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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캅 "곤자가 다음, 헌트·노게이라·넬슨 복수전 기대해"

작성일: 2015.04.09 05:30 이교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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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V NEWS=이교덕 기자] 하이킥 스피드는 예전 같지 않다. 상대를 움찔하게 만드는 살기 어린 눈빛은 보기 힘들다. 링과 케이지를 장악하는 카리스마도 무뎌졌다. 만 40세의 노장 미르코 크로캅은 세계 최강의 파이터가 되기엔 너무 노쇠했다.

"오전 10시쯤 일어나서 개를 산책시키고 커피숍에서 커피, 차, 주스를 마시겠지. 점심을 먹고 오후에 낮잠을 잔 후 5~6시쯤 깨어나 아이들과 놀아주고 친구들과 카드게임을 하다가 집으로 돌아와 TV를 보면서 잠드는 삶. 일도 하지 않고 그렇게 살 수 있다."

오는 12일(한국시간) 'UFC 파이트 나이트(UFN, UFC FIGHT NIGHT) 64' 출전을 앞두고 UFC 공식홈페이지(UFC.com)와 인터뷰에서 크로캅은 케이지를 떠난 뒤 '덩치 큰 동네 아저씨'가 되는 인생을 잠시 상상해봤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가로저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잘 안다. 난 야생의 남자다. 2~3개월 후에는 오만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은퇴하기엔 아직 정신적으로 젊다. 돈이 문제가 아니다. 여유롭게 살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돈도 벌어놓았다. 난 아주 똑똑하진 않지만, 그런대로 똑똑한 편이다. 다른 사람들처럼 돈을 흥청망청 쓰지 않았다. 돈을 모으는 방법을 언제나 고민했다.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나 난 경쟁을 즐기고 모험을 사랑한다."

가브리엘 곤자가와 8년 만에 다시 만나는 크로캅, 그의 불꽃은 여전히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물론 은퇴를 고민한 때도 있었다. 2011년 10월 UFC 137 로이 넬슨 전에서 패하고 UFC에서 퇴출당했을 때, 선수생활을 이대로 끝내야 하나 생각했다. 경기 전 당한 이두근과 인대의 파열 부상 때문에 다시 글러브를 끼지 못할까 걱정했다.

"핑계를 대는 것처럼 보이고 싶지 않다. 이전에도 여러 번 말했지만, 심각한 부상을 안고 UFC 마지막 경기를 뛰었다. 넬슨 전을 준비하는 마지막 스파링, 마지막 라운드에 일어난 일이었다. 스파링 파트너였던 팻 배리의 머리에 훅을 적중시켜 그를 엉덩방아 찧게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이두근과 인대에 아찔한 통증을 느꼈다. 그날 밤 의사에게 찾아갔더니 긴급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난 경기 출전을 결심했다. 수술을 하면 6~9개월 동안의 회복기간이 필요했다. 다음 경기를 마냥 기다리기 싫었다."

무리한 출전은 독이 돼 돌아왔다. 넬슨에게 3라운드 TKO패를 당하고 받은 수술이 어떤 결과를 가지고 올지 아무도 몰랐다. 크로캅이 "승리로 마지막 인사를 하고 싶었지만 오늘은 넬슨이 더 강했다. 종합격투기와 UFC를 떠난다는 게 힘들다"며 은퇴를 암시하는 인터뷰를 한 시기였다.

"경기 후 낙담하고 있었다. 수술결과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다.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든 아니든 다시 경기를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결국 다시 돌아왔다. 2012년 3월, 9년 만에 킥복싱 경기에 나서면서 시동을 다시 걸었다. 2013년 3월엔 'K-1 월드그랑프리 2012'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2014년 8월 '이노키 게놈 파이트2'에서 이시이 사토시에 승리해 헤비급 챔피언에도 올랐다. 옥타곤을 떠난 후 킥복싱 전적 7승 1패, 종합격투기 전적 3승 1패를 기록하며 아직 건재함을 입증했다.

크로캅은 "결국 회복하고 새롭게 강해졌다. 그래서 여기 다시 돌아왔다. 지금 이 순간, 난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크로캅은 UFC로 다시 돌아온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UFC는 UFC다. 프라이드는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최고의 단체였다. 내가 프라이드를 떠나고, UFC가 프라이드를 인수했다. 지금은 UFC가 종합격투기의 모든 것이다. 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유일한 글로벌 단체다. 모두가 UFC에서 싸우길 원한다. UFC에선 톱클래스 파이터들이 활동한다. UFC 벨트가 세계 최강을 상징한다. 다른 단체를 불쾌하게 할 의도는 없다. 하지만 이것이 모두가 아는 진실이다."

옥타곤 복귀의 또 다른 이유는 뼈아픈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서였다. 그가 2007년 4월, 정확히 8년 전 치명적인 하이킥 실신 KO패를 안긴 곤자가를 UFC 복귀전 첫 상대로 지목한 이유기도 하다.

"재대결을 원했다"는 그는 "몇몇 젊은 파이터와 싸우는 건 내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 나를 끓어오르게 하지 못한다. 곤자가는 다르다. 곤자가와 로이 넬슨, 마크 헌트,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와 같은 UFC 헤비급 파이터들은 내 심장을 뛰게 한다"며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지켜보자. 한 걸음 한 걸음씩 가보자. 처음은 곤자가다. 그에게 설욕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는 각오를 다졌다.

그는 '복수혈전' 1탄에 이어 2, 3, 4탄 시나리오까지 쓰고 있었다.

3년 6개월 만에 옥타곤 복귀, 그는 여전히 자신만만하다. "마흔 살이지만 컨디션이 좋다. 열심히 훈련했다. 난 프로파이터다. 내 앞에 있는 상대를 깨부술 수 있다는 믿음이 없다면 모험 속으로 뛰어들지 않았을 것이다. 모든 남자들은 굳건히 서서 현실과 대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지금 그렇다. 물론 UFC에서 반드시 승리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모두 터프한 상대들이다. 그러나 그들을 이길 가능성만 있다면, 내겐 그걸로 충분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은퇴'라는 단어를 떠올리지 않는다. 1996년 K-1 무대에 처음 선 후 약 20년 동안 승부의 세계에 살아왔다. 아직도 뼛속까지 파이터라고 믿는다.

"격투기와 살았다. 그것이 내 인생이다. 격투기를 정말 사랑한다. 훈련이 즐겁다. 감상적인 말로 들리지 않길 바란다. 은퇴를 결심할 때, 내 한 부분이 죽는 느낌일 것 같다. 훈련은 힘들지만, 견디며 살아왔다. 사람들은 내 인생이 고통의 연속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진실이 아니다. 하루 두 번 훈련을 소화하고 스케줄대로 생활하는 것에 행복을 느낀다. 여전히 내 안에서 힘을 느낀다. 옥타곤에서 내 손이 올라갈 때 돈으로 살 수 없는 기쁨이 찾아온다."

그는 즐길 준비도, 이길 준비도 됐다. 드디어 옥타곤으로 와일드보이가 걸어 들어온다.

■ UFC FIGHT NIGHT 64 메인카드
2015년 4월 12일 새벽 4시(한국시간) SPOTV 2 생중계
폴란드 크라카우 아레나

[헤비급] 미르코 크로캅 vs 가브리엘 곤자가
[라이트헤비급] 지미 마누와 vs 얀 블란코비츠
[웰터급] 파웰 폴락 vs 쉘던 웨스트콧
[여성 스트로급] 조앤 칼더우드 vs 마리나 모로즈

[사진] 크로캅을 하이킥으로 KO시키는 곤자가 ⓒGettyImages
[영상] ⓒSPOTV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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