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불과 7년 전 아마추어팀에 1-4 대참사…33년 만에 유럽대항전 4실점 굴욕→"캐릭 감독 11경기 만에 경질 위기" ESPN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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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이탈리아 코모 원정에서 충격적인 참패를 당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경험이 일천한 코모에 1-4로 무너지며 최근 7경기 연속 무승의 늪에 빠졌다. 선수들의 무기력한 경기력이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마이클 캐릭 감독 거취마저 불투명해졌다.
ESPN은 22일(한국시간) "맨유 선수들은 코모에서 형편없는 경기력을 보여줬지만 결국 그 대가를 치를 사람은 캐릭 감독"이라며 "정식 감독 부임 후 불과 11경기 만에 경질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짐 랫클리프 구단주와 맨유 이사회가 캐릭 감독에게 정식 지휘봉을 맡긴 지 11경기 만에 감독 교체를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코모 호숫가에서 펼쳐진 참담한 경기 이후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다"고 짚었다.
맨유는 21일 이탈리아 코모의 주세페 시니갈리아 경기장에서 열린 UCL 경기에서 코모에 1-4로 완패했다.
경기 내내 거센 비가 쏟아진 가운데 맨유는 초반부터 상대 투지에 밀렸고 시간이 흐를수록 경기력에서도 완전히 압도당했다.
ESPN은 "사전 정보 없이 경기를 지켜봤다면 불과 2018-2019시즌까지 아마추어 무대에서 뛰었던 코모가 유럽 축구의 강호이고 맨유가 도전자라고 착각했을 것"이라며 "맨유는 UCL에 처음 출전한 팀처럼 허둥댔다"고 혹평했다.
이어 "구단 역사상 세 번째 UCL 경기에 나선 코모가 모든 면에서 맨유를 능가했다"고 덧붙였다.
승부를 가른 선수는 니코 파스였다.
파스는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맨유 수비진을 무너뜨렸다. 코모는 파스의 맹활약을 앞세워 맨유를 4-1로 완파했다.
경기장을 찾은 맨유 팬들의 실망감도 컸다.
ESPN에 따르면 경기 종료 10분 전 장내 아나운서가 원정 팬들에게 경기 후에도 자리를 지켜달라고 안내했지만 맨체스터에서 원정을 떠나온 약 700명의 팬 가운데 상당수는 이미 응원 깃발을 접고 경기장을 빠져나간 뒤였다.
매체는 "팬들은 일찌감치 경기장을 떠날 수 있었지만 캐릭 감독에게는 그런 선택지가 없었다. 다만 그 역시 머지않아 맨유를 떠나게 될지 모른다"고 꼬집었다.
맨유는 최근 7경기에서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오는 25일 본머스와 홈경기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의 경기력으로는 반등을 장담하기 어렵다.
캐릭 감독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경기 후 캐릭 감독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그는 "정말 화가 난다. 경기를 지켜보면서 머릿속에 수많은 생각이 스쳤다"며 "누구나 부진한 경기를 치를 수 있지만 그런 식으로 무너져서는 안 된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모습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문제는 단순히 실점 숫자가 아니다. 우리가 경기에 임한 방식과 경기 도중 보여준 태도 자체가 문제였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정말 힘들었다"고 지적했다.
맨유가 유럽대항전에서 한 경기 4골을 내준 것은 무려 33년 만이다.
ESPN은 캐릭 감독뿐 아니라 선수들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매체는 "캐릭 감독은 평소 선수들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지도자가 아니지만 이번 경기만큼은 충분히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며 "그가 자리를 지키든 물러나든 선수들 역시 이번 참패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맨유에서 반복되는 감독 교체의 악순환을 지적했다.
디오구 달로는 2018년 맨유에 합류한 이후 다섯 명의 정식 감독을 경험했다. 해리 매과이어 역시 지난 7년 동안 네 번째 정식 감독과 함께하고 있다.
감독이 바뀔 때마다 비슷한 위기가 되풀이되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 내용은 더욱 처참했다.
