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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감독 "전도연·설경구와 싸울 힘도 없어, 20년 친하게 지냈더니…"[인터뷰③]

작성일: 2026.11.06 12:52 강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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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동 감독. 제공ㅣ넷플릭스
▲ 이창동 감독. 제공ㅣ넷플릭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이창동 감독이 '밀양' 이후 약 20년 만에 다시 만난 전도연과 호흡에 대해 밝혔다.

영화 '가능한 사랑'을 연출한 이창동 감독은 6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티비뉴스와 만나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배우 전도연과 설경구는 '가능한 사랑'으로 오랜만에 이창동 감독과 다시 호흡을 맞춘 사이. 이 감독은 "설경구 씨는 두 번 했고 전도연 씨는 '밀양'(2007)에서 한 번 했다. 그때 영화를 찍을 때는 몇 달간 같이 했지만, 그 뒤에는 약 20년 동안 자주 만나면서 인간적으로 훨씬 더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만나서 작업할 때는 처음 만났을 때처럼 뭔가를 해내야 한다는 강박이 많이 달라졌다. 그들도 그럴 거다. 그동안 너무 친해져서 인간적으로 약간 그런 사이가 됐다. 뭔가 부딪혀가면서 하기보다는 서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고 할까. 그런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그들도 그동안 많은 경험을 했고, 나도 처음 작업할 때는 젊었고 잘해내야겠다는 부담도 있었다. 역할도 힘들었다. 스스로와의 싸움이고 나와의 싸움보다는 더 치열하게 했던 것 같다"며 "그동안 경험도 많아졌고 나와의 관계도 느슨해졌다. 싸울래야 싸울 힘도 없는 거다. 한마디로 말하면 더 자유로워졌다고 할 수 있다. 그 자유가 좋았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자유로움 속에서 자신이 그 인물로 카메라 앞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는 게 좋았다. '연기 잘한다'는 것보다는 '참 잘 사네'라는 것이 내 머릿속에 있었다. 내가 생각한 그림을 얼마나 재연하느냐는 생각하지 않았다. 미옥이라는 인물, 호석이라는 인물을 발견해 나간다고 할까. 그런 느낌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미리 대화도 나누고 이야기도 나누는 과정이 있었다. 이를테면 미옥은 말이 많다. 좀 수다스럽고 주책맞다. 쓸데없는 얘기도 많이 하니까. 그런 기본적인 것들도 있다. 삶의 과정이 이 인물의 내면을 어떻게 만들었느냐는 이야기도 하지만, 사실 구체성이 있는 건 아니다. 서로 이해하는 인물의 생각이나 화면이지, 막상 어떤 구체적인 인물로 나타나느냐는 해봐야 안다. 나도 전도연이라는 배우를 통해 느끼고 발견하는 것이니까. 그런 요소들이 화면에 많이 보여진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장면에 대해, 이 감독은 "중요한 건 아닌데, 처음에 예지와 카페 앞에서 만나 이야기할 때 몸을 기울여 빨대로 음료를 마시지 않나. 그건 시나리오에도 없고 내가 그렇게 하라고 이야기하지도 않았다. 본인이 그렇게 한 것"이라며 "그런 사소한 것들이 그 인물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럴 때 '연기 잘하네'가 아니라 '아, 미옥이가 저런 인물이네'라고 느끼는 것"이라고 밝혔다.

전도연의 아역을 맡은 조유리의 캐스팅 배경도 전했다. 이 감독은 "조유리 씨가 생각보다 아이돌 출신인데 배우로서 오픈 마인드라고 할까. 굉장히 열려 있다. 오디션을 통해 할 수 있는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생김새가 닮았다기보다는 느낌이 미옥의 어릴 때와 굉장히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감성이나 태도도 좋고 해서 캐스팅하게 됐다"며 "굉장히 적극적이었다. '나 누군데'라는 생각이 1도 없었다. 자기가 신경을 안 써도 그렇게 된다. 그런 걸 전혀 못 느끼겠더라"고 덧붙였다.

'가능한 사랑'은 해고 노동자와 그의 아내, 다큐멘터리 감독과 그녀의 남편 등 두 부부가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만나 서로 다른 삶과 숨은 욕망을 마주하는 이야기다. 지난 9월 23일 일부 극장에서 2주간 관객들과 만났으며, 6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다.

이번 작품은 한국 영화 최초로 베니스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았으며, 토론토국제영화제 트리뷰트 어워즈 TIFF 에버트 감독상, 밀밸리영화제 어터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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