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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이 전교 1등인 이유, 2등보다 더 열심히 공부하니까… KBO 역사 바꿀 시즌이 온다

작성일: 2026.11.07 08:3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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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상무와 연습경기에서 멀티 홈런을 포함해 3안타 맹타를 터뜨리며 쾌조의 페이스를 과시한 김도영 ⓒKBO
▲ 6일 상무와 연습경기에서 멀티 홈런을 포함해 3안타 맹타를 터뜨리며 쾌조의 페이스를 과시한 김도영 ⓒKBO

[스포티비뉴스=대전, 김태우 기자] 소속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실패 아픔을 털어버린 김도영(23·KIA)의 방망이는 쉼 없이 돌아갔다. 소속팀 일정 종료 후 아시아 챔피언십 시리즈(APBC) 대표팀 합류까지 약간의 시차가 있었음에도 마치 어제까지 경기를 치르다 온 것처럼 감이 바짝 살아 있었다.

5일 오후 APBC 대표팀에 합류한 김도영은 6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국군체육부대(상무)와 경기에 선발 10번 지명타자로 나갔다. 합류한 지 하루도 안 된 만큼 수비 부담을 주지 않는 대신, 연습경기의 특성을 활용해 타석만 소화하도록 한 것이다. 그것도 10번 타순이라 많은 타석이 아닌 몸만 풀 정도로 뛰라고 했다. 그런데 김도영은 상식을 거부하는 선수였다.

김도영은 첫 타석이었던 3회 좌중월 홈런을 때리며 기분 좋게 경기를 시작했고, 5회 불리한 볼카운트를 이겨내고 기어이 좌전 안타를 쳐 멀티히트 경기를 완성했다. 이어 8회에는 다시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큼지막한 홈런을 쳐 멀티홈런 포함 3안타 경기를 펼쳤다. 경기 후 최원호 대표팀 감독의 미소가 얼굴에 걸릴 정도의 대활약이었다. 김도영은 “몸이 피곤한 것은 전혀 없다”고 자신했다.

그냥 홈런이 아니었다. 김도영의 트레이드마크, 이른바 ‘정품 홈런’이었다. 엄청난 타구 속도와 비거리를 자랑했다. KBO리그 공식 구속 측정 플랫폼인 ‘트랙맨’ 집계에 따르면 3회 홈런의 타구 속도는 시속 168.1㎞, 비거리는 135.6m에 이르렀다. 5회 안타의 타구 속도는 시속 163.4㎞로 역시 하드히트의 기준(153㎞)을 까마득하게 넘겼다.

▲ 대표팀에 합류하자마자 홈런 두 방 등 3안타를 몰아치며 APBC 우승 청부사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김도영 ⓒKBO
▲ 대표팀에 합류하자마자 홈런 두 방 등 3안타를 몰아치며 APBC 우승 청부사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김도영 ⓒKBO

이어 8회 홈런의 타구 속도는 무려 시속 176.4㎞가 찍혔고, 비거리는 133.2m로 측정됐다. 두 개의 홈런 모두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타구들이었다. 쌀쌀한 날씨 탓에 전체적으로 힘을 빼는 경기였고, 정규시즌 종료 후 실전 경기가 없어 감이 떨어진 동료들의 타구와 질이 달랐다. 마치 평범한 학생들이 모인 반에 전교 1등이 들어와 문제를 모조리 풀어버리는 느낌이었다. 타이밍이 조금 빨라도 조정해 넘겼다. 클래스가 달랐다.

김도영의 홈런 페이스는 시즌 막판까지 한 달 이상 이어지고 있다. 김도영은 8월 이후 정규시즌 35경기에서 12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그리고 포스트시즌 8경기에서 또 4개의 홈런을 보탰다. 그런 흐름이 APBC 대회를 앞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홈런은 몰아서 나올 때도, 이상하게 안 나올 때도 있는 법인데 김도영의 홈런 페이스는 장시간에 걸쳐 꾸준하다. 이제는 타석에 들어설 때 자연스럽게 홈런을 기대할 만한 감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이런 기대감을 심어주는 타자는 리그에서 김도영이 유일하다.

그냥 만들어진 홈런 페이스는 아니었다. 시즌 동안 자신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부단하게 수정을 하려 했던 결실이 시즌 막판에 터져 나오고 있다. 김도영은 6일 연습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을 만나 “결과가 너무 좋게 나와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고, 시즌 막판부터 뭔가를 바꾼 게 정말 좋은 효과가 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손의 위치가 바뀌었다. 손의 위치가 시즌 초·중반보다 조금 뒤로 갔다. 조금 더 콤팩트하게 스윙이 나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시즌 중반부터 고민을 한 결과다. 김도영은 “정말 미세한 차이이기는 한데, 확실히 차이가 많이 느껴지는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했다. 한순간에 바뀐 것은 아니었다. 시행착오의 결과물이다. 김도영은 “올해 계속 뭔가 시도를 해본 것이다. 사실 큰 수정은 아니어서 적응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 시즌 막판 손의 위치를 수정하며 팔의 움직임을 줄인 김도영은 한 달 넘게 절정의 홈런 페이스를 이어 가고 있다 ⓒ곽혜미 기자
▲ 시즌 막판 손의 위치를 수정하며 팔의 움직임을 줄인 김도영은 한 달 넘게 절정의 홈런 페이스를 이어 가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스로도 ‘됐다’ 싶은 감이다. 기복을 만들었던 팔의 움직임이 타격폼 교정 이후 고정이 되면서 일관성이 생겼다. 이 느낌을 잘 유지하면 내년은 더 좋을 것이라는 희망과 자신감을 스스로 품고 있을 정도다. 김도영은 “(교정 이후부터) 홈런도 많이 나오고 그래서 내년이 조금 기대가 된다. 그렇게 시작을 하는 것이니”라고 자신도 지금의 과정에 기대감을 가지고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김도영은 2024년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그리고 올해도 MVP가 유력한 선수다. 말 그대로 ‘전교 1등’이다. 전교 1등이면 하던 관성대로 흘러갈 법도 한데 그렇지 않다. 끊임없이 고민하고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다. 오히려 2등이나 3등보다 더 치열하게 살다보니 자연스럽게 그 격차가 유지되거나 혹은 더 벌어지고 있다. 

김도영은 3루를 떠나 내년부터는 원래 포지션인 유격수로 이동할 예정이다. 3루보다 유격수는 수비 부담이 훨씬 더 크다. 체력적인 부담도 당연히 늘어나고, 타격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공격형 유격수들이 나이가 들어 3루로 이동한 것도 다 이런 이유 때문이다. 김도영은 반대로 간다. 고비야 많겠지만, 지금 홈런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KBO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시즌을 만들 것이 유력하다. 유격수 최다 홈런(2014년 강정호 40개) 기록이 사정권에 들어왔다.

▲ 몸은 물론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정점을 향해 가고 있는 김도영은 내년 역사적인 시즌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곽혜미 기자
▲ 몸은 물론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정점을 향해 가고 있는 김도영은 내년 역사적인 시즌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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