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이슈]'재신임' 슈틸리케, 러시아행 위한 '플랜 A+α'는?
작성일: 2016.11.16 11:36
유현태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공유하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URL복사

[스포티비뉴스=유현태 인턴 기자]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15일 우즈베키스탄전 역전승으로 대한축구협회의 '재신임'을 받았다. '슈틸리케호'는 조 2위로 반환점을 돌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한국은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우즈벡과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A조 리그 5차전에서 2-1로 힘겹게 승리를 따내 3승 1무 1패(승점 10점, 8득점, 6실점)를 기록했다.
결과는 그리 나쁘지 않지만 경기 내용이 문제였다. 슈틸리케 감독의 점유율 축구, 이른바 '플랜 A'의 위력이 떨어졌다.
결과는 그리 나쁘지 않지만 경기 내용이 문제였다. 슈틸리케 감독의 점유율 축구, 이른바 '플랜 A'의 위력이 떨어졌다.
플랜 A는 한 팀이 어떤 축구를 지향하는가 확실하게 보여준다. 슈틸리케 감독은 우즈벡전 뒤 "플랜 A로 상대를 지치게 했기에 김신욱을 투입한 플랜 B가 위력을 떨쳤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분석은 정확하다. 그러나 플랜 B를 위해 존재하는 플랜 A는 없다. 한국은 이란전에서 이미 플랜 B까지 안 먹혀 질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 슈틸리케 감독이 지향하는 '점유율 축구'를 더 세밀하게 가다듬지 않으면 미래는 불투명하다. 플랜 A를 반드시 갈고 닦아야 한다.
◇'양'만큼 중요한 '질'
최근 세계 축구의 흐름을 보면 '점유율 축구'는 대세가 아니다. 점유율이 공격 기회의 '양'은 보장하더라도 '질'은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공은 오래 점유해도 위협적인 찬스를 잡지 못할 수도 있다. 지난달 11일 테헤란 원정에서 한국은 슛 3개(유효 슛 0개)에 그쳤지만 수비적으로 나섰던 이란은 슛 12개(유효 슛 4개)를 기록했다.
A조에 속한 모든 팀은 한국을 맞아 '선 수비 후 역습' 전술을 펼쳤다. 점유율 다툼을 벌이며 정면 승부를 펼치면 객관적 전력에서 앞서는 한국과 어려운 경기를 펼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점유율 축구'를 천명한 한국은 '선 수비 후 역습'을 택한 상대들에게 애를 먹었다. 다행히 중국, 카타르, 우즈벡은 접전 끝에 이겼지만 시리아와 0-0으로 비겼고 이란에 0-1로 졌다. 특히 이란전의 부진은 충격이었다. 우즈벡전에서도 후반전 이재성과 김신욱이 투입되기 전까지 한국의 공격은 답답했다.
좁은 간격을 유지한 상대 수비수와 미드필더에게 막혀 한국 측면 공격수와 미드필더들은 외곽만 맴돌았다. 중앙 공격수들은 고립됐고 무리한 패스는 상대에게 역습의 빌미를 제공했다. 밀집 수비를 깨고 공격의 질을 높이지 않는 이상 한국의 플랜 A는 의미가 없다.
◇밀집 수비의 한복판으로 들어가라
'호랑이를 잡기 위해선 호랑이굴로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밀집 수비를 깨기 위해선 밀집 수비의 한 복판으로 들어가야 한다.
'두 줄 수비'의 강점은 1차 저지선을 두고 후방의 수비수들이 커버 플레이를 빠르게 펼치는 것이다. 우즈벡전에서 상대 중앙 수비수들은 한국 공격을 여유있게 지켜보면서 쫓아다녔다. 후반전 초반까지 우즈벡의 중앙 수비수가 직접 태클을 할 상황이 거의 없었다. 밀집 수비를 깨기 위해 중요한 것은 수비의 형태를 무너뜨리고 시선을 빼앗는 것이다.
밀집 수비를 깨려면 수비수가 움직여야만 하는 위험 지역에 공을 투입해야 한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폭발적으로 공격 템포를 높여야 한다. 밀집 수비 사이에선 두 명 혹은 그 이상의 선수들이 연쇄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수동적으로 패스가 '오길' 기다리는 대신 패스를 주도적으로 '받으러' 움직여야 한다.
