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른 호수'의 저스틴 전 감독. 제공|유니버설 픽쳐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영화 '푸른 호수'의 저스틴 전 감독이 윤여정에게 "진정한 예술가"라며 찬사를 보냈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월드 시네마 부문에 초청된 영화 '푸른 호수'의 감독 겸 배우 저스틴 전이 12일 오전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부산을 찾지 못한 그는 '푸른 호수'에 대한 관심에 감사를 표했다.

한국계 미국인인 저스틴 전은 '국' '미쓰퍼플' 등으로 미국 내 이방인들의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그려 온 감독이자 배우. '트와일라잇' 시리즈에 출연했으며, 한국인 쌍둥이 자매 입양아의 이야기를 다룬 '트윈스터즈'의 총괄 프로듀서를 맡은 바 있다. 이민호 윤여정 정은채 등이 출연한 애플TV '파친코'의 공동 감독이기도 했다.

저스틴 전 감독은 "아름다운 부산국제영화제와 함께하게 되어 정말 기쁘다. 2009년에 영화제를 방문한 적이 있었고, 2년 전에는 '미쓰퍼플'이 상영된 적 있었기 때문에 처음 인사드리는 것은 아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아름답고 세계적인 페스티벌이라고 생각한다"며 "팬데믹만 아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쉽다"고 미국 현지에서 온라인으로 만남을 갖게 된 아쉬움을 드러냈다.

저스틴 전이 감독과 주연을 겸한 '푸른 호수'는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입양됐지만 억울한 이유로 강제 추방 위기에 놓인 남자 ‘안토니오(저스틴 전)’와 그의 모든 것인 아내 ‘캐시(알리시아 비칸데르)’, 딸 ‘제시(시드니 코왈스키)'의 스토리를 통해 부당한 현실 앞에 가족을 지키려는 한 남자의 뜨거운 드라마를 펼쳐낸 작품이다. 제74회 칸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이어 이번 부산국제영화제 월드 시네마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 '푸른 호수'의 저스틴 전 감독. 제공|유니버설 픽쳐스
그는 "나를 이 이야기에서 분리할 수 없었다. 백인들 사이에 둘러싸인 환경 속에서 아시안 아메리칸으로서 한국 사람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성장하면서 늘 자문해왔다. '내가 여기 있을 수 있는 것일까, 왜 미국에 있는 걸까' 항상 내 영화에서 그런 질문들을 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저스틴 전은 "아시안 아메리칸 영화, 한국계 미국인에 대한 영화를 미국에서 찍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에 대한 애정, 관심, 이야기를 미국 사람들에게 전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BTS나 '오징어 게임', '기생충' 등 한국의 콘텐츠가 많이 알려지면서 국제적으로 인식이 높아지고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는지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나의 목표는 사람들에게 한국인들의 감정, 정서에 대해서 보여주고 싶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푸른 호수'에서 한국에서 온 입양아 데이비드를 연기한 그는 "나는 입양인이 아니다. 죽어도 그 입양인들이 어떤 삶을 사는지 모를 것"이라며 극중 가족을 위한 선택을 거듭하는 캐릭터에 대해 "리서치를 하고 많은 입양인들을 만나 느낀 것은 어디로 입양이 될 것인지, 부모가 누가 될 것인지 그들은 선택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내 가족을 선택한다는 것 자체가 강력한 메시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스토리텔링에 대한 독특한 나만의 색깔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 '푸른 호수'의 저스틴 전 감독. 제공|유니버설 픽쳐스
'푸른 호수'는 공개 이후 '제 2의 미나리'라고도 언급되며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 가운데 저스틴 전 감독은 차기작 '파친코'에서 '미나리'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윤여정과 호흡을 맞춰 더욱 눈길을 모은다.

저스틴 전 감독은 "윤여정 선생님을 너무너무 사랑한다. 그녀는 최고"라고 찬사를 보내며 "그 분은 돈을 못 벌 때도 연기를 계속하셨던 분이다.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너무나 성공적으로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윤여정 배우는 그 속에서도 진정한 예술가라고 생각한다. 일을 사랑하고 일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이다. 내면이 친절하고 개방적이고 넓고 큰 분이다. 또한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점이 있으면 타협하는 것이 아닌, 직설적으로 고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윤여정 배우와) 같이 일하게 된 것은 나에게 행운"이라며 "부산 영도에서 촬영을 했는데 석양이 내리는 시점에 3~40분을 원테이크로 담아내려고 했다. 해변 쪽으로 걸어가면서 감정 연기가 필요한 장면이었다. 어려운 촬영이었고, 이때 촬영 방식에 대해 저에게 화를 내셨다"고 에피소드를 공개하기도. 저스틴 전 감독은 이어 윤여정에 대해 "어머니 같은 분이었는데 많은 것을 가르쳐 주셨고, 그분이 지적하신 것은 항상 옳았다. 또한 늘 열린 마음으로 경청해 주셨다"며 "'파친코' 촬영의 소중한 경험을 영원히 간직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저스틴 전 감독의 '푸른 호수'는 13일 개봉했다. 한편 제 26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5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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