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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 NOW] '노메달 참사' 3년 만에 달라졌다…캥거루 '허' 찌른 韓 배구, 9년 만에 쾌거→AG 기대감 폭발

작성일: 2026.09.14 12:18 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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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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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9년을 기다렸다. 한국 남자 배구가 아시아선수권대회 포디움에 섰다.

재도약 중심에 V리그 최정상 스파이커 허수봉(현대캐피탈)이 있었다. 한때 허리 부상으로 아시안게임 출전마저 장담하기 어려웠던 '포스트 문성민'이 호주와 마지막 경기에서 무려 28점을 폭발했다. 

적의 '허'를 찌른 한국은 짜릿한 풀세트 역전승으로 대회 동메달과 2027 국제배구연맹(FIVB) 남자 배구 월드컵 출전권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3년 전 항저우 아시안게임 노메달 참사로 고개를 숙인 한국 배구가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확실한 반등 신호를 켰다.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이 이끄는 세계랭킹 24위 한국은 13일 일본 후쿠오카현 기타큐슈 시립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시아선수권대회 호주(38위)와 3·4위 결정전에서 세트 점수 3-2(16-25 25-18 22-25 25-18 15-9)로 역전승했다.

승첩이 반갑다.

한국 남자 배구가 아시아선수권에서 3위 안에 든 것은 2017년 대회 3위 이후 무려 9년 만이다. 이번 대회 1~3위국에 주어지는 2027 FIVB 남자 배구 월드컵 직행 티켓까지 확보하면서 2000년 시드니 대회를 끝으로 끊긴 올림픽 출전의 꿈도 이어갔다.

출발은 불안했다. 

한국은 1세트 호주의 높은 전위에 고전했다. 블로킹으로만 5점을 내주면서 16-25로 무너졌다.

하나 2세트부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허수봉과 임동혁(대한항공) 쌍포가 살아났다. 두 선수가 10점을 합작하면서 공격에 숨통이 트였고 한국은 25-18로 세트를 가져와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승전고를 울리는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라미레스호는 3세트를 22-25로 내주면서 다시 벼랑 끝에 몰렸다. 

설상가상 4세트에는 예상치 못한 악재까지 마주했다. 13-14로 뒤진 상황에서 주포 임동혁이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코트를 빠져나갔다.

영웅은 난세에 기치를 올리는 법. 위기에서 허수봉이 해결사로 나섰다.

14-14에서 과감한 오픈 공격으로 역전을 이끌었고 18-15에선 혼자 3연속 득점을 몰아쳐 호주 추격 의지에 '얼음물'을 끼얹었다. 

한국은 허수봉을 앞세워 4세트를 25-18로 잡고 기어이 승부를 파이널 5세트로 끌고 갔다.

사기가 오른 한국은 멈추지 않았다.

2-1에서 허수봉과 임성진(국군체육부대), 임재영(대한항공)이 차례로 득점하면서 순식간에 격차를 벌렸다. 측면이 살아나자 중앙도 힘을 냈다.

미들 블로커 이상현(국군체육부대)이 6-3과 7-4에서 연이어 속공을 꽂아 호주의 높은 블로킹을 무력화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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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세트 초반부터 주도권을 틀어쥔 한국은 끝까지 리드를 놓치지 않았다. 결국 5세트를 15-9로 마무리하며 2시간 넘게 이어진 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호주전 수훈갑은 단연 허수봉이었다. 양국 통틀어 가장 많은 28점을 쓸어 담으며 라미레스호 공세를 이끌었다. 

임성진도 15점으로 뒤를 받쳤고 박창성(OK저축은행)과 이상현이 각각 9점과 8점을 보태 승리에 힘을 보탰다.

허수봉 맹활약이 더욱 반가운 이유가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의 나고야 아시안게임 출전 여부는 불투명했다. 허리 통증이 좀체 가시지 않아 2026 아시아배구연맹(AVC)컵과 동아시아선수권대회에 잇달아 나서지 못했다.

지난달 바레인과 평가전을 통해 어렵게 대표팀에 복귀했다. 이후 아시아선수권에서 경기력을 빠르게 끌어올렸다. 

중국과 8강에서는 승부처마다 토스 매듭을 책임지며 팀 내 공동 최다인 21점을 올렸고, 마지막 호주전에선 28점을 폭발해 자신의 건재를 완벽히 증명했다.

허수봉에게 이번 아시안게임은 남다른 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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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남자 배구는 충격적인 '노메달' 수모를 겪었다. 당시 대표팀 아포짓 스파이커로 뛴 허수봉 역시 참사를 막지 못하고 고개를 떨궜다.

올해는 역할도 입지도 두루 달라졌다.

2016년 고교 졸업과 동시에 프로 무대에 뛰어든 허수봉은 아포짓 스파이커로 이름을 알렸지만 2023-24시즌부터 아웃사이드히터로 완전히 전향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측면 공격수로 나서 아포짓 임동혁과 한국 공격 양 날개를 책임질 예정이다.

한국은 아시아선수권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자신감을 끌어올렸다. 대회를 마친 대표팀은 귀국 후 짧은 재정비를 거친 뒤 오는 24일 결전지 나고야에 입성한다.

더 '먼 곳'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한국은 이번 대회 3위로 2027 월드컵 출전권을 확보했다.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는 총 12개국이 출전한다. 

대륙별선수권대회 우승 5개국과 2027 월드컵 상위 3개국, 개최국 미국에 출전권이 돌아가고 남은 세 자리는 세계랭킹으로 결정된다. 

2000년 시드니 대회를 마지막으로 28년간 굳게 닫혀 있는 올림픽의 문을 다시 두드릴 기회를 잡은 셈이다.

이번 아시아선수권 우승은 일본(세계 6위)이 차지했다. 일본은 결승에서 이란(18위)을 세트 점수 3-0으로 완파하고 정상에 올라 LA 올림픽 직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한국은 아직 일본처럼 올림픽행을 확정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부활 첫 단추는 올바르게 끼웠다.

9년 만의 아시아선수권 메달과 월드컵 출전권 획득, 부상을 털어내고 화력 시위에 나선 에이스 스파이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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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항저우에서 자존심을 구긴 허수봉이 이제 한국 남자 배구 명예 회복을 위해 세터 손길을 강하게 주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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