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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지-김민구 투썰] 페드로가 스리백에서 더 위협적인 이유

작성일: 2016.11.28 10:44 김덕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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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병지, 김민구 해설위원] 축구 중계는 하프타임 15분을 포함해도 한 경기에 2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이 한경기 해설을 위해 해설위원들이 투자하는 시간은 훨씬 많다. 경기 해설 말고도 많은 얘깃거리들이 오간다. 경기를 앞두고 기본적인 데이터 수집 등 준비 작업을 거치고 출전 엔트리가 공지되면 모은 정보를 수정, 보완해 재배열한다. 경기가 끝난 직후 변화된 전술 포인트를 언급하기에도 방송 시간이 턱없이 부족할 때가 많다. 김병지, 김민구 SPOTV 해설위원이 27일(한국시간)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토트넘전에 대한 총평을 대화 형식으로 정리했다. 이날 첼시가 2-1로 토트넘을 꺾었다.
 
27일 AM 12:00
 
김민구 (이하 구) : 형님, 토트넘이 첼시 홈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마지막으로 이긴 게 1990년이라고 합니다. 25년 세월이네요.
 
김병지 (이하 지) : 이런 징크스 있는 경기는 이상하게 들어가고 나면 꼬인다니까. 잘 되다가도 막판에 엎어지고.
 
구 : 이 기록은 저도 찾아보고 좀 놀랐는데요. 첼시가 완전 토트넘 천적입니다. 첼시가 프리미어리그 개편 이후 가장 많이 이긴 팀이 바로 토트넘이라고 합니다. 물론 1부에 계속 머물러 있어야 되는 것도 있고 해서 변수가 있지만 그래도 다른 어떤 팀보다 많이 이긴 팀이라는 건 놀랐어요.
 
지 : 완전 천적이네. 그런 관계가 있어 축구하다 보면 인정하기 싫은데 징크스가 생겨버려.
 
구 : 그리고 토트넘 팬들 입장에서는 지난 시즌 우승 꿈이 이 곳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좌절돼 마음이 더 아픈 곳입니다. 지난 5월 여기서 첼시와 2-2로 비기면서 레스터 시티의 우승이 확정됐습니다. 
 
지 : 선수들의 휴식일은 첼시가 더 많았지?
 
구 : 네. 첼시는 6일 만의 경기, 토트넘은 4일 만의 경기입니다. 토트넘은 직전 경기가 모나코 원정이었습니다.
 
지 : 이게 진짜 크다니까. 첼시가 리그만 치른다는 게 엄청나게 큰 거야. 다른 팀처럼 주중에 한두경기씩 계속 끼어 있으면 지금처럼 절대 못해. 선수들은 실제 기분이 어떤지 알아? 토트넘 선수들은 ‘아 힘들다, 내일 경기 끝까지 잘 뛸 수 있을까? 요전에 안 좋았던데 또 올라오면’ 이런 걱정하면서 들어오는데 첼시 선수들은 ‘우와 내일이 드디어 경기다. 아 한참 기다렸네. 내일 경기 재밌겠지? 진짜 죽을 듯이 뛰어야지’ 이런 상태라니까.
 
구 : 아 역시 이 1,2일 사이가 엄청 큰가 보네요.
 
지 : 과학적으로 근육이 무리를 하고 48시간 정도 있으면 회복이 돼.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그 이전의 피로나 나쁜 젖산이 ‘회복’된다는 거지. 다시 100% 컨디션으로 충전될 때까지는 또 1,2일 더 걸려. 경기 뛰고 나면 쉬고, 다음날 러닝으로 시작하고 또 다음 경기 대비 전술훈련, 세트피스 등 이런 거 맞추려면 시간이 필요하지.
 
구 : 아, 그럼 기본적으로 좋은 선수들과 좋은 감독이지만 이 리그에 집중한다는 것이 지휘봉 첫 해에는 더 크네요.
 
지 : 그렇지.
 
구 : 첼시 선발 11명은 5경기째 똑같이 냈고 오늘도 아마 그대로 나올 겁니다.
 
지 ; 바꿀 이유가 없지.
 
▲ 스리백으로 변화한 첼시.

27일 AM 01:30
 
구 : 억, 형님 토트넘이 스리백에 양쪽 윙백을 오른쪽에 워커, 왼쪽에 손흥민으로 놓는다는데요?
 
