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아섭은 2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과 시범경기에서 생애 처음으로 중견수로 출전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돔, 김건일 기자] "좌익수 공도 잡아야죠."

손아섭은 2007년 프로 데뷔 이후 줄곧 코너 외야수로만 뛰었다. 최근에는 우익수만 맡았다. 2014년 120경기, 2015년 113경기, 지난해엔 143경기로 우익수로 출전했다. 국제 대회에서도 우익수로 나섰다.

2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와 시범경기는 손아섭(28, 롯데)의 선수 인생에 한 획을 그은 이벤트다. 손아섭은 우익수가 아니라 중견수로 출전했다. 중견수 전준우가 우익수로 갔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시즌 내내 모든 선수가 고정으로 뛸 수 없으므로 돌발 상황 대비책이다. 캠프에서 구상했다. 전준우는 캠프 때 이미 우익수 훈련을 했다. 손아섭은 WBC 차출 때문에 훈련은 하지 못했지만 잘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손아섭은 설레는 생애 첫 중견수 출전을 앞두고 긴장과 충만한 의욕이 함께했다.

"(중견수 출전은) 야구하면서 처음이다. 어떨까 궁금하기도 했다. 학교 때도 좌익수 우익수밖에 안 봤다. 중견수가 우익수보다 수비 범위가 넓기 때문에 걱정이지만 한편으로는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부담 갖지 않고 실수 없이 했으면 좋겠다. 단순하게 생각하려고 한다. 어떨지 궁금하다. 어려울 것 같긴 하다"며 공이 오지 않을 수 있다는 말엔 "아, 좌익수 공도 (내가) 잡겠다"고 씩 웃었다.

손아섭은 "넓은 곳에서 망신만 당하지 말자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손아섭은 걱정과 달리 중견수 데뷔전을 실수 없이 깔끔하게 마쳤다. 2회 1사 3루에서 박동원의 뜬공을 처리했다. 타구가 깊어 3루 주자를 홈에서 잡지는 못했다. 3회엔 채태인의 뜬공을 안정적으로 잡았다. 5회 수비에 앞서 나경민과 교체됐다.

손아섭은 정보명 롯데 외야 수비 코치의 권유로 중견수 수비를 받아들였다.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뭐든지 좋다"며 "중견수로 뛸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면 내 가치도 오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손아섭은 올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전준우는 "(중견수 수비는) 발이 빠르다고 다 되는 건 아니다. 경험이 중요하다. (손)아섭이라면 무리 없이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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