캐릭 감독은 경기 전날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이 "100% 집중력과 정신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대는 완전히 빗나갔다.
맨유는 지난 13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에서 경기 시작 1분 만에 실점한 데 이어 코모전에서도 킥오프 2분이 채 지나지 않아 선제골을 허용했다.
파스가 페널티박스 가장자리에서 감아 찬 슈팅은 환상적이었지만 맨유 수비진의 대응은 형편없었다.
마테우스 쿠냐는 느슨한 움직임으로 파스에게 공간을 내줬고 매과이어는 상대가 몸을 돌려 슈팅할 시간을 충분히 허용했다.
전반전부터 무기력했던 맨유는 후반전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캐릭 감독은 하프타임에 쿠냐와 안드레이 산투스를 빼고 카를로스 발레바와 아마드 디알로를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하지만 후반 시작 3분 14초 만에 추가 실점했다.
파스가 맨유 수비진 사이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며 아나스타시오스 두비카스에게 패스를 연결했고 두비카스가 코모의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이후 파스는 발레바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추가 골을 넣었다. 야코보 라몬까지 헤더로 득점하며 점수 차는 4-0으로 벌어졌다.
맨유는 경기 막판 조슈아 지르크지의 만회 골로 영패를 면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ESPN은 "코모가 끝까지 공세를 이어갔다면 점수 차는 더 벌어질 수도 있었다"며 "지르크지 득점은 승부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경기 종료 후 캐릭 감독의 모습은 더욱 씁쓸했다.
벤치에 앉아 굳은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바라보던 캐릭 감독은 종료 휘슬이 울린 뒤에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코모의 세스크 파브레가스 감독에게 축하 인사를 건넨 뒤 원정 응원석으로 향해 끝까지 남아 있던 맨유 팬들에게 두 손을 들어 사과했다.
그는 "팬들에게 사과하고 싶었다. 그래서 경기 후 직접 다가갔다"며 "나는 누구 못지않게, 어쩌면 그 누구보다 이 구단을 아낀다. 오늘 같은 경기력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리즈전에서 보여준 강도와 정신력, 적극성,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는 의지를 이어가고 싶었다. 하지만 오늘은 완전히 정반대였다. 지켜보기조차 힘든 경기였다"고 한탄했다.
문제는 경기 후에도 이어졌다.
주장 브루누 페르난데스가 방송 인터뷰에서 캐릭 감독의 전술에 의문을 제기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으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페르난데스는 "상대 선수를 일대일로 압박하지 않고 때때로 뒷공간을 내주는 것은 코칭스태프의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캐릭 감독의 전술적 선택이 수비 불안으로 이어졌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었다.
이를 전달받은 캐릭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우리는 실제로 후반전에 부분적으로 일대일 압박을 시도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실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떤 시스템을 쓰든, 어떤 전술을 선택하든 선수들이 뛰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 앞으로 달리지 않고 뒤로도 뛰지 않는다면 승리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선수들의 활동량과 경기 태도를 정면으로 문제 삼은 발언이었다.
ESPN은 "캐릭 감독이 얼마나 큰 불만을 품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지만 정작 자신의 거취가 위태롭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 역시 캐릭 감독"이라고 짚었다.
불과 5개월 전만 해도 맨유를 둘러싼 분위기는 지금과 완전히 달랐다.
당시 캐릭 감독은 맨유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위로 이끌고 UCL 복귀까지 성사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2년 계약을 체결했다.
구단은 캐릭 감독에게 팀의 미래를 맡기며 새로운 도약을 기대했다.
하지만 코모 원정에서 당한 1-4 참패는 모든 것을 뒤흔들었다.
ESPN은 "이제 맨유 이사회가 결정을 내려야 할 시간"이라며 "캐릭 감독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적임자인지, 아니면 맨유라는 거대한 구단을 이끌기에는 역량이 부족한 지도자인지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수들의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촉발된 위기지만 결국 가장 먼저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은 수장(首長)이다.
7경기 연속 무승에 빠진 맨유에서 캐릭 감독 미래가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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