지 : 진짜? 그거 안될 거 같은데? 공식 홈페이지에 그렇게 떴어?
 
구 : 네. 현재 왼쪽 수비 대니 로즈, 벤 데이비스가 둘 다 각각 징계, 부상으로 못 뛰는 상황입니다. 주력 좋고 측면 타고 활발하게 움직이는 손흥민 깜짝 카드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지 : 만약 진짜 그렇게 나오면 내 생각에는 힘들 것 같아. 빠르고 많이 뛰고 이런 것도 중요한데 기본적으로 수비 센스가 있어야 돼.  신체적 능력이 좋은 공격수는 기본 수비 개념이 없는데 윙백 넣었다가 박살나는 거 진짜 많이 봤거든. 공격수가 그거 냄새 맡으면 거기부터 노려. 모제스가 진짜 특이한 거야. 더군다나 첼시 상대로 원정인데 이런 준비 안 된 도박을 한다? 나는 좀 아닐 것 같아.
 
구 : 아스널 전에서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커버하는 다이어가 후방 빌드업할 때라던지 센터백 사이로 내려와서 스리백 형태로 수비를 해본 적이 있기는 한데요. 이 정도로는 많이 부족한가요?
 
지 : 만약 그렇게 되면 제일 잘나가는 스리백 대 급조된 스리백으로 윙백 싸움까지 해야 되는데 그게 될까?
 
 
27일 AM 05:00
 
지 : 우와 수준 높은 경기다. 넣은 골들도 다 클래스가 있고 경기 내용도 굉장히 좋네.
 
구 : 저는 콘테 감독 3-4-3 전형으로 바꾼 이후에 모제스는 당연하지만 가장 큰 수혜를 받은 선수가 페드로 선수 같습니다. 페드로 선수는, 물론 수준급 스피드와 드리블링이 강점이지만 피지컬 괴물이 뺨치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엄청나게 빠르다거나 수비수를 압도하는 직선적인, 파괴적인 드리블을 치지는 않거든요. 이 선수의 가장 큰 장점은 양발을 쓰고 주어진 상황을 수비를 상대로 써먹는 영리함이 있어요. 그래서 넓은 공간에서 1대1 대결을 하는 것보다는 주변 선수들이 있을 때 1대1, 패스, 슈팅 등 이렇게 경우의 수가 많은 상황에서 수비와 가위바위보 싸움을 할 때 더 무서운 선수인데 예전 포백보다 현재 스리백 체제에서 페드로가 좋아하는 상황이 훨씬 더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지 : 그건 전술적으로 굉장히 일리있는 이야기다. 왜 그러냐면 예를 들어서 방금 그 포인트에서 반대되는 선수가 손흥민 선수잖아. 나는 경기 뛸 때 우리 팀에 손흥민 같은 유형의 선수가 사이드에서 공을 잡으면 동료한테 도와주러 가지 마라 그래.
 
구 : 아, 오히려 수비 달고 들어와서 공간 협소해지고 그러면 오히려 장점이 마이너스가 되니까?
 
지 : 그렇지. 선수간 간격 유지가 현대 축구의 기본인데 반대로 공간, 특히 뒤로 달리기 좋아하는 선수는 그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나을 때가 있어. 그리고 아까 이야기로 돌아가서, 페드로가 포백보다 스리백에서 민구가 말한 상황이 훨씬 더 많을 수밖에 없지. 지금 스리백 자체가 더 많은 선수를 전방에 운용할 수 있게 해주니까. 예전 스리백 개념하고도 다른 것 같아. 2016년 스리백들은 다 변형 움직임이 바탕이 돼. 최대한 많은 수의 선수를 공격적으로 배치하기 위해 기묘한 수들을 써. 그 밸런스가 가장 좋기 때문에 콘테 감독이 7연승하고 있는 거지. 리그만 하면 되니까 그 밸런스 유지하기도 제일 좋고. 
 
구 : 페드로가 더 좋아하는 상황에서 이제 도와주러 올라오는 선수들이 왼쪽의 알론소, 오른쪽에 모제스가 있네요. 아, 페드로가 이용할 만한 공격적인 상황이 펑펑 터지는 거네요. 오늘도 골이 페드로와 제스였네요..
 
지 ; 오늘 경기는 수준 높은 경기라서 보는 동안 너무 재밌더라.
 
구 : 저도 너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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