 이벤트인 ISU 4대륙선수권대회 출전권이 걸려 있었다. 유영은 우승을 차지했지만 어린 나이 때문에 출전하지 못한다.
이쯤 되면 국제 대회에 빨리 나가고 싶다는 마음도 생길 듯하다. 유영은 내년 주니어 그랑프리에 출전할 수 있는 나이가 된다. 유영, 임은수, 김예림이 모두 출전하는 2017년 주니어 그랑프리 선발전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6년 뒤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연아 언니처럼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 김연아가 펼친 경기는 많은 이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유영도 이들 가운데 한 명이다. 싱가포르에서 살던 6살 소녀는 김연아의 경기를 보고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꿨다. 유영이 가장 좋아하는 김연아의 프로그램도 이때 연기한 '제임스 본드 메들리'와 '조지 거쉰의 피아노 협주곡 바장조'다.
훈련이 없을 때는 김연아를 비롯한 잘하는 선수들의 동영상을 보며 연구한다. 이번 랭킹전에서 유영은 예전부터 곧잘 하던 타노 점프(손을 머리 위로 올리며 뛰는 점프)를 새로운 무기로 들고 나왔다. 가장 좋아하는 점프인 살코는 4회전으로 뛰는 연습도 한다. 아직 완전하지는 않지만 꼭 정복하고 싶은 기술이다. 최근에는 트리플 악셀도 연습 때 종종 도전하고 있다.
유영은 지난 3월 열린 제 21회 코카콜라 체육대상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 그는 축하 공연 게스트로 출연한 걸그룹 트와이스와 춤을 춰 눈길을 끌었다. 훈련이 없을 때는 트와이스와 BTS(방탄소년단) 등의 노래를 들으며 춤을 추는 것을 좋아한다.
유영의 꿈은 올림픽에만 얽매이지 않았다. 김연아가 그랬듯 자신도 많은 이들이 피겨스케이팅을 할 수 있도록 영향을 주는 선수가 되는 것이다.
"올 시즌 목표는 대회에서 클린 하는 경기를 많이 하는 것이에요. 올림픽 때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연기를 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금메달을 따는 것도 목표죠."
[영상] 유영 인터뷰 ⓒ 촬영 박순호 촬영 감독, 편집 이충훈 기자관련 추천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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