선수들이 공을 잡아놓는 방향도 중요하다. 몸을 돌려 공을 받는 것은 상대 수비를 흔들기 위한 몸놀림이 무척 중요하다. 골문을 등지고 공을 받으면 뒤에서 가해지는 압박에 밀려날 수밖에 없다. 공격적으로 공을 잡아놔야 보다 직접적으로 수비를 위협할 수 있고 상대 수비수와 미드필더의 시선을 빼앗을 수 있다. 그러면 다른 곳에서 침투할 수 있는 틈도 생긴다.
우즈벡전에서 밀집 수비를 깨기 위한 실마리를 봤다. 후반 18분 지동원과 교체돼 출전한 이재성이 우즈벡 수비를 뒤흔들었다. 후반 22분 이재성은 남태희와 2대1 패스를 주고받으며 중앙으로 침투했다. 이재성의 돌파에 시선을 빼앗긴 우즈벡은 왼쪽 측면을 완전히 비웠고 공격에 가담한 박주호의 크로스를 받은 남태희가 한국은 귀중한 동점 골을 터뜨렸다. 이재성은 후반 26분에도 180도 돌면서 공을 잡아 둬 우즈벡 수비를 흔들었다. 이재성은 수비에 걸려 넘어졌지만 김신욱이 공을 이어받았다. 이재성의 움직임에 흔들린 우즈벡 수비는 중앙에서 침투한 손흥민을 놓쳤다. 이재성 한 명의 투입으로도 한국의 공격엔 활기가 돌았다.

◇수비, 기초적인 실수 줄여야
세밀한 공격을 펼치지 못해 역습 기회를 내주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 수비수들이 불안한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특히 확실한 볼 처리를 하지 못한 것이 문제다. 기본기에 충실할 때다. 수비수도 미리 주변을 파악하고 다음 플레이를 생각하며 움직여야 한다.
지난달 6일 카타르전에서 전반 15분 홍정호는 크리스티안 소리아에게 페널티킥을 내줬다. 그러나 그 전 장면에서 홍철의 불안한 클리어가 카타르 선수에게 흘렀다. 홍정호가 반칙을 저질렀지만 홍철의 실수가 시발점이 됐다.
후반 21분 홍정호의 퇴장 장면도 마찬가지다. 홍정호는 후방에서 패스미스를 범하면서 위기를 자초했다. 비록 한국의 수비 숫자가 많았지만 수비 라인이 전진해 있었고 소리아가 배후 공간 침투만으로도 수비 라인을 허물 수가 있었다. 홍정호는 퇴장으로 거센 비난에 시달렸지만 사실 반칙으로 끊은 것 자체는 좋은 판단이었다. 오히려 그 전에 저질렀던 패스미스가 더 아팠다.
15일 우즈벡전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나왔다. 전반 25분 김기희의 헤딩 패스는 너무 짧았다. 동료와 우즈벡 선수의 위치를 살피지 않은 결과다. 역시 기초적인 실수다.
수비 불안은 공격의 부진으로도 이어진다. 수비수가 실수할 때마다 동료의 전진은 어려워진다. 실점 위기를 피하기 위해 무게 중심이 뒤로 빠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수비가 든든해야 마음 놓고 공격에 나설 수 있다. 특히나 밀집 수비를 깨기 위해 공격을 펼친다면 팀의 중심은 앞을 향해야 한다.
◇역습에 대비한 수비 전술
슈틸리케호는 최종 예선 내내 역습에 고전했다. 사실 '점유율 축구'를 구사하는 팀은 역습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슈틸리케호가 플랜 A를 고수하는 한 역습에 대한 대비는 반드시 해야 한다. 이에 대한 대책을 낼 수 없다면 나머지 최종 예선도 가시밭길이 될 것이다.
이상적인 해결 방안은 공격을 펼칠 때 세밀하게 패스를 전개하는 것이다. 점유율 축구 자체가 공격 기회를 극대화하는 것과 동시에 상대의 공격 기회를 최소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나 수비 전술의 발전과 함께 이 목적을 달성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수비에 중점을 두고 역습을 펼치는 이른바 '실리 축구'는 실수를 기다린다. 두 줄로 견고하게 수비 블록을 쌓고 방어한다. 그리고 상대가 불안하게 공을 처리했을 때 빠르게 압박을 가하면서 실수를 저지르도록 유도한다.
슈틸리케호 역시 발전한 전술에 발맞춰 점유율 축구의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전방 압박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최근 점유율 축구를 구사하는 팀은 강한 전방 압박을 함께 한다. 맨체스터 시티, FC 바르셀로나 같은 클럽부터 훌렌 로페테기 감독이 새롭게 부임한 스페인 대표팀까지 모두 전방 압박을 점유율 축구의 짝으로 삼고 있다. 한국의 선수 구성과 성향에 맞게 역습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수비 전술을 개발해야 한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현태 기자 yht@spotvnews.co.kr
관련 추천 기사
축구 관련 기사
-
"사과하는데 카메라는 왜 들고 가나, 이걸 콘텐츠로 만드네" 조원희, 월드컵 옌스 비판→독일 찾아가 사과...오히려 역풍 맞았다
2026-08-20
-
[SPO 현장] 조성환 감독 “스탠드에서 바라본 선수들, 오늘 경기보고 많이 느꼈으면”…A팀에 쓴소리 작심발언 쓴소리일까
2026-08-19
-
[SPO 현장] 코리아컵 8강 진출하고 팬들께 “죄송하다…” 이영민 감독이 고개 숙인 이유는?
2026-08-19
-
[현장 REVIEW] 부천, 코리아컵 8강 진출! 부산에 ‘승부차기 혈투 끝 짜릿승’
2026-08-19
-
[오피셜] 나라망신! '대한축구협회에서 성 접대 받았나'…중국축구협회 "관련자 3명 조사 착수, 결과 곧 공개" 공식 발표
2026-08-19
-
'죽음의 조 탈출→1위 16강' 동의대 캡틴 이우창의 무쇠 리더십 "계속 이긴다는 생각, 목표 4강 잡고 왔다"
2026-08-19
추천 콘텐츠
-
‘충격 오피셜’ 세계랭킹 13위 ‘코카인 마약 양성 반응’…무기한 자격 정지 처분 “큰 실수, 전적으로 내 책임” 테니스계 발칵
2026-08-20
-
"2000만 달러 가장 잘못 쓴 사례" 145년 전 선수와 비교라니, 김하성 기록 어떻길래…그래도 희망 있다, 가을야구에서 뒤집는다면+경쟁자도 부진
2026-08-20
-
[오피셜] '대충격' 현역 선수가 마약 적발이라니, '윔블던 준우승 스타' 코카인 양성 반응…"엄청난 실수, 모든 책임 지겠다" 선수 생활 최대 위기
2026-08-20
-
[SPO 현장] 조성환 감독 “스탠드에서 바라본 선수들, 오늘 경기보고 많이 느꼈으면”…A팀에 쓴소리 작심발언 쓴소리일까
2026-08-19
-
[SPO 현장] 코리아컵 8강 진출하고 팬들께 “죄송하다…” 이영민 감독이 고개 숙인 이유는?
2026-08-19
-
'걸그룹 비주얼' 더 빛난다…日 배드민턴 천년돌, 2주 연속 우승하더니 세계선수권까지 → 첫판부터 32분 만에 완승
2026-08-19
많이 본 기사
-
前 KIA 위즈덤 미쳤다, 이러다 21세기 기록까지 깨나… 전광판 직격 초대형 홈런, 맞으면 넘어간다
2026-08-10
-
한국 아이돌 비주얼, 한국 잡는 실력까지…日 배드민턴 초미녀, 코리아마스터즈서 韓 혼합복식 제압 → 2주 연속 우승
2026-08-10
-
안세영에게 '세계선수권 5회 메달리스트' 온다…"17년 만에 안방 개최인데 우승길 험난" 인도 언론은 한숨→홈 이점+시드 호재 얻은 'WC 강자'와 준결승 빅뱅 가능성
2026-08-10
-
문동주 걱정에 울었던 왕옌청, 10승 후 또 MOON 떠올렸다…참 멋진 두 남자의 우정
2026-08-05
-
원태인vs김백산 치열한 진실 공방?…"너 거짓말 좀 하지 마"-"밥 언제 사주실 거예요?"
2026-08-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