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토 GP의 상징이었던 발렌티노 로시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모토 GP에서 바이크를 타고 레이스를 펼치는 것은 어린 시절부터 제 꿈이었습니다. 언제나 제 인생에서 첫 번째 열정이었죠."

'모터사이클 황제' 발렌티노 로시(42. 이탈리아)가 기나긴 레이스 인생에 마침표를 찍었다. 로시는 지난 14일(한국 시간) 스페인 발렌시아 리카르도 토르모 서킷에서 막을 내린 2021년 모토 GP 파이널에서 최종 10위에 올랐다.

그는 시즌이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 8월 은퇴를 시사했다. 로시는 "올 시즌 챔피언에 등극해도 이러한 결심(은퇴)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못을 박았다.

로시는 '모토 GP의 슈마허'로 불릴 정도로 모터사이클 레이싱의 상징이었다. 자신이 출전한 대회에서 통산 115번이나 우승했고 모토 GP에서는 7회 정상에 등극했다.

▲ 발렌티노 로시

아버지의 영향으로 모터 레이서의 길을 선택한 그는 불혹이 넘을 때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모터레이싱은 사고 발생이 빈번하고 부상 위험이 크다. 모토 GP에서 활약하는 상당수의 선수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에 선수 생활을 마감한다.

이에 비해 로시는 철저한 자기관리로 오랫동안 레이싱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는 지난 14일 미국의 스포츠전문매체인 CNN을 비롯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모토 GP에서 바이크를 타고 레이스를 펼치는 것은 어린 시절부터의 꿈이었다. 2~3년 전만 해도 (은퇴를) 망설였지만 지금은 준비가 됐다"며 은퇴의 뜻을 드러냈다.

이어 "부모님과 친구들은 내가 선수 생활을 계속해야 한다며 격려했다. 그러나 나는 그들을 설득했고 지금은 바이크에서 내릴 때가 됐다"라며 덧붙였다.

치열하게 경쟁해온 라이벌들에 대한 격려도 놓치지 않았다. 로시는 "나는 훌륭한 라이벌들과 경쟁했고 이를 즐겼다"며 "이기고 질 때도 있었지만 항상 멋진 경쟁이었다"고 말했다.

모토 GP는 아직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유럽은 물론 아시아 지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모토 GP가 자동차 레이싱의 대명사인 F1만큼 대중들의 관심을 얻자 로시의 인지도도 크게 뛰어올랐다.

로시는 모토 GP의 미래에 대해 "이탈리아는 프란체스코 바냐이아 등을 비롯한 뛰어난 라이더들이 여전히 많다. 나는 그들을 응원할 것"이라며 같은 국적의 후배들을 격려했다.

▲ 46번은 발렌티노 로시의 상징 번호다.

26년간 레이싱을 펼쳐온 로시에게 가장 가슴 아픈 기억은 동료였던 마르코 시몬첼리(이탈리아, 1987~2011)의 죽음이다. 시몬첼리는 2011년 말레이시아 그랑프리에서 경기 도중 뜻하지 않은 사고로 24살의 젊은 나이에 요절했다.

로시는 "모토 GP는 마르코 같은 뛰어난 라이더를 잃었지만 그에 대한 기억은 찬란하다. 그는 재미있는 사람이었고 항상 긍정적이었다"라며 옛 동료를 추모했다.

모토 GP를 떠난 로시는 새로운 레이싱에 도전한다. 바이크에서 내려온 대신 자동차의 핸들을 잡는다. 그는 "내년에는 바이크가 아닌 카레이서로 레이싱을 펼치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는 "카레이싱은 나의 또 다른 열정이다. 새로운 가능성이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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