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당할 때부터 수상했다? 890억 日 투수가 마이너리그 ERA 15.63이라니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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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일본인 좌완 기쿠치 유세이(35·LA 에인절스)는 일본프로야구는 물론 메이저리그에서도 꽤 화려한 실적을 쌓은 선발 투수다. 2019년 시애틀에서 메이저저리그에 데뷔해 올해까지 206경기(선발 194경기)에 나와 48승61패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 중이다.
꽤 고액 연봉자이기도 하다. 기쿠치는 2025년 시즌을 앞두고 선발 로테이션 보강이 급했던 LA 에인절스와 3년 총액 6300만 달러(약 890억 원)에 계약을 했다. 리그를 대표하는 특급 성적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큰 부상 없이 로테이션을 소화할 수 있는 경력의 내구성과 두 자릿수 승수를 기대할 수 있는 피칭 퀄리티를 인정받은 덕이었다.
실제 기쿠치는 지난해 7승에 머물기는 했으나 33경기에 성실하게 나가 178⅓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3.99를 기록했다. 생애 두 번째 올스타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기쿠치가 올 시즌 내내 이상징후를 보이고 있다. 좀처럼 자신의 경기력을 되찾지 못한 것에 이어 부상까지 겹쳤다. 그리고 그 부상 이후 경기력은 더 추락하고 있다.
시즌 전부터 좋지 않았다. 기쿠치는 시즌 전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했다. 예선 라운드 당시 좌타 라인이 강한 한국전 선발로 낙점돼 우리의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혼쭐이 났다. 예정된 3이닝 동안 63구를 던졌고 안타를 6개나 맞으며 3실점했다. 시즌 전이기는 하지만 당시 대표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기쿠치의 구위가 생각보다 올라오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시즌 개막 후에도 실망스러웠다. 7경기에서 31이닝을 던지는 데 그치며 3패 평균자책점 5.81로 저조한 출발을 알렸다. 그리고 결국 5월 4일(한국시간) 던지는 어깨인 왼 어깨 염증 증세로 15일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상태가 생각보다 심각하자 5월 23일에는 60일 부상자 명단으로 이동했다.
기쿠치는 두 달 넘게 재활을 한 뒤 7월 30일부터 재활 등판에 임하고 있다. 그런데 에인절스도 당혹스러울 정도의 결과가 나오고 있다. 18일까지 싱글A에서 2경기, 트리플A에서 2경기 재활 등판을 했지만 총 4경기에서 기록한 평균자책점은 15.63에 이른다. 당초 4경기 정도 재활 등판을 하고 복귀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 계획은 재검토에 들어갔다.
메이저리그에 올라오면 집중력이 더 올라가고, 경기력이 좋아지는 경향이 있는 것은 맞는다. 하지만 싱글A 2경기에서도 난타를 당하며 평균자책점 14.09를 기록했기에 에인절스는 고민에 빠졌다. 트리플A 2경기 성적이 좋지 않자 다시 싱글A로 내렸지만 16일 경기에서 4⅔이닝 7피안타 8실점으로 거하게 경기를 망쳤다.
약간의 엇박자가 나는 기분도 있다. 기쿠치는 당초 16일 경기 부진 후에도 “빅리그로 돌아갈 준비는 다 끝났다. 짐은 다 쌌으니 이제 당장이라고 가기만 하면 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재활 등판 결과는 큰 상관이 없고, 자신이 느끼는 몸 상태가 더 중요하는 것이다. 실제 한 경기에서는 피치컴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아예 사인을 노출하고 던진 경기도 있었다.
반면 커트 스즈키 에인절스 감독은 17일 “오랜 메이저리그 경력을 가진 선수인 만큼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느끼는 몸 상태다. 빅리그 마운드의 조명이 켜지면 마이너리그와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된다”고 기쿠치를 존중하면서도 “핵심은 기쿠치가 건강하고 강하다는 느낌을 받는 것”이라고 했다. ‘조금 더 지켜보자’는 의도가 읽힌다.
실제 16일 등판 이후 빅리그로 복귀할 예정이었지만 18일까지도 구체적인 복귀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 투수의 재활 등판 한도는 30일로 아직 시간이 조금 남아있다. 현지 언론은 “에인절스가 기쿠치에게 한 번 더 재활 등판을 시킬지 고민 중인 것 같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돌아와서의 경기력이 어느 정도일지도 현지의 관심을 불러 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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