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이 선수, 응원가 바꿔야 하나… 자 달릴까? 자 나갈까! 왕소금 맛 짭짤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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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KIA는 4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와 경기에서 접전 끝에 가까스로 이기고 연패에서 탈출했다. 사실 전체적인 경기 흐름으로 봤을 때는 낙승도 할 수 있었지만 이상하게 경기가 꼬였다.
경기 초·중반 찾아온 득점권 찬스를 번번이 놓치며 상대의 기를 살려줬고, 오히려 6회까지 잘 던지던 선발 아담 올러가 먼저 2실점하면서 패배 위기에 놓였다. 8회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3점을 뽑고 경기를 뒤집었으나 9회 마무리 이의리가 실점하면서 경기가 연장으로 흘렀다.
하지만 3-3으로 맞선 연장 10회 득점하면서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조금 더 피곤하기는 했지만, 어떻게 보면 팀 더그아웃 분위기까지 살리면서 1승을 거뒀으니 김빠지는 낙승보다 더 효과는 있었던 셈이다. 그리고 그 발판을 만든 선수는 팀의 주전 선수들이 아닌, 외야 백업인 박정우(28)였다. 끝내기 점수의 발판이 되는 볼넷을 골라 나간 뒤, 끝내기 득점까지 올리며 환호했다.
이날 평소에 그렇듯 선발이 아닌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박정우는 8회 김선빈이 볼넷으로 나가자 대주자로 나갔다. 이후 한준수의 적시타 때 재빠르게 3루를 돌아 홈을 밟으며 이날 자신의 첫 득점을 올렸다. 대주자로서의 임무를 마친 박정우는 9회 수비 때는 우익수로 들어가 평소처럼 경기를 마치는 듯했다.
하지만 팀이 9회 실점하면서 10회 박정우에게 타석 기회가 왔다. 이날 경기 전까지 85경기에 나갔지만 타석 기회는 83타석에 불과했던 박정우였다. 전형적인 백업 선수로, 사실 타격 감각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 기회였다. 그러나 항상 뭔가 타석에 설 때마다 자신의 몫을 해주는 선수답게, 이날도 주권의 공을 잘 골라내면서 볼넷으로 출루했다.
걸음이 리그 평균 이상의 선수인 만큼 박정우가 주자로 나가 있으니 KIA 벤치도 추가로 선수를 교체하거나 다른 소모 없이 그대로 경기를 진행할 수 있었다. 박정우는 1사 만루에서 변우혁의 끝내기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아 끝내기 득점을 만들었다. 박정우의 선두 타자 출루가 경기 승패에 상당 부분을 가른 셈이다.
박정우는 올해 개막 엔트리에 승선해 지금까지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1군 엔트리를 지키고 있다. 보통 백업 선수들은 팀 상황이나 선수 컨디션에 따라 1·2군을 오가는 경우들이 많다. 하지만 박정우는 중요한 상황에 나갈 수 있는 활용성을 인정받아 계속 중용되고 있다. 그리고 이날처럼 타석 기회가 있을 때, 혹은 가끔 선발로 출전할 때도 나쁘지 않은 활약을 보여주며 소금 이상의 공헌도를 보여주고 있다.
실제 박정우의 올해 공격 성적은 외야 백업으로서는 특급이다. 타석 기회가 띄엄띄엄 오는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84타석에서 타율 0.309를 기록 중이다. 더 바랄 것이 없는 타율이다. 여기에 ‘눈야구’까지 된다. 경기 막판 치열한 접전에서 선구안과 끈질김을 모두 보여주고 있다. 84타석에서 13개의 4사구를 골랐고, 볼넷 비율도 13.1%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그 결과 출루율이 0.420에 이른다. 표본이 적기는 하지만, 출루를 기대할 수 있는 백업 선수로 성장했음은 분명하다.
박정우의 활약은 두 가지 측면에서 앞으로 기대 효과가 크다. 우선 올 시즌을 풀타임으로 뛰느라 체력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김호령을 안배해 줄 수 있다. 최근 김호령의 전체적인 경기력이 썩 좋지 않자 근래 출전 10경기 중에서는 네 차례 선발 출전하는 등 입지를 넓히고 있다. 물론 중요한 경기에서는 김호령이 우선권을 얻겠지만, 교체할 선수가 있고 없고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여기에 9월 중순에는 팀의 주전 외야수 박재현이 2주 정도 팀을 비운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출전 때문이다. 이범호 KIA 감독도 외야 한 자리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공격적으로 쓸 자원, 수비적으로 쓸 자원을 놓고 여러 가지 안을 만드는 양상이다. 그런데 당초 수비와 주루에서 강점이 있었던 박정우가 공격에서도 자기 몫을 하니 그 고민을 상당 부분 덜어줄 수 있다. ‘자 달릴까’로 시작되는 박정우의 응원가가 지금까지의 활용성을 상징했다면, 이제는 시작 부분이 조금 바뀌어도 고개가 끄덕여질 만한 세상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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