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기어이 '신의 영역' 들어갔다…린단·리총웨이도 못 밟은 '2900 고지' 최초 돌파→"5개 종목 통틀어 역대 최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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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안세영(삼성생명)이 신기원을 열었다.
배드민턴 역사상 그 누구도 밟지 못한 ELO 레이팅(단식 랭커 및 복식조 능력 수치화) 2900점 고지에 발을 올렸다.
배드민턴 통계 전문 'BadmintonRanks'는 25일(이하 한국시간)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한 안세영의 ELO 레이팅이 대회 전 2882점에서 2903점으로 상승했다"고 전했다.
이어 "2903점은 남녀 단식과 남녀 복식, 혼합복식 등 배드민턴 5개 전 종목 통틀어 역대 최고 기록"이라며 "배드민턴 역사상 ELO 레이팅 2900점을 돌파한 선수 역시 안세영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ELO 레이팅은 경기 승패뿐 아니라 격돌한 상대 수준 등을 반영해 랭커 기량을 수치화하는 평가 방식이다. 대회별 성적에 따라 포인트를 쌓는 세계랭킹과는 다른 방식으로 선수의 지배력을 평가한다.
안세영은 지난 23일 인도 뉴델리에서 막을 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개인 통산 두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3년 코펜하겐 대회에서 한국 배드민턴 단식 사상 최초로 세계선수권 정상에 오른 그는 3년 만에 다시 올림픽 다음가는 전장 정점에 우뚝 섰다.
포디움 맨 위 칸에 도달하는 '과정' 역시 압도적이었다.
지난달 일본 오픈에서 왼쪽 발 통증을 호소하며 기권한 뒤 약 한 달 만에 돌아온 부상 복귀전이었지만 대회 6경기 내내 상대에게 단 한 게임도 허락지 않는 독보성을 뽐냈다.
준결승에서는 세계랭킹 3위 왕즈이(중국)를 제압해 최근 14차례 맞대결에서 13승 1패라는 '초격차'를 이어갔다. 결승에서도 '디펜딩 챔피언' 야마구치 아카네(일본·2위)를 일축하고 상대 전적 최근 6연승을 질주했다.
지난 3월 결승에서 일격을 맞은 전영 오픈과 부상으로 기권한 일본 오픈을 제외하면 올 시즌 출전한 8개 대회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냈다.
이제 여자 단식에서 마땅한 적수를 찾기가 어렵다. 라이벌이라 부를 만한 인물이 없다.
안세영은 2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과 만나 '범접 불가' 경기력을 유지하는 원동력으로 "자기 확신"을 꼽았다.
그는 "자신 있게 셔틀콕을 치는 게 (생각보다) 코트 흐름을 크게 좌우한다 생각한다"며 "훈련한 스스로를 조금 더 믿고 실전에선 준비한 게 그대로 나올 수 있도록 주저 없이 플레이하려 했다"고 귀띔했다.
일본에서 조기 낙마를 야기한 몸 상태가 뉴델리에서도 완벽했던 건 아니다.
안세영은 "아직 통증이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대회 초반엔 움직임에서 머뭇거림이 많이 있었다"면서도 "세계적인 선수들과 계속 경기하면서 몸의 불편함에 적응했고 나도 모르게 (상대 셔틀콕에) 반응하다 보니 경기 감각을 빠르게 되찾을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80% 컨디션으로 완성한 이번 금메달이 그래서 더 특별하다고도 설명했다.
안세영은 "3년 전 코펜하겐 때 우승보다 이번 우승이 훨씬 더 기분이 좋다"며 "지난 우승은 이미 지나간 과거다. 평소에도 현재를 더 즐기고 집중하려 한다. (아울러 뉴델리에서 수확한 호성적이) 한동안 또다시 내가 앞으로 나아가는 데 큰힘이 돼 줄 거라 생각해서 이번 금메달이 더 좋다"고 활짝 웃었다.
시선은 이제 9월 일본에서 열리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으로 향한다.
기라성 같은 랭커가 총출동한 세계선수권에서 '퍼펙트 우승'을 달성한 데다 역대 최초 ELO 2900점까지 돌파하면서 자연스레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안세영 역시 자신감이 넘쳤다.
"적지인 일본에서 하더라도 (1인자인) 내가 더 잃을 게 없다는 맘으로 자신 있게 달려든다면 상대도 긴장할 거라 생각한다"며 "계속 해왔던 대로, 준비했던 대로 공을 치겠다"고 힘줘 말했다.
3년 만에 왕좌 탈환으로 확인한 무결점 경기력은 대회 종료 후 수치로도 입증됐다.
배드민턴 사상 최초로 'ELO 2900 시대'를 열어젖히면서 안세영은 여자 단식만이 아닌 5개 전 종목을 막론하고 전인미답의 경지에 올라서는 거대한 봉우리를 쌓아 올렸다.
'슈퍼 단' 린단(중국)도, '인도네시아 국보' 수시 수산티도, '철녀' 장닝(중국)과 199주 연속 세계 1위에 빛나는 리총웨이(말레이시아)도, 단일 시즌 최다승 보유자인 모모타 겐토(일본)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경지에 한국이 배출한 배드민턴 여왕이 당당히 입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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