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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팔 번쩍!' 손가락으로 '숫자 1'표시→피니시 통과한 성승민 "1등이다!"란 생각으로...'최초' 타이틀도 얻었다

작성일: 2026.09.20 13:42 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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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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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안조(일본), 신인섭 기자]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한민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이 나왔다. 주인공은 2년 전 파리에서 아시아 여자 근대5종의 역사를 새로 썼던 성승민이었다. 이번에는 한국 여자 근대5종 사상 최초의 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이라는 또 하나의 '최초'를 만들었다.

성승민은 20일 일본 아이치현 안조 스포츠파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근대5종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펜싱과 장애물 경기, 수영, 레이저 런(육상+사격)을 치러 합계 1492점으로 정상에 올랐다. 더불어 개인전 상위 3명의 성적을 합산해 순위를 가리는 단체전에서는 김은주, 신수민과 함께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선수단의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이자 한국 여자 근대5종이 아시안게임 개인전에서 수확한 최초의 금메달이다. 성승민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과 2022 항저우 대회에서 개인전 2연패를 달성했던 중국의 장밍위의 3연패 도전까지 저지하며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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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5종은 이름 그대로 서로 다른 종목에서 종합적인 능력을 겨루는 스포츠다. 과거 펜싱과 수영, 승마, 육상, 사격으로 구성됐지만 2024 파리 올림픽을 끝으로 승마가 빠지고 장애물 경기가 새롭게 도입됐다. 펜싱과 장애물 경기, 수영에서 얻은 점수를 토대로 마지막 레이저 런의 출발 순서를 결정하고, 육상과 사격을 결합한 레이저 런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선수가 최종 우승을 차지한다.

이번 여자 개인전 결승에는 총 18명이 출전했다. 성승민은 첫 종목인 펜싱부터 기세를 올렸다. 16강에서 카자흐스탄의 율리아나 페트로바를 5-4로 제압한 뒤 8강에서는 중국의 멍신을 5-0으로 완파했다. 준결승에서는 강력한 우승 경쟁자였던 장밍위를 4-1로 꺾었다. 결승에서는 대표팀 동료 김은주와 2-2를 기록했고, 최종적으로 펜싱 전체 1위에 올라 250점을 챙겼다. 김은주가 244점으로 2위에 올랐고 신수민은 214점으로 11위, 장하은은 210점으로 13위에서 다음 종목을 맞았다.

장애물 경기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김은주와 같은 조에서 레이스를 펼친 성승민은 29초26으로 개인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며 358점을 획득했다. 전체 순위는 4위였다. 준결승에서 처음으로 30초대 기록을 작성했던 성승민은 결승에서 곧바로 자신의 기록을 29초대로 끌어내리며 좋은 흐름을 유지했다. 신수민은 31초70으로 350점, 김은주는 35초25로 340점, 장하은은 1분02초15로 259점을 얻었다. 중국의 푸징이 27초39로 장애물 경기 전체 1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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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에서는 18명이 6명씩 3개 조로 나뉘어 경쟁했다. 3조에서 레이스를 펼친 성승민은 1분01초14를 기록해 295점을 추가했다. 신수민은 1분02초80으로 286점, 장하은은 1분05초19로 275점, 김은주는 1분08초34로 259점을 얻었다. 일본의 우치다 미사키가 59초52로 가장 빠른 기록을 작성해 303점을 가져갔다.

승부를 결정하는 마지막 레이저 런에서는 성승민의 강점이 그대로 드러났다. 선두에서 출발한 성승민은 초반부터 빠른 페이스로 레이스를 끌고 갔다. 사격 과정에서 몇 차례 마지막 표적을 남기는 장면이 있었지만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곧바로 표적을 처리한 뒤 다시 트랙으로 뛰쳐나갔고, 뒤따르는 경쟁자들과의 격차를 오히려 벌렸다. 5바퀴를 도는 동안 선두를 한 번도 내주지 않은 성승민은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고, 두 팔을 들어 올린 뒤 포효하며 금메달을 만끽했다.

결승까지 올라오는 과정부터 안정적이었다. 이번 대회 여자부에는 33명이 출전했고, 17일 열린 준결승에서 두 개 조 상위 9명씩 총 18명이 결승에 올랐다. 성승민은 펜싱과 장애물 경기, 수영, 레이저 런에서 합계 1365점을 기록하며 A조 2위로 결승에 진출했다. 신수민도 A조 6위에 올랐고 장하은과 김은주가 각각 B조 7위와 8위를 차지하면서 한국 선수 4명 모두 결승 무대를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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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승민에게 이번 아시안게임은 두 번째 도전이었다. 첫 출전이었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쓰라린 경험을 했다. 당시 승마에서 배정받은 말과 호흡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어 점수를 얻지 못하면서 개인전 12위에 그쳤다. 그래도 김선우, 김세희와 함께 여자 단체전 동메달을 목에 걸며 자신의 첫 아시안게임 메달을 챙겼다.

항저우 이후 성승민의 성장 속도는 가팔랐다. 2024년 중국 정저우에서 열린 국제근대5종연맹(UIPM) 세계선수권 여자 개인전에서 1434점을 기록해 블런커 구지(헝가리)를 단 1점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한국 여자 선수가 세계선수권 개인전에서 입상한 것 자체가 처음이었는데, 성승민은 첫 메달의 색깔을 금빛으로 장식했다.

두 달 뒤 파리에서는 더 큰 역사를 썼다.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근대5종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며 아시아 여자 선수 최초로 올림픽 근대5종 시상대에 올랐다. 그리고 2년 뒤 안조에서 또 하나의 역사를 추가했다. 항저우에서 개인전 12위에 머물렀던 성승민은 두 번째 아시안게임에서 정상에 올라 한국 여자 근대5종 최초의 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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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마친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 들어선 성승민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그는 "펜싱도 1등으로 마무리했고 장애물에서도 준결승 때보다 더 좋은 기록이 나와 너무 기분이 좋다. 수영과 레이저 런은 제가 항상 좋아하고 자신 있어 하는 종목인데 이렇게 금메달로 마무리할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승에 대한 확신이 처음부터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대신 자신의 경기만 제대로 펼치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은 있었다. 성승민은 "자신감도 있었다. 모든 경기에서 실수하지 않고 방심하지 않는다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이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돌아봤다.

마지막 레이저 런을 앞두고는 긴장감도 상당했다. 앞선 종목에서 쌓은 점수 덕분에 좋은 위치에서 출발했지만 뒤에서는 중국 선수들을 비롯한 경쟁자들이 추격하고 있었다. 성승민은 "시작 전에는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긴장했다. 그런데 막상 경기가 시작되고 나서는 뒤에 있는 선수들을 보지 않았다. 앞만 보고 경기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격에서도 위기는 있었다. 2, 3번째 사격 구간에서 마지막 표적을 바로 맞히지 못하면서 시간이 조금 지체됐다. 그러나 성승민은 조급해하지 않았다. 그는 "실수가 나오기는 했지만 사격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빼앗긴 것은 아니었다. '빨리 다음 발을 맞히고 출발하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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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상태가 완벽했던 것도 아니었다. 성승민은 "사실 육상에서의 몸 상태만 놓고 보면 준결승 때가 더 좋았던 것 같다. 그래도 오늘도 나쁘지는 않았다"고 했다. 습도가 높은 날씨에 대해서도 "조금 습해서 땀이 많이 나기는 했다. 하지만 저만 더운 게 아니라 모든 선수가 똑같이 덥기 때문에 날씨에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고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오히려 가장 만족스러웠던 부분 가운데 하나는 새롭게 근대5종에 포함된 장애물 경기였다. 준결승에서 30초대 개인 최고 기록을 작성한 데 이어 결승에서는 29초26까지 기록을 단축했다. 성승민은 "제가 좋아하는 장애물 종목이 나왔고 준결승에서 30초로 최고 기록을 세웠는데, 오늘 결승에서는 29초로 더 좋은 기록을 세웠다. 그래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고 웃었다.

아직 장애물이 완전히 익숙해진 것은 아니다. 승마가 빠지고 장애물이 들어오면서 선수들에게 요구되는 훈련과 기술도 크게 달라졌다. 성승민 역시 새로운 종목에 적응하는 과정에 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는 "아직까지도 사실 많이 겁이 난다. 계속 적응해 나가는 중이다. 앞으로 더 훈련하면서 저만의 기술과 저만의 경기를 만들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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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올림픽을 경험한 뒤 가장 달라진 부분은 기록이나 기술보다 경기를 받아들이는 자세였다. 성승민은 "신체적으로나 기술적으로는 크게 달라진 게 없는 것 같다. 하나만 꼽는다면 경기를 운영하면서 예전처럼 긴장만 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이제는 경기장 분위기를 조금 즐길 수 있는 선수가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 여유는 이날 결승선에서도 나타났다. 가장 먼저 피니시라인에 들어오면서 두 팔을 번쩍 들었던 순간을 떠올린 성승민은 "'1등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손가락을 들었다"며 웃었다.

파리에서는 '아시아 여자 선수 최초의 올림픽 근대5종 메달', 일본 아시안게임에서는 '한국 여자 선수 최초의 아시안게임 근대5종 개인전 금메달'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성승민은 또 한 번 자신의 이름 앞에 '최초'를 붙인 것에 대해 "파리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최초'라는 말을 얻으면서 메달을 땄는데,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또 이런 타이틀을 얻게 돼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금메달 하나로 만족할 생각은 없었다. 성승민은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더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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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부터 경기를 치른 만큼 특별한 식단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의외로 소박한 대답이 돌아왔다. 아침 메뉴를 묻자 성승민은 "방울토마토랑 밥, 김, 계란을 먹었다"고 답했다. 육상을 위해 별도로 챙기는 식단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웃으며 "그런 건 없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성승민에게 바라는 것이 있느냐고 물었다. 한국 선수단의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을 따낸 선수가 내놓은 답은 자신의 기록이나 다음 목표가 아니었다. "중계 좀 해주셨으면 좋겠어요"라며 많은 관심을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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