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한국서 너무 고독했다” 논란 퇴출 후 마이너리그 최고 투수로 각성… 한국이 잘못 다뤘나

작성일: 2026.08.17 21:37 김태우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올 시즌 퍼시픽코스트리그 다승과 평균자책점에서 모두 선두를 달리고 있는 콜 어빈
▲ 올 시즌 퍼시픽코스트리그 다승과 평균자책점에서 모두 선두를 달리고 있는 콜 어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도대체 이 투수가 왜 한국에 온 거야”

2025년 시즌을 앞두고 각 구단의 새로운 외국인 선수들이 속속 발표될 때, 많은 관계자들은 두산의 새 외국인 투수인 콜 어빈(32·LA 다저스·이하 콜어빈)의 소식에 놀라움을 드러냈다. 메이저리그에서 실적이 화려한 선수였고, 당장 한국에 오지 않아도 미국에서 재기를 도모할 만한 경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 스카우트는 “두산이 가장 안전한 선택을 했다”고 평가할 정도였다.

콜어빈은 2019년 필라델피아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024년까지 빅리그 통산 28승을 거둔 좌완이었다. 오클랜드 소속이었던 2021년에는 풀타임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해 10승15패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한 경력도 가지고 있었다. 근래 하락세이기는 했지만, 재기의 무대로 한국을 선택할지는 쉽게 예상하기 어려웠다.

콜어빈이 한국에 온 것은 한국에 대한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여기에 선발 보장이 된다는 점 때문으로 알려졌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선발 보장을 받기 쉽지 않았고, 외국인 투수에 대한 평가가 냉정한 일본은 처음에 선발로 시작한다고 해도 그 자리를 계속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한국은 건강하기만 하면, 그리고 어느 정도 활약만 하면 선발 자리가 보장되어 있었다. 콜어빈은 경력의 반등 무대로 한국을 선택했다.

▲ 두산 시절 큰 주목을 받았으나 좀처럼 자기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 끝에 쓸쓸히 퇴출된 콜어빈 ⓒ곽혜미 기자
▲ 두산 시절 큰 주목을 받았으나 좀처럼 자기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 끝에 쓸쓸히 퇴출된 콜어빈 ⓒ곽혜미 기자

그러나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콜어빈도 자신감이 있었지만 마운드나 공인구 등 여러 환경에 잘 적응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콜어빈은 메이저리그 통산 9이닝당 볼넷 개수가 2.2개밖에 안 되는 선수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제구 난조에 볼넷이 속출했다. 그러다 보니 선수 스스로도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당시 조성환 두산 감독대행은 “콜어빈이 진짜 열심히 한다”며 태업설에는 선을 그었지만, 재계약에 이를 성적은 아니었다.

콜어빈은 시즌을 앞두고 ‘도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문화적 차이인가 싶기도 했지만 너무 고독했다”고 인정했다. 잘할 때는 많은 이들이 신경을 썼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주위가 조용했다. 콜어빈은 이것이 부진에 빠진 선수를 최대한 배려하는 동양적 문화라고 인정하며 “원인은 나에게도 있었다. 부진을 해결하려고 틈만 나면 비디오를 보며 내 생각에만 빠져 있었다”고 했다.

콜어빈은 “경력으로만 보면 최악의 1년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렇게 한국에서 씁쓸한 기억을 남기고 미국으로 다시 향했다. 콜어빈은 올 시즌을 앞두고 LA 다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다저스는 마이너리그 팜에 우완과 외야수는 풍부한 반면, 좌완이 부족하다. 한국에서 뛴 경험이 있는 베테랑 좌완들과 연이어 계약한 이유다. 그랬던 콜어빈이 대반전이다. 지금 마이너리그 최고 투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콜 어빈은 한국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등 환경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곽혜미 기자
▲ 콜 어빈은 한국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등 환경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곽혜미 기자

다저스 구단 산하 트리플A팀인 오클라호마시티에서 뛰고 있는 콜어빈은 16일(한국시간) 알버쿼키(콜로라도 산하 트리플A)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동안 92개의 공을 던지며 1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선보이며 시즌 11번째 승리를 거뒀다. 올해 꾸준하게 잘 던지고 있었지만, 시즌 최다 이닝에 최다 투구 수를 기록하는 등 올 시즌 최고 투구를 선보였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종전 3.58에서 3.36으로 낮췄다.

콜어빈의 올해 성적은 퍼시픽코스트리그(PCL) 선발 투수 중에서는 단연 최고다. 퍼시픽코스트리그는 일반적으로 타고투저 성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17일 현재 리그에서 4.00 이하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투수는 콜어빈이 유일하다. 2위 게이브 모서(타코마·4.31)와 격차가 꽤 크다. 다승에서도 11승으로 리그 1위다. 

물론 이 기록이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다. 정작 이렇게 좋은 활약을 하고도 올해 메이저리그 무대에서는 1경기 출전에 그쳤다. 다저스 투수진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이렇다 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올해 트리플A에서 인상적인 투구로 경력의 반등 발판을 마련함과 동시에 내년에는 더 좋은 계약을 따낼 확률이 커졌다. 투구의 장점을 잘 살리고, 단점을 잘 고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다저스 투수 육성 시스템을 1년간 경험했다는 점도 긍정적인 대목이다.

▲ 올 시즌 뒤 더 좋은 대우를 받고 계약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콜 어빈
▲ 올 시즌 뒤 더 좋은 대우를 받고 계약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콜 어빈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