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하늘이 디아즈 안 버렸다, 10회 역적→12회 결승 득점 '대반전'…결국 90도로 허리 숙여 사과했다

작성일: 2026.11.05 01:22 최원영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르윈 디아즈(오른쪽에서 두 번째) ⓒ곽혜미 기자
▲ 르윈 디아즈(오른쪽에서 두 번째)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최원영 기자] 하마터면 잘하고도 팀을 패배로 이끌 뻔했다.

삼성 라이온즈 르윈 디아즈(30)는 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2차전 KT 위즈와의 원정경기에 5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타석에서 2루타, 3루타 포함 6타수 4안타 2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하고도 수비 때문에 역적이 될 뻔했다. 삼성의 짜릿한 3-2 신승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삼성은 시리즈 전적 1승1패를 빚었다.

디아즈는 0-0으로 맞선 2회초 무사 2루 찬스서 상대 우익수 최원준의 키를 넘기는 1타점 적시 3루타를 때려냈다. 팀에 1-0 선취점을 안겼다. 4회초엔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중전 2루타를 터트렸다. 류지혁의 1루 땅볼에 3루까지 진루했지만 이재현의 2루 뜬공으로 이닝이 종료됐다.

1-1로 팽팽하던 6회초 1사 1, 2루서 디아즈는 우전 안타를 선보였다. 2루 주자 구자욱이 정규시즌 막바지 왼쪽 햄스트링을 다쳤던 터라 전력 질주하지 못했고, 구자욱이 3루에서 멈춰 1사 만루로 이어졌다. 류지혁의 3-2-3 병살타로 3아웃이 채워졌다. 디아즈는 홈에서 아웃돼 아쉬움을 삼켰다. 여전히 1-1이던 8회초 2사 1, 2루 기회서 디아즈는 1루 땅볼로 물러났다. 

▲ 르윈 디아즈 ⓒ곽혜미 기자
▲ 르윈 디아즈 ⓒ곽혜미 기자

연장 10회초 다시 존재감을 드러냈다. 2사 1, 2루서 디아즈는 투수 전용주를 상대로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뽑아냈다. 2-1로 앞서나가는 귀중한 타점을 올렸다. 삼성은 승리에 바짝 다가섰다. 

그러나 10회말 그라운드가 어수선해졌다. 최원준의 우익수 뜬공, 장진혁의 우전 안타로 1사 1루. 안현민의 땅볼 타구가 크게 튀어 3루 쪽 파울 라인을 타고 흘렀다. 투수 원태인이 달려와 공을 지켜봤는데, 이 공이 라인 밖으로 나가지 않고 안에서 멈췄다. 결국 내야안타가 기록됐다.

계속된 1사 1, 2루 위기서 원태인이 샘 힐리어드에게 1루 땅볼을 유도했다. 디아즈가 포구해 아웃카운트를 만들 수 있을 듯했지만 허무하게 공을 떨어트리며 포구 실책을 저질렀다. 순식간에 1사 만루가 되고 말았다. 디아즈는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원태인이 김현수에게 밀어내기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해 2-2 동점이 됐다. 삼성이 승리 문턱에서 좌절하는 순간이었다.

원태인은 오윤석의 1루 직선타, 허경민의 2루 땅볼로 이닝을 끝냈다. 디아즈가 오윤석의 타구는 잘 포구해 줬다.

▲ 르윈 디아즈 ⓒ곽혜미 기자
▲ 르윈 디아즈 ⓒ곽혜미 기자

12회초 무사 1루서 디아즈의 타석이 돌아왔다. 수비 실수를 만회할 기회. 그러나 디아즈는 초구에 2루 땅볼을 쳤다. 병살타로 2사 주자 없는 상황이 될 뻔했으나 삼성이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다. 1루서 디아즈의 판정이 아웃에서 세이프로 바뀌었다. 1사 1루서 디아즈는 김상준의 우전 안타에 2루로 진루했다.

후속 이재현의 투수 땅볼에 2루에서 김상준이 아웃된 뒤 2루수 오윤석의 1루 송구 실책이 나왔다. 틈을 타 디아즈가 3루에서 홈으로 달려 들어왔다. 3-2를 이루는 결승점이었다. 12회말 배찬승이 팀 승리를 지켜내 디아즈와 삼성 모두 미소를 되찾았다.

경기 후 박진만 삼성 감독은 "카메라가 안 비출 때 한숨을 많이 쉬었다. 디아즈가 경기 끝나고 내게 90도로 인사하더라"며 "결정적인 순간 실책했다는 것을 본인도 알고 있다. 어려운 타구는 잘 잡는데 쉬운 타구에 실수가 나오고 있다. 투수들이 그런 걸 제일 힘들어한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나도 유격수 할 때 호수비보다 안전하게 타구를 처리해 주는 게 투수들에게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앞으론 수비코치에게 한마디 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 르윈 디아즈(왼쪽) ⓒ곽혜미 기자
▲ 르윈 디아즈(왼쪽) ⓒ곽혜미 기자

디아즈는 "경기에서 승리해 정말 기쁘다. 수원에서 이기고 가는 게 목표였는데 달성해 기분 좋다"며 "3루타는 살면서 처음 쳐봤다. 베이스를 돌면서 외야를 쳐다봤는데 공이 바닥에 있길래 죽기 살기로 뛰었다. 어떤 방식으로라도 팀에 도움이 되려고 했다"고 입을 열었다.

사이클링 히트(한 경기에서 1루타·2루타·3루타·홈런을 모두 치는 것)에 홈런 하나가 부족했다. 디아즈는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이 홈런 1개만 치면 사이클링 히트라고 언급해 줬다. 머릿속에 집어넣지 않으려 노력했다"며 "타석에서 나쁜 공에 손을 대거나, 욕심부리다가 하면 안 될 타격을 할 수도 있어서다. 인플레이 타구에 집중하려 했다"고 돌아봤다.

감독에게 90도로 인사한 이유를 물었다. 디아즈는 "수비 실책에 책임을 느껴 감독님께 사과드렸다. 지금도 책임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 실책 전까지는 완벽에 가까웠다고 생각한다"며 "중요한 상황에서 실책을 범하고 팀을 패배 직전까지 몰리게 했다. 팀에 너무 미안했다. 마지막까지 경기를 치르면서 정말 미안한 감정을 갖고 있었다. 다행히 승리했고, 무거운 마음으로 감독님께 인사드렸다"고 말했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