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투수는 슬럼프마저 이용한다…7월 최악의 투수가 8월 0점대 ERA, 무엇을 어떻게 바꿨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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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LG 임찬규는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한 인터뷰에서 "야구선수라면 누구도 슬럼프를 피해갈 수 없다. 야구를 오래 하려면 슬럼프를 더 자주 만날 수 밖에 없다. 슬럼프가 다시 찾아오면 '네가 다시 왔구나, 내가 또 하나 배울 때가 됐네'하고 기쁘게 맞아주고 싶다"고 했다. 슬럼프가 왔을 때 슬기롭게 극복하겠다는 마음을 '낭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임찬규는 올해 개막 후 4월까지 6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가 없었다. 6이닝을 채운 경기도 없었다. 개막과 함께 슬럼프가 온 것이다. 그러다 5월 4경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66으로 반등하고, 6월 5경기에서는 3승 1패 평균자책점 2.03으로 더 좋아졌다.
그 슬럼프가 7월에 또 찾아왔다. 5경기에서 3승을 올렸지만 실점이 너무 많았다. 월간 평균자책점 8.25로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최하위에 그쳤다. 임찬규는 또 이겨냈다. 7월 마지막 경기에서 5경기 만에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더니, 8월 들어서는 2경기에서 12⅓이닝 2실점 1자책점으로 월간 평균자책점 0.73을 기록하고 있다. 18일에는 KT를 상대로 6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치고 시즌 11승(4패)째를 올렸다. KIA 아담 올러와 다승 공동 선두가 됐다.
경기 후 임찬규에게 슬럼프 탈출의 원동력을 물었다. 그는 "사실 올해 시작하면서 쉬운 시즌은 아닐 수 있다고 생각했다. 캠프 때도 그렇고 어려운 순간이 올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초반에 많이 힘들었고, 중간에는 빅이닝을 허용하는 경기가 나왔다. 생각해 보면 대부분 체인지업이 날카롭지 않을 때 그런 결과가 나왔다. 그래서 체인지업을 캠프 때부터 신경을 썼던 거다. 요즘 다시 찾은 것 같다. 그래서 경기 내용이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18일 경기에서 LG는 9-1 완승을 거뒀다. 4회까지만 해도 2-1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경기였다. 임찬규는 4회 선두타자 안현민에게 잠실구장 장외홈런이 될 뻔한 초대형 홈런을 맞았다. 샘 힐리어드에게는 우전안타를 허용해 동점 주자를 내보냈다. 여기서 무너지지 않았다.
이 과정에 대해 임찬규는 "안현민을 상대할 때 고민을 했다. 볼카운트 3-1에서 장타를 맞더라도 직구로 들어갈지, 볼넷을 주더라도 체인지업을 던질지 생각하다 일단 들어가보자 했는데 강한 타구(시속 180.2㎞)가 됐다"며 "빅이닝 허용 경기를 돌아보면 연속 안타가 많이 나왔다. 그래서 어렵게 승부하려고 했다. 빨리 승부를 하는 스타일인데 천천히 길게 시간을 두고 던졌다. 거기서 범타가 많이 나왔다. 호흡을 한 번 고르고 던졌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밝혔다.
슬럼프 탈출을 위한 것만은 아니지만, 주변에 조언을 구할 기회가 있으면 기꺼이 질문을 던졌다. 메이저리그 17시즌 베테랑 카를로스 카라스코에게 다가갔다. 임찬규는 "(자신의)구종을 알고 던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 (카라스코가)빅리그에서 100승 이상 했던 투수라 공을 알고 던진다. 어떤 타이밍에 어떻게 휘고, 어디를 보고 던져야 하는지 정확하게 정리가 돼 있더라. 나도 정리가 돼 있었지만 (카라스코의 의견을)더 참고했다. 나랑 맞는 면이 있어서 많이 배우고 있다"고 했다.
이제는 '비야구인'에게도 손을 내민다. 최근 야구 커뮤니티에서는 임찬규가 분석적 시각으로 야구를 바라보는 유튜브 채널에 댓글을 쓴 일이 화제가 됐다. 임찬규는 "도움을 구한다기 보다 여러 의견을 듣고 싶었다. 선수마다 코치님마다 감독님마다 생각하는 게 다 다르다. 비야구인들도 분석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분들이 많다. 일단 다 들어봤고, 이런 생각도 있구나 했다"며 "우리 전력분석팀이 워낙 잘 돼 있지만 팬들 시각에서도 알 수 있는 게 있다고 생각해서 들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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