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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너무 좋았다" 역대급 무각 프리킥에도 겸손했던 손흥민 "사실 김민재가 직접 차라고 했다" 솔직 고백까지 [SPO 현장]

작성일: 2026.09.25 02:30 장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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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흥민 ⓒ곽혜미 기자
▲ 손흥민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장하준 기자] 어느덧 한국 축구의 전설 차범근이 남긴 기록까지 단 한 골만 남았다. 하지만 손흥민(34, 로스앤젤레스 FC)은 개인 기록보다 동료들과 팬들에게 공을 돌렸다.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4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친선 경기에서 에콰도르를 3-0으로 제압했다. 이날 경기는 한국 대표팀의 새로운 수장이자, 홍명보 전 감독의 뒤를 이어 임시 사령탑을 맡은 모레노 감독의 한국 데뷔전이었다. 그리고 모레노 감독은 첫 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손흥민은 오현규와 함께 4-4-2 전형의 최전방에 배치됐다. 송민규와 이재성, 박진섭, 정승원이 중원을 구성했고 조현택, 김민재, 이한범, 설영우가 포백을 맡았다. 골문은 김승규가 지켰다.

초반부터 손흥민은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전반 9분 김민재의 전진 패스를 받아 정승원과 2대1 패스를 주고받으며 수비진을 파고들었고, 이 과정에서 학손 포로소의 반칙을 유도해 경고까지 이끌어냈다. 전반 22분에는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특유의 왼발 감아차기를 시도했지만 공이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기다렸던 득점은 한국이 오현규의 선제골로 앞서던 후반 12분 나왔다.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손흥민이 직접 처리했다. 각도가 거의 없는 위치였지만 반대편 골문을 정확하게 겨냥했고, 절묘하게 휘어진 공은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득점에는 김민재의 조언이 숨어 있었다. 손흥민은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사실 그 위치에서는 슈팅을 거의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민재가 와서 자신이 선수들을 앞쪽으로 붙일 테니 슈팅을 하라고 했다"고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 손흥민 ⓒ곽혜미 기자
▲ 손흥민 ⓒ곽혜미 기자

 

이어 "골키퍼 위치를 보니 가까운 골대 쪽으로 많이 기울어져 있었다. 그래서 먼 쪽을 보고 찼는데 운이 좋았다"며 "그렇게 구석으로 들어가는 공은 실력과 기술도 필요하지만 운도 있어야 한다. 민재의 공이 큰 것 같다"고 웃었다.

손흥민은 후반 38분에도 역습을 직접 이끌었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공을 잡은 뒤 페널티아크까지 전진했고, 수비가 자신에게 집중되자 왼쪽의 오세훈에게 패스를 내줬다. 오세훈의 슈팅은 골문을 벗어났고, 손흥민은 1분 뒤 이동경과 교체되며 경기를 마쳤다. 관중석을 향해 박수를 보내자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채운 팬들도 큰 환호로 화답했다.

이번 경기는 북중미 월드컵 이후 손흥민이 대표팀에서 치른 첫 경기이기도 했다. 그는 "월드컵을 생각하면 당연히 마음이 너무 아프다. 우리뿐 아니라 팬들도 같은 심정이었을 것"이라며 "결국 우리가 경기장에서 다시 보여드리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한 경기로 너무 들뜨지는 않았으면 좋겠지만 즐거웠다.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즐겁게 플레이하고 서로 이야기했던 부분들이 계속 이어진다면 호흡도 좋아질 것"이라며 "준비 시간이 짧았기 때문에 기본적인 것부터 충실하게 하자고 했다. 선수들이 잘해준 덕분에 재미있는 경기로 조금이나마 팬들을 위로해 드릴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전반과 후반의 경기력 차이는 복싱에 빗대 설명했다. 손흥민은 "축구는 45분만 하는 경기가 아니다. 감히 다른 스포츠를 이야기하자면 복싱에서 잽을 계속 날리는 것은 나중에 큰 스트레이트를 날리기 위한 빌드업"이라며 "우리도 처음 호흡을 맞췄기 때문에 감독님의 지시를 경기장에서 구현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후반에는 상대 선수들도 지쳤고 우리가 원하는 플레이를 조금 더 편하게 할 수 있었다. 한 골이 들어가면서 상대가 조급해졌고, 그 타이밍에 우리가 골을 잘 넣으면서 경기를 수월하게 운영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득점으로 손흥민은 A매치 통산 57골을 기록했다. 이제 차범근이 보유한 58골까지 단 한 골만 남았다. 기록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손흥민은 "나보다 기자님들이 더 신경을 많이 쓰시는 것 같다"고 웃었다.

하지만 곧 진지한 표정으로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해도 워낙 많은 이야기가 나오니 신경을 안 쓸 수는 없다"면서도 "대표팀에서 뛰는 것은 언제나 영광이다. 지금까지 많은 A매치 골을 넣었지만 전부 내 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선수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함께했던 감독님과 코치님들에게 배운 것들이 있었기에 이렇게 많은 골을 넣을 수 있었다"며 "언젠가 그 기록을 깨더라도 그것은 내 자랑이 아니다. 함께한 동료들과 모든 스태프, 뒤에서 응원해 주신 팬들 덕분이다. 그분들에게 감사하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 기록보다 대표팀을 먼저 생각한 손흥민은 이제 한국 축구의 또 하나의 역사까지 단 한 골만 남겨두고 있다.

 

▲ 손흥민 ⓒ곽혜미 기자
▲ 손흥민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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