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표+배제성, 황재균 사인받으려 줄 섰다…전준우+김원중, 끝까지 황재균 배웅 '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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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수원, 최원영 기자] 모두의 축하 속 마지막 인사를 마쳤다.
KT 위즈 황재균(39)은 1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은퇴경기 및 은퇴식을 치렀다.
이날 황재균은 5-2로 앞선 6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권동진의 대타로 타석에 들어섰다. 헛스윙 삼진으로 아웃됐지만 팬들은 한목소리로 황재균의 응원가를 불렀고 계속해서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7회초 황재균은 3루수로 수비까지 소화했다. 3루수 황재균-유격수 허경민으로 이닝이 시작됐다. 선두타자였던 대타 한태양이 초구에 파울을 친 뒤 황재균의 시간은 끝났다. 허경민이 다시 3루로 향했고 황재균 대신 유격수 장준원이 투입됐다. 황재균은 선수들과 포옹을 나눈 뒤 만원 관중의 박수를 받으며 마지막 경기를 마쳤다.
KT는 5-2로 승리하며 6연승을 질주했다. 경기 후 투수 고영표, 배제성, 이정훈 등은 은퇴식 기념 티셔츠를 입지 않고 손에 든 채 황재균을 찾아다녔다. 마지막으로 기념 티셔츠에 사인받으며 추억을 남겼다.
그라운드 정리 후 황재균의 은퇴식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기념 액자 등 특별 선물 전달 후 은퇴 축하 영상이 전광판에 송출됐다. 이어 황재균이 은퇴사를 전했다.
황재균은 "이렇게 많은 분들 앞에서 '은퇴'라는 말을 하게 될 날이 올 거라곤 솔직히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다. 늘 그랬던 것처럼 시즌을 준비하고, 몸을 만들고, 또 야구장에 나갈 것만 같았는데 이 자리에 서 있으니 정말 많은 생각이 든다"며 "어릴 때 처음 글러브를 끼고 공을 던졌던 순간이 아직도 기억난다. 그때는 그냥 야구가 너무 좋았다. 공 하나, 배트 하나만 있으면 하루 종일 행복했고 프로 선수가 되는 게 가장 큰 꿈이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리고 운 좋게 그 꿈을 이루게 됐다. 처음 프로 무대에 섰을 때는 모든 게 낯설고 두려웠다. 잘하고 싶었고, 인정받고 싶었고, 절대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누구보다 열심히 하려고 했고, 누구보다 오래 남고 싶었다"며 "하지만 야구는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다. 잘한 날보다 못한 날이 더 많았고, 환호보다 비난을 더 크게 들었던 순간도 있었다. 경기 끝나고 집에 돌아가 잠을 못 잔 날도 많았고, 아무리 노력해도 결과가 따라주지 않아 '나는 왜 안 될까'라는 생각을 했던 적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황재균은 "부상 때문에 힘들었던 순간도 있었고, 몸보다 마음이 더 무너졌던 날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늘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며 "감독님, 코치님, 선배님, 후배들, 함께 운동장에서 땀 흘렸던 모든 선수들. 여러분 덕분에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 힘들 때 옆에서 괜찮다고 말해주고, 잘했을 때는 누구보다 진심으로 축하해 주고, 넘어졌을 때는 다시 일으켜준 사람들이 있었기에 나는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팬들을 떠올렸다. 황재균은 "내가 꼭 가장 먼저, 가장 크게 감사드리고 싶은 분들은 팬 여러분이다. 정말 감사하다. 내가 잘할 때는 누구보다 크게 응원해 주시고, 못할 때도 끝까지 내 이름을 불러주셨다"며 "솔직히 스스로 실망했던 날도 많았다. 그런데도 여러분은 늘 '괜찮다', '다시 하면 된다', '우리는 아직 널 믿는다'고 말해주셨다. 그 말들이 나를 다시 운동장으로 나오게 했고, 다시 배트를 잡게 했고, 다시 일어나게 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누군가는 선수가 팬들에게 힘을 주는 존재라고 말한다. 그런데 난 오히려 여러분에게 더 많은 힘을 받았다. 여러분 덕분에 나는 선수 황재균으로 살아갈 수 있었고, 여러분 덕분에 내 야구 인생은 정말 행복했다"며 "난 화려한 선수는 아니었을지 모른다. 누구보다 뛰어난 천재도 아니었고, 늘 완벽한 선수도 아니었다. 하지만 정말 누구보다 야구를 사랑했다. 매 순간, 후회 없이 뛰려고 했다"고 밝혔다.
황재균은 "한 경기, 한 타석, 한 수비, 한 번의 플레이에도 내 모든 걸 담으려고 했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 아쉬움은 남아도 후회는 없다. 이제 선수 황재균이라는 이름으로 그라운드에 서지는 못하지만 야구를 통해 배운 것들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며 "포기하지 않는 것. 끝까지 버티는 것. 누군가를 믿는 것. 그리고 사랑받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그 모든 걸 야구가 내게 가르쳐줬다"고 전했다.
그는 "이제 난 또 다른 시작을 해보려 한다. 어쩌면 새로운 무대에 서게 될 수도 있고, 또 다른 모습으로 여러분 앞에 서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든 오늘의 이 마음을 절대 잊지 않겠다"며 "앞으로의 인생도 선수였을 때처럼 끝까지 최선을 다해 살아가겠다. 마지막으로 난 거창한 기록이나 숫자로 기억되고 싶지 않다. 그저 '끝까지 최선을 다했던 선수', '야구를 정말 사랑했던 선수', '팬들을 진심으로 사랑했던 선수'로 기억해 주시면 그것만으로 충분히 행복할 것 같다"고 진심을 내비쳤다.
이어 "내 야구 인생의 가장 큰 자랑은 우승도, 기록도, 트로피도 아니다. 여러분에게 사랑받았다는 것이다. 정말 행복했고 감사했다. 'The Final Countdown'이 울릴 때마다 난 늘 다시 시작할 준비를 했다. 그런데 오늘 내 야구 인생의 마지막 카운트다운이 끝났다"며 "하지만 나는 안다. 끝은 늘 또 다른 시작이라는 걸. 이제 선수 황재균은 내려가지만, 난 내 인생의 새로운 1회를 시작하려 한다. 내 야구는 끝났지만 내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하며 마무리했다.
은퇴사 후 황재균은 내야 그라운드에 도열한 KT 선수단, 모교 경기고 야구부 선수단, KT 팬들과 하이파이브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 끝엔 롯데 김원중, 전준우도 기다리고 있었다. 이어 황재균은 가족들과 한 번 더 포옹했다.
하늘엔 멋진 불꽃놀이가 펼쳐졌다. 황재균은 기념촬영과 함께 하루를 끝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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