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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톡] '한국의 AVB' 정갑석 감독, "프로 경험 없는 감독…나는 변화의 시작"

작성일: 2017.01.30 23:00 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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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습 경기에서 지시를 내리고 있는 정갑석 감독.
[스포티비뉴스=남해, 유현태 기자] 부천 FC는 2016년 시즌 뒤 송선호 감독과 결별을 결정하고 수석 코치로 구단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정갑석 감독을 후임으로 내정하고 2017년 시즌을 일찌감치 준비하기 시작했다.  동계 훈련이 한창인 23일 경남 남해에서 '스포티비뉴스'가 정 감독과 만났다.

정 감독은 대학까지 선수로 활약했지만 프로 선수로 활약한 경력은 없다. K리그에선 특이한 이력을 가진 지도자다. 유럽에선 주제 무리뉴나 안드레 비야스 보아스 감독처럼 프로 선수 경력이 없는 감독이 있지만 한국 축구계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다. 정 감독은 "나보다 더 훌륭한 지도자들이 많다"며 "나를 시작으로 한국 축구계에 변화가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 감독의 성공 여부는 프로 경험이 없는 지도자들이 프로 무대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 가늠하는 척도가 될 수도 있다. 그가 성공한다면 비 프로 선수 출신 지도자들이 프로 구단에 도전할 문이 넓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 감독은 "나의 성공 여부엔 큰 의미를 두고 싶지 않다"며 "프로 경력이 없는 내가 프로 구단의 지도자가 됐다는 것 자체가 발전이고 변화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프로 선수 경력이 없는 지도자를 선임한 것은 부천 구단에도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그는 "모두 변화를 이야기하지만 시도하는 것은 쉽지 않다. 부천 구단이 프로 경력이 없는 감독을 선임한 시도는 높이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 정갑석 감독 ⓒ부천FC

P급 라이선스를 따고 지도자로서 10년 이상의 경력을 쌓았다는 정 감독은 처음으로 프로 팀을 맡았지만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프로 선수를 지도하는 것은 처음이다. 대상이 이전과 다르다"면서도 "학원 축구부터 실업 축구까지 두루 지도자 경험을 쌓았고 각 선수들 수준에 맞춰 다른 지도 방식을 취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대학 팀인 충북대와 홍익대, 내셔널리그 고양 국민은행을 거쳐 프로 팀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16년엔 부천에서 수석 코치로 프로 선수들을 지도한 데 이어 2017년 시즌 감독을 맡게 됐다.

정 감독은 대한축구협회 주관으로 진행한 첫 번째 P급 지도자 자격증 코스를 수료했다. 정 감독은 "독일에서 P급 지도자 교육을 받았다. 프로 선수 경력은 없지만 교육을 받으면서 프로 선수를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지켜봤다. '프로 선수 코칭 수준은 이 정도가 돼야 하는구나'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도자 경력이 길더라도 프로 선수들의 수준을 인지하지 못하고 지도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P급 지도자 교육은 지도 방법 가운데 잘못된 걸 깨닫고, 지도 방식을 정립하는 기회였다"고 덧붙였다.

정 감독이 P급 지도자 자격증에서 보고 배운 점은 부천의 동계 훈련 과정에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그는 모든 것을 감독의 입맛에 맞게 끼워 맞추지 않겠다는 지도 방침을 강조하며 "선수들도 경기장에서 주도적으로 플레이하길 바란다. 틀에 박힌 축구가 아니라 유연하고 창의적인 축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감독은 "동계 훈련의 전반부 동안 팀원 전체가 '같은 생각'을 공유하도록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전방 압박'과 '후방 빌드업'이 부천 선수들이 공유하는 '같은 생각'이었다. 그는 "큰 틀에서 팀이 같은 축구를 한다면, 그 외 세세한 전술에선 선수들의 개성을 살리고 싶다. 프로 선수들은면 어느 정도 완성된 선수들이다. 모든 축구를 감독의 뜻대로만 해선 좋은 경기를 할 수 없다"고 힘줘 말했다.

주장 문기한은 "감독님은 창의적으로, 공격적으로 경기하라고 강조한다. 팀에 발전적으로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구단 내에서도 조직력을 잘 다진다면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는 긍정적인 기대가 크다.

정 감독은 처음으로 프로 팀 감독을 맡아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2007년 팬들이 직접 만들고 2013년 시민 구단으로 전환하며 다시 한번 도약을 도모했던 부천 구단은 어느새 창단 10주년을 맞아 정 감독과 함께 클래식 승격에 도전한다. 두 '도전자'는 K리그와 한국 축구 발전의 변화의 시작으로 기억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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