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축구 매우 안 좋은 상황" 박지성도 무거운 입 열었다…'심판 접대' 파문 속 KFA 대수술 착수→선거인단 100배 확대+전자투표까지 도입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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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외국인 심판 접대 의혹'으로 한국 축구가 신뢰의 위기에 놓인 가운데 박지성 K-축구 혁신위원회 공동위원장이 대한축구협회 쇄신에 속도를 낸다.
첫 단추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이후 공석이 된 축구협회장 선거다.
기존 200여 명에 불과했던 선거인단을 약 2만 명으로 무려 100배 늘리고 전자투표 등 새로운 투표 방식까지 도입해 올해 안에 새 회장을 선출한다는 구상이다.
혁신위는 11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대회의실에서 박지성 공동위원장 주재로 회의를 열고 축구협회장 선거 관련 후속 조치와 주요 논의 결과를 발표했다.
박 위원장은 "대한축구협회는 선거인단 확대 권고안을 수용해 조속히 정관 개정 등 후속 절차를 밟고 연내 투명하고 민주적인 선거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혁신위가 가장 먼저 손을 댄 건 선거인단 규모다.
지난 4일 비대면 영상회의를 통해 전문 선수와 동호인, 지도자 각각 4000~6000여 명과 등록 심판 3000여 명, 기타 1000여 명 등을 포함해 전체 선거인단을 약 2만 명으로 확대하는 권고안을 마련했다.
기존 선거인단은 200여 명 안팎에 그쳤었다.
혁신위 구상대로라면 단순 계산으로도 '투표 풀'이 100배가량이나 늘어나는 셈이다.
소수 축구인이 협회장을 결정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선수와 지도자, 심판, 동호인 등 축구 현장을 구성하는 다양한 주체에게 직접 투표권을 부여해 선거의 대표성과 투명성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축구협회도 혁신위 권고를 받아들였다.
선거인단 확대를 위한 정관 개정 등 후속 절차에 착수하고 새 선거 제도를 구체화할 예정이다.
목표는 '연내 선거'다.
박 위원장은 "절차상 준비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아무리 늦어도 올해를 넘기지 않아야 한다는 게 위원들의 생각"이라며 "협회도 조속히 선거를 치르고 싶어 하고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올해 안에 진행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다만 선거인단을 큰 폭으로 확대하는 만큼 투표 방식에도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
2만 명에 가까운 인원이 참여하는 선거를 기존 방식 그대로 치르기엔 현실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박 위원장 역시 "2만 명 안팎의 선거인단 규모를 고려할 때 기존 선거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전자투표든 온라인투표든 새로운 시스템 도입을 실무진과 논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혁신위 내부에서는 지역별 키오스크를 활용한 전자투표 방식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권자가 각 지역 투표소를 직접 찾아 종이 투표지 대신 전자기기로 원하는 후보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온라인투표와 달리 지정된 장소에서 본인 확인을 거쳐 투표할 수 있어 비밀투표 원칙을 보장하면서 대규모 선거인단을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전국에 투표소를 마련하고 장비와 관리 인력을 배치해야 하는 만큼 적지 않은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정부와 대한체육회는 축구협회장 선거에 필요한 행정·재정적 지원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할 계획이다.
이날 박 위원장에게는 선거 개혁 못지않게 무거운 질문도 던져졌다.
최근 축구계를 뒤흔든 대한축구협회의 과거 외국인 심판 및 감독관을 향한 '접대 의혹'이다.
10여 년 전 문화체육관광부 감사 과정에서 관련 정황이 포착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축구협회의 과거 행정과 내부 관리 체계를 둘러싼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박 위원장은 구체적인 언급에는 신중했다.
해당 의혹이 혁신위가 직접 다룰 사안은 아니라면서도 한국 축구가 처한 상황 자체는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박 위원장은 "혁신위에서 직접 다룰 사안은 아니어서 구체적인 의견을 내놓기는 어렵다"며 "하나 축구계가 매우 안 좋은 사태에 직면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이번 논란을 넘기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핵심은 '신뢰 회복'이다.
박 위원장은 "향후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쉽게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무너진 신뢰를 어떻게 다시 구축하고 앞으로 나아갈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혁신위가 추진하는 축구협회장 선거 개혁 또한 결국 신뢰 회복이라는 큰 틀과 맞닿아 있다.
선거인단을 200명에서 2만 명으로 대폭 늘려 보다 많은 축구인이 의사결정에 참여하도록 하고, 그동안 폐쇄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축구협회 행정 구조를 단계적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작업도 병행한다.
혁신위는 오는 19일 오후 2시 충남 천안 코리아풋볼파크 스타디움 대강당에서 제7차 회의를 겸한 '열린 경청회'를 개최한다.
선수와 지도자 등 축구 경기인은 물론 팬들도 경청회에 참여할 수 있다. 유소년 선수 육성 방안을 비롯해 한국 축구가 안고 있는 여러 현안을 놓고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할 예정이다.
월드컵 이후 수장이 공석이 된 축구협회는 이제 새로운 출발점을 앞두고 있다.
과거 200여 명이 행사했던 한 표의 권한을 약 2만 명에게까지 넓히고 투표 방식 역시 아울러 뜯어고치는 대대적인 혁신 행보다.
여기에 '심판 향응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차기 회장 선거가 갖는 무게는 한층 커졌다.
박지성이 강조한 '무너진 신뢰의 재건'이 구호에 머물지 않고 실제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국내 축구 팬들 시선이 연내 치러질 축구협회장 선거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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