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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 12억 "시민구단 창단? 원하면 사재 출연해서 만들면 될 일" 또 시민구단 창단 움직임...삼척시민축구단, 12일 발대식

작성일: 2026.08.14 00:38 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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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삼척시
▲ 출처 삼척시

[스포티비뉴스=신인섭 기자] ‘시민구단’이라는 이름 아래 또 하나의 세금 구단이 만들어질 준비를 하고 있다. 강원 삼척시가 연간 12억 원 안팎의 예산을 투입해 K4리그 시민축구단 창단을 추진하면서 지역사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삼척시는 최근 ‘삼척시민축구단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입법예고하고 본격적인 창단 절차에 들어갔다. 입법예고 기간은 지난 10일부터 오는 31일까지다. 시는 조례 제정과 법인 설립, K4리그 참가 신청 등을 마친 뒤 2027년부터 리그에 참가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인 일정도 이미 나왔다. 삼척시민축구단 창단추진위원회는 지난 12일 발대식을 열었다. 이후 8~9월 법인 설립과 리그 참가를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9월에는 K4리그 참가 신청에 나설 예정이다. 대한축구협회의 심사를 통과하면 12월부터 선수단을 구성해 2027년 1월 정식으로 구단을 창단한다는 구상이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돈이다. 삼척시가 예상한 시민구단의 연간 운영비는 약 12억 원이다. 창단 초기에는 입장권이나 광고, 후원 등 구단 자체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대부분의 비용은 결국 시 예산으로 충당될 가능성이 크다.

세부적으로 보면 선수 연봉에 1억7,500만 원, 감독과 코치 등 지도자 연봉에 1억1,000만 원이 들어간다. 선수 훈련수당은 7,800만 원, 승리수당은 9,600만 원, 출전수당은 4,800만 원으로 잡혔다.

여기에 행정직원 급여 1억4,000만 원, 원정경기 경비와 홈경기 운영비 각각 4,500만 원, 홍보·마케팅 비용 6,000만 원도 포함됐다. 피복과 훈련용품에 5,000만 원, 기타 운영비에는 2억300만 원이 책정됐다. 유소년팀 운영에도 1억2,000만 원이 들어간다. 모두 합하면 12억 원에 이른다.

▲ 출처 김지영 의원 SNS 게시글 바탕 챗gpt 생성 이미지
▲ 출처 김지영 의원 SNS 게시글 바탕 챗gpt 생성 이미지

삼척시는 이 돈이 단순한 지출이 아니라 지역을 위한 투자라고 보고 있다. 선수와 스태프들이 삼척에서 생활하면서 숙박과 음식 등에 돈을 쓰고, 홈경기를 위해 원정 선수단과 팬들이 방문하면 지역 상권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척시민축구단’이라는 이름이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도시 홍보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홈경기와 각종 미디어 노출을 통해 삼척이라는 도시를 더 많이 알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일자리와 인구 증가 효과도 내세우고 있다. 시는 20~30대 선수 약 30명과 스태프가 삼척으로 전입하면 인구 증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구단과 관련해 35~40명을 직접 고용하고, 여기에 간접적으로 생기는 일자리까지 더하면 연간 50명 이상에게 고용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역 유소년 선수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K4리그 구단이 유소년팀을 운영하게 되면 삼척 지역 선수들이 다른 지역으로 떠나지 않고 축구를 계속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런 효과가 정말 연간 12억 원의 세금 투입만큼 큰 결과로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실제로 최근 국내 시민구단들은 ‘세금으로 운영되는 구단’이라는 비판을 자주 받고 있다. 자체적으로 돈을 벌기보다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에 크게 의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2026시즌 K리그 1·2부 29개 구단 가운데 시·도민구단은 17개에 달한다. 이들 구단에 들어가는 지방자치단체 예산도 상당하다. 시민구단 하나를 운영하기 위해 매년 적지 않은 세금이 들어가는 구조가 이미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 ⓒ한국프로축구연맹

문제는 단순히 돈만 많이 들어간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일부 시민구단에서는 관리 부실과 회계 문제가 반복되면서 비판이 커졌다.

대표적으로 김포FC에서는 직원의 공금 횡령 정황이 수십억 원대로 커지면서 큰 논란이 일었다. 시민 세금이 들어가는 구단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점에서 시민구단의 회계와 운영을 더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시·도민구단 관계자들의 해외 출장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일부 구단 대표자들이 멕시코 칸쿤 등이 포함된 해외 일정을 소화하면서 비즈니스석 비용을 구단 예산으로 사용한 사실이 알려졌다. 결국 시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구단 관계자들이 적절하지 않은 지출을 했다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삼척시민축구단 창단을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선 인물이 김지영 삼척시의원이다. 김 의원은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시민구단 창단 계획과 관련한 문제점을 계속 지적하며 시의 설명을 요구하고 있다.

김 의원은 “연간 12억 원 넘는 혈세를 쓰겠다면서 사단법인을 따로 만들어 마치 민간 기관인 것처럼 ‘삼척시민축구단’이라고 부르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추진위원들이 사재를 출연해서 만들면 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창단 과정에서 시민들의 의견을 제대로 물었느냐는 문제도 제기했다. 김 의원은 “박상수 시장의 공약사항이라는 이유로 시민들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추진하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다른 시민 사업과 비교해 축구단에 들어가는 예산이 너무 크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1,1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여하는 평생학습관 정기 교육 프로그램의 연간 예산은 약 3억5,000만 원”이라며 연간 12억 원이 들어갈 시민축구단과 비교했다.

▲ 출처 김지영 의원 SNS
▲ 출처 김지영 의원 SNS

삼척시는 이미 여자핸드볼, 육상, 궁도 등 3개 직장운동경기부를 운영하고 있다. 선수와 관계자 규모는 모두 32명 수준이다. 여기에 최근 소프트테니스팀 창단까지 결정된 상황에서 축구팀까지 추가하는 것이 맞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 의원은 “이걸 또 일자리 창출이라고 할 것인지 묻고 싶다”며 “도대체 누구의 발상인지, 어떤 경로로 시장 공약이 됐는지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축구단 창단이 정말 시민들에게 필요한 사업인지 먼저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입법예고 과정도 문제로 지적했다. 김 의원은 “시민축구단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표명한 의원은 나를 제외하면 없다”며 현재 방식대로라면 지원 조례안이 그대로 통과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삼척시는 조례 입법예고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지난 12일 이미 창단추진위원회 발대식을 열었다. 아직 시민들의 의견을 받는 절차가 끝나지 않았는데도 창단 일정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삼척시는 시민축구단이 만들어지면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도시 홍보와 일자리 창출, 유소년 육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론 이런 효과가 실제로 나타날 수도 있다. 다만 아직 구단이 만들어지지 않은 만큼 어디까지나 예상일 뿐이고, 반대로 매년 12억 원가량의 예산이 들어간다는 점은 확실하다.

▲ 출처 김지영 의원 SNS
▲ 출처 김지영 의원 SNS

한 번 구단이 만들어지면 운영을 쉽게 멈추기도 어렵다. 선수와 지도자 연봉, 사무국 운영비, 경기 진행비 등 매년 꾸준히 돈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성적을 내기 위해 더 좋은 선수를 데려오거나 상위 리그 진출을 노리게 되면 예산은 지금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결국 핵심은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느냐다. 최근 여러 시민구단이 방만 운영과 횡령, 외유성 출장 등으로 비판을 받은 만큼 “지역 홍보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 시민의 이름을 걸고 시민의 세금을 쓰는 구단이라면, 창단에 앞서 왜 필요한지, 매년 들어갈 돈을 감당할 수 있는지,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부터 충분